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조아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 인사를 단행했다.
박 대통령은 정무수석에 박준우 전 주 벨기에 EU대사를, 민정수석엔 홍경식 전 서울 고검장을, 미래전략수석과 고용복지수석엔 윤창번 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 겸임교수와 최원영 보건복지부 차관을 각각 임용했다.
박 대통령은 그간 자신을 보필하는 인사들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때문에 이번 개편은 파격이라 할 만큼 예상치 못한 큰 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믿을 수 있는 측근만을 중용하는 점은 종전과 별다를 게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번 청와대 참모진 개편으로 그동안 비어있던 정무수석 외에도 허태열 비서실장을 비롯한 3명의 수석비서관이 교체됐다. 정무수석은 2달간 공석이었고 현 정치권 난제들로 인해 변화가 예상됐지만 비서실장까지 바꿀 것이라고는 가늠하기 어려웠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향후 국정운영에 전환점 모색을 위해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어려운 대내외 경제환경과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정치사회적 현안들이 상당한 상황에서 '신뢰'만을 고집할 수 없는 절박감과 국정부담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단행을 통해 박 대통령은 향후 국정운영과 관련해 비서진은 물론 내각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되면 언제든지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이날 향후 장관 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고려하면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한편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임명되면서 박 대통령을 돕는 대표적 원로그룹인 '7인회'가 정치권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7인회'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계기로 박 대통령을 돕는 7명의 원로그룹을 말한다. 7인회 멤버로는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김용환·김용갑·최병렬 전 의원,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등으로 알려졌다.
김 신임 비서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며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정수장학생 1기생으로, 정수장학회 출신 모임인 '삼청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1974년 8월 공안 검사로 재직 당시 박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를 피격한 문세광의 자백을 받아냈고, 유신헌법 제정 과정에도 참여했다.
이후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당시 후보의 법률지원단장으로서 본격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법조계와 관련한 조언을 건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강창희 국회의장과 육사 동기(25)인 남재준 전 육군 참모총장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가정보원장에 임명됐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김 비서실장의 경남중 후배이자 검찰 근무 당시 상관으로 보좌한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또 김기춘 비서실장이 사법시험 후배인 정 국무총리를 박 대통령에게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교안 법무부장관도 김 비서실장의 도움이 컸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또 김 비서실장의 사위인 안상훈 서울대 교수 역시 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인수위에서 고용복지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할 만큼 인연이 남다르다.
이밖에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출입기자였던 안병훈 전 부사장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서울고 선후배 사이다. 안 전 부사장과 유 장관은 각각 서울고 9회와 27회 졸업생이다.
7인회의 좌장으로 불리는 김용환 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박근혜 캠프에 합류하도록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 전 고문은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이처럼 '7인회'가 정국주도세력으로 전면에 등장하면서 차기 개각에서 이들이 국정운영의 전반에 직접 나설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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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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