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가 추산하고 있는 국내 캠핑인구는 약 200만명이다. 캠핑시장규모는 4천억이 넘었다. 아웃도어 활동의 인기가 고스란히 캠핑으로 넘어가고 있다.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전국 지자체 등에서는 캠핑장 조성이 인기 아이템이 돼 버렸다. 이제는 전국 어디를 가도 캠핑장이 마련돼 있을 만큼 많은 캠핑장이 조성돼 있다. 하지만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많은 만큼 캠핑장에서 다양한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캠핑인구 200만명…용품시장 규모 4천억
즐거운 캠핑 위해 캠핑 매너 습득해야
캠핑을 즐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캠핑장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장비만도 텐트, 타프, 테이블, 의자, 랜턴, 코펠, 침낭, 바비큐 그릴 등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캠핑 장비들이 캠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캠핑을 즐길수록 좀 더 기능이 좋은 고가의 장비를 찾게 된다는 점이다. 텐트 한 개만해도 200만원은 가뿐하게 넘는다. 기타 장비까지 모두 갖춘다면 천만원도 훌쩍 넘는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캠핑 커뮤니티에는 텐트 하나를 사려고 월급을 몇 달째 모으고 있다는 등의 사연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캠핑인구가 늘고 장비가 고가다보니 전국의 캠핑장에 도둑들이 들끓고 있다.
휴가지 좋지 않은 추억들
올해 처음 가평에 있는 캠핑장으로 캠핑을 떠났던 Y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캠핑 첫날 친구들과 즐거운 바비큐 시간을 갖고 술을 마시다 보니 새벽에서야 잠이 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회포를 풀다 보니 술을 많이 마시게 됐고 깊은 잠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아침에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밥을 하러 나간 친구가 헐레벌떡 들어와 테이블, 의자, 코펠 세트가 없어졌다고 하더란다. 따라 나가보니 밤새 앉아 술을 마셨던 테이블과 의자 등이 모두다 없어졌다고 했다. 이들이 술에 취해 곤히 잠든 사이 누군가가 캠핑용품을 싹쓸이 해 간 것이다. 다행히 비싼 타프, 바베큐그릴 등은 가져가지 않아 피해액이 적었지만 처음 떠나온 캠핑여행에서 좋지 않은 추억을 만들게 됐다.
지난해 가평경찰서에서 집계한 휴가철 112신고접수는 총 2335건으로 전년 1902건보다 22% 증가했다. 이중 다른 범죄들은 이전과 비슷한 반면 절도는 89건으로 전년 26건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접수된 절도 사건은 캠핑 최적기인 6월부터 9월 사이에 집중됐다.
캠핑장에서 절도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다보니 무선용 CCTV 등 보안용품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자신이 분실한 캠핑용품이 버젓이 중고 캠핑용품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캠핑 망치는 ‘떼캠’을 아시나요?
캠핑장에 놀러오는 사람들은 가족인 경우가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친구나 연인, 단체 등이다.
가족단위로 캠핑을 즐기러 온 경우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연인이나 단체로 캠핑을 즐기러 온 경우에는 음주가무로 인한 소음공해, 흡연, 애정행각 등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경우가 많다.
가족끼리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단체로 캠핑을 즐기러 온 경우다. 인터넷 상에서는 단체로 캠핑을 와서 시끄럽게 고성방가하는 캠퍼들을 ‘무개념 떼캠’이라 부른다. 떼로 지어 오는 캠퍼들이란 뜻이다. 떼캠은 대부분 동호회, 친목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즉석만남을 위한 번개 떼캠도 늘고 있다. 떼캠에 음주는 필수적이다. 즉석해서 만든 맛있는 안주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술은 빠질수 없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지인끼리 술을 마시며 옛 추억을 떠올리다보면 자연스럽게 흥이 오르고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면 노래까지 부르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좋은 분위기를 위한 적당한 노래가락은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과한 음주로 인해 고성방가수준에 이르면 주변 사람들의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주말 영동으로 캠핑을 다녀온 H씨는 연인과 함께 떠난 캠핑장에서 주먹다툼까지 일어날 뻔 한 경험을 했다. 즐거운 저녁식사 도중 이웃 텐트에 있는 사람들이 술에 취해 늦은 시간까지 노래를 불러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가 싸움이 붙을 뻔 했다. 사실 이러한 캠핑문화는 해외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해외 캠핑장의 경우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취사 및 음주를 금하고 잠을 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특정 장소에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연인들의 애정행각도 캠핑장 꼴불견으로 꼽힌다. 가벼운 스킨십은 상관없지만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 애정행각을 보면 에로영화를 방불케 한다. 특히 캠핑장이 바닷가나 계곡 등 물가에 있는 경우에는 더하다. 심한 경우 속옷 차림으로 있는 경우도 있어 가족 단위 캠퍼들에게 눈총을 받기도 한다.
미성년자 탈선 예사
국내 대부분의 캠핑장에는 음주, 흡연 등에 제한이 없다. 캠핑장 내에 있는 마트에서는 술과 담배를 미성년자에게 팔지 않지만 자신들의 텐트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는 것에 대해서는 제제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캠핑장에서 미성년자들이 술과 담배를 즐기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캠핑장이 미성년자들의 탈선 현장이 되고 있다.
실제 서울 근교의 캠핑장에 가보면 미성년자들로 보이는 학생들이 여럿 텐트를 치고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고 흡연을 한다. 또 남녀구분없이 텐트 안에서 혼숙도 하고 있다. 지방 캠핑장으로 갈수록 이런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해당 캠핑장 게시판 등에는 이러한 모습에 대한 불만의 글들이 수시로 올라온다. 하지만 캠핑장 입장 수익을 고려해 미성년자들의 출입을 막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성년자들의 음주와 흡연을 제한하는 캠핑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안내 문구를 붙여놓는 정도다.
캠핑장이 이렇게 자유롭다보니 방학을 이용해 친구들과 함께 캠핑을 떠나는 학생들도 많다. 하지만 고가의 캠핑장비를 마련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보니 캠핑 장비를 가진 성인들을 파트너로 삼아 캠핑을 즐기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