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명의를 빌려 100여대가 넘는 휴대전화를 개설한 뒤 이를 되팔아 억대의 수입을 올린 20대 휴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타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설해 판매한 이모(25)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4월 25일 대전 중구 한 통신회사 대리점에 찾아가 “대학교에서 과대표를 맡고 있는데 학교서 지원금을 받아 학생들의 핸드폰을 신제품으로 교체하려 한다"고 속여 신규로 휴대전화를 개설해 건네받은 혐의다.
이씨는 이런 수법을 약 3개월 동안 30회에 걸쳐 이 대리점에서 모두 126대의 신규 휴대전화를 건네받았다. 시가로는 1억1000여만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대학 친구들에게 “명의를 빌려주면 사례금을 주겠다. 휴대전화를 곧바로 이전하면 아무런 피해도 없다"고 속여 126명으로부터 명의를 건네 받은 뒤 사례금으로 20만~25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대리점으로부터 건네받은 휴대전화를 이씨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유통업자에게 50만~60여만 원에 받고 처분한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으며 이를 통해 이씨는 사례금을 제외, 6000여만 원에 가까운 수입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서 이씨는 “휴대전화를 판 돈은 대출금을 갚거나 인터넷 게임을 하면서 상품구입 및 게임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의 여죄를 캐는 한편 휴대전화를 사들인 유통업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본인 확인없이 휴대전화를 건넨 대리점의 과실이 크다"며 “피의자는 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게임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