최태원·재원 형제 아킬레스 쥔 김씨의 비밀상자
최태원·재원 형제 아킬레스 쥔 김씨의 비밀상자
  • 오병호 프리랜서
  • 입력 2013-09-02 11:04
  • 승인 2013.09.02 11:04
  • 호수 1009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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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회장 수사 ‘최대변수’ 김원홍 입 여나

 [일요서울ㅣ오병호 프리랜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지난 7월 대만에서 전격 체포됐다. 이에 따라 향후 김 고문의 진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정기관 주변에서는 최 회장이 계열사 회삿돈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불과 9일 앞두고 김 전 고문이 극적으로 체포된 것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김 전 고문의 체포 경위가 석연치 않은 만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기획 입국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뿐 아니라 최 회장이 김 전 고문에게 건넨 자금 중 일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전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되던 지난 7월 31일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SK그룹 관계자들도 대만에 체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SK그룹-김 전 고문 사전 접촉 의혹설’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최 부회장을 비롯한 SK 관계자들의 출입국 기록을 조회해 해당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고문이 체포되기 직전 최 부회장 등 SK 관계자와 만나 향후 재판과 관련한 내용을 합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김 전 고문 체포와 관련, SK 측의 사전접촉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담당 재판부에 제출했다.

최 부회장은 형인 최 회장의 횡령 배임 사건에서 공범이자 피고인 신분이다. 앞서 최 부회장은 항소심 공판에서 “한 달에 한두 번씩 대만에서 김 전 고문을 만난다. 지난주 금요일(7월 12일)에도 대만에서 만났다”고 밝혀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에 SK 측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도록 설득 중”이라고 해명해 왔다.
현재까지는 최 부회장이 대만에 도착한 시점과 김 전 고문과 SK 측이 만남을 가졌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공교로운 시점에 최 회장이 대만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뿐 아니라 개연성이 부족한 김 전 고문의 체포 경위도 최 회장 측이 체포과정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김 전 고문을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하고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고 최 부회장은 김 전 고문을 만난다고 시인하면서도 법정으로 불러내지는 못했다.
검찰은 김 전 고문을 재판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열쇠로 보고 있다. 항소심 내내 최 회장이 적극적으로 꺼내든 카드 역시 김 전 고문이다. 최 회장 측은 펀드자금 인출을 김 전 고문이 주도했으며 최 회장 형제는 이를 알지 못한 상태였다고 적극 주장해 왔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30일 김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SK그룹 재판 향방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최 회장이 김 전 고문을 통해 선물옵션에 투자한 자금 중 일부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995년에도 최 회장이 해외로 밀반출한 자금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의 일부로 밝혀진 적 있어 이 같은 의혹에 무게를 실어 주고 있다.

한 검찰 소식통은 “최 회장이 선물 옵션으로 날린 돈은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의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최 전 회장의 자금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일 경우 검찰이 수사해도 돈의 출처를 찾기는 매우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귀띔했다.

오병호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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