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서울 은평경찰서는 한의사를 사칭해 교회 신도 등을 상대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로 목사 오모(61)씨를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목사 장모(여·57)씨와 진료 접수 등을 도운 종업원 강모(여· 52)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 등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선교원을 차려 놓고 교회 신도 등 환자 2800여 명을 상대로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하고, 심장병 등에 특효가 있는 것처럼 속여 10억 원 상당의 곡식환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식품제조업 등록도 하지 않고 수수와 찹살, 옥수수 등으로 곡식환을 제조했으며, 성분이나 제조일자, 유통기한 등도 표시하지 않고 곡식환을 유통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한의사 면허가 없는 오씨는 신도들에게 대학 자연치유학과 교수라고 속이면서 28년간 한의원을 운영한 한의학 박사라고 속이며, 진맥과 진찰 등을 해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오씨는 또 여러 교회를 돌아다니며 직접 강의를 한 사진과 동영상 등을 인터넷에 게시하기도 했다.
오씨 등은 경찰에서 “질병 상담을 통해 곡식환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했을 뿐이고 신도들이 감사의 마음으로 헌금을 낸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계좌이체 내역을 보면 6만 원, 12만 원 등 곡식환의 봉지당 가격으로 돈이 입금돼 헌금 납부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오 씨는 지난 2004년 한의사를 사칭한 혐의로 징역 7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또 선교원을 연 뒤 목사 행세를 했지만 지난 2012년 2월에야 장 씨와 함께 목사 안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곡식환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지만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