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에 체포된 인사는 홍순석 부위원장을 비롯해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등 3명이다. 이들은 ‘통신·유류시설을 파괴하려 모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석기 의원실 외에도 또 다른 진보당 현역 의원과 일부 당직자의 자택 또는 사무실 10여 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국정원은 전날 수원지검을 통해 법원에서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 의원 등의 혐의는 형법상 내란음모죄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이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 의원이 지난해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후 경기동부연합 지하조직 회의에 참석해 조직원들에게 “유사 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녹취록을 국정원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기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의원실 보좌진들이 국정원 직원들의 출입을 막고 강력 저항해 시간이 지체됐고, 이 와중에 의원실 보좌진들은 노출을 꺼린 일부 서류를 파쇄기로 갈아 없앴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국정원의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3년간 내사 과정에서 이 의원이 경기동부연합 지하조직 회의에서 자신의 핵심조직원 100여 명에게 “유사 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녹취록을 확보한 것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압수수색과 당원 체포에 대해 국회에서 긴급브리핑을 갖고 “이석기 진보당 의원을 비롯해 당직자 및 시민사회단체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현재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진행되는 모든 공안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이 모든 것이 가장 날카로운 부메랑이 되어 정권을 노릴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이 의원을 비롯한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이 진정 떳떳하다면 압수수색을 방해하지 말고 검찰의 수색에 전면 협조해야 할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은 국정원과 검찰의 압수수색을 ‘긴급조치’에 비유하며 공안정치가 부활했다고 반발하는 등 뻔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이 의원은 북한이 남한을 침략했을 때 이를 돕기 위해 남한 내 세력들이 파출소나 무기저장소 등을 습격하는 등의 준비를 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충격을 넘어서 공포감마저 느껴진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