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블로그는 리뉴얼 중
재계 블로그는 리뉴얼 중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3-08-12 10:40
  • 승인 2013.08.12 10:40
  • 호수 1006
  • 3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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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중시…타깃 마케팅 주목하라

[일요서울|강휘호 기자]재계의 블로그 마케팅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많은 기업들이 블로그를 통해 기업이미지 홍보에 나서더니 최근에는 리뉴얼 작업을 통해 또 다시 고객과의 소통도구로 활용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기업 블로그의 경우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고 때론 오프라인에서도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블로그의 무분별한 상업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고객과 더 가까이 긴밀하게 다가가 시너지 얻을 것”
“블로그는 자본 아닌 노력과 정성으로 승부하는 공간”

인기 블로그는 하루 평균 방문자가 수천 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관심이 쏠린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컴퓨터만 사용할 줄 안다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웹 접근성’ 기능을 적용하면 장애인과 노인 등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웹사이트가 제공하는 정보를 쉽게 찾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시각 장애인의 경우엔 화면 낭독 프로그램 ‘스크린 리더’를 설치하면 웹페이지 내용을 말로 들을 수 있으며 노인들은 글씨 크기를 키워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일부 블로그에는 대기업의 배너광고까지 등장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방대해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나아가 블로그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면서 이제 기업의 마케팅 툴로 주목받고 있다.

좋은 기업에 대한 평가 역시 제품 기획, 디자인, 판매 등 일련의 과정을 벗어나 소비자의 의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소통하려 노력하는지에 달려있다는 이유다.

재계에서 블로그 마케팅을 잘 하는 기업은 단연 삼성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공식 블로그 ‘삼성투모로우(www.samsungtomorrow.com)’의 누적 방문자 수가 2010년 2월8일 오픈한 이후 개설 3년 2개월 만에 국내 기업블로그 최초로 2000만 명을 넘어선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에 따르면 2012년 7월 10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200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삼성투모로우를 자세히 살펴보면 하루 평균 2만 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인 기업블로그로, 신제품 출시나 이벤트 생중계가 있는 날은 하루 방문자 수가 20만 명을 웃돌기도 한다.

문화공간에서 생활 정보까지

또 삼성투모로우는 지난해 5월부터는 모바일웹(m.samsungtomorrow.com) 서비스를 시작해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국내외 주요 행사를 실시간으로 온라인 생중계하는 ‘라이브스트림(LiveStream)’은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2’의 생중계는 세계 각국에서 210만 명이 시청하기도 했다.

기업 입장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학생, IT 전문 블로거 등 다양한 필진을 통해 객관적이고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려 했던 노력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었다.

또 다른 블로그 마케팅의 좋은 예로 꼽히는 효성그룹(회장 조석래)의 경우엔 기존 기업 블로그와 웹진이 통합, 업그레이드된 기업 블로그 ‘마이프렌드 효성(blog.hyosung.com)’을 선보였다.

이 블로그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의 특성상 고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효성의 제품과 사업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한편 효성 임직원 소식, 직장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문화·생활 정보도 함께 알려주고 있다.

이 외에는 임직원들을 위해 발행해 온 웹진을 확대 개편한 블로그를 통해 월 2회 발행하기로 했다. 이에 효성은 따라 블로그를 통한 내부 임직원과 외부 고객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웹진과 블로그로 나눠졌던 온라인 채널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네티즌에게 메시지를 원활하게 전달하고, 유연하고 빠른 소통을 통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효성에 대한 소식과 궁금증을 가장 먼저 듣고 해소할 수 있는 블로그로서 고객과의 긴밀한 소통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견기업 노루페인트(대표 김수경) 역시 최근 새로운 개념의 기업블로그를 공개하며 소비자에게 한층 다가섰다.

이에 발맞춰 공식 블로그인 ‘친친노루’는 기존 포스트 위주의 블로그 형태에서 방문자들의 소통을 위해 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 같은 이미지 중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을 탑재한 방식으로 새롭게 단장한 상태다.

친친노루는 30~40대 주부의 관심이 높은 인테리어·패션·육아·건강 등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과 정보를 공유한다. 또한 사진, 댓글 등록과 같은 활동에 따라 친친노루 포인트가 지급되며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를 나타내는 배지를 구매해 선물할 수 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친친노루 안에서 소통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블로그 이름과 같이 고객과 노루페인트가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의 블로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지나친 상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 소비자들은 기업과 제품, 재미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기업 블로그를 방문했다가 온갖 홍보성 글만 접하는 바람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단순 마케팅용이라면 역효과 날수도

한 소비자는 “블로그라는 것이 정확한 정보를 얻고 소통하기 위한 공간이지 팝업에 시달리고 무조건적 홍보성 글을 보기 위한 곳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개인 블로그를 운영 중인 한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기업 블로그가 유념할 사항들을 나열하기도 했는데 그는 “블로그는 커다란 자본이 있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얼만큼의 시간과 정성을 들여 노력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국내 포털 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블로그는 사적 영역의 개념으로 출발한 공간이다 보니 이곳에 기업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블로거들이 있다. 소비자와의 쌍방향 의사소통 채널을 구축하려는 목적보다는 단지 마케팅 수단만으로 블로그를 활용하려 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아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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