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노릇을 하게 됐다”며 소송 결심 총선 당시 풍문 나돌기도
차영 “조희준, 딸 유학비 양육비 지급해주겠다며 이혼요구 후 청혼”
민주당 차영 전 대변인은 소장을 통해 2001년 3월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 시절 청와대 만찬에서 당시 넥스트미디어 회장이었던 조희준 전 회장을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차 전 대변인은 2002년 중반부터 조 전 회장과 사적 만남을 가졌고, 같은 해 넥스트미디어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기도 했다.
차영, 재결합 배경은…
차 전 대변인은 “조 전 회장이 두 딸의 미국 유학비와 양육비를 지급해주겠다며 이혼을 요구하고 피아제 명품시계를 주며 청혼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회장이 2002년 말 세 번째 부인과 이혼하자 차 전 대변인은 2003년 1월 남편과 이혼한 뒤 조 전 회장과 동거했다. 차 전 대변인은 남편과 이혼할 당시 이미 조 전 회장의 아들을 임신한 상태였다.
차 전 대변인은 소장에서 “이혼 과정에서 충격 받은 첫째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큰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과 다르다.
그동안 차 전 대변인은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던 맏딸이 심장마비로 사망, ‘엄마가 국회의원이 돼 서민을 위한 어린이집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딸의 말이 정계 입문의 계기가 됐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차 전 대변인은 “임신 사실을 안 조 전 회장이 새로운 회사 대표를 시켜줄 테니 미국에 가서 아이를 낳으라고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또 2003년 8월 하와이에서 아들을 낳은 차 전 대변인은 5개월 동안 조 전 회장으로부터 양육비와 생활비로 매달 1만 달러(약 1200만 원)를 받았다. 게다가 고급 주택과 리무진 및 운전사도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차 전 대변인은 “결혼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2004년 초부터는 아예 연락이 끊겼다”고 덧붙였다. 이후 차 전 대변인은 조 전 회장이 머물던 일본으로 갓난 아들을 데리고 찾아가 수차례 연락했지만 만나주지 않았고, 3월 조 전 회장 동생을 통해 조용기 원로목사를 따로 만나 아들 사진을 보여준 뒤에야 ‘우리 집 장손이 맞다’고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뒤로도 조 전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없었고, 차 전 대변인은 아이들을 생각해 2008년 전 남편과 재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소장에서 차 전 대변인은 “조 전 회장이 우리 모자를 미국에 두고 일본 여성과 다시 결혼을 하는 등 책임을 방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2월에도 아들을 데리고 조 원로목사와 조 전 회장의 형제들을 만나 함께 식사했고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장손이라는 사실을 인정받고 아들로 등재시키는 것도 동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작 조 전 회장은 식사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차 전 대변인은 “조 전 회장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후 서모군을 아들로 인정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부터 주지 않은 양육비 3억 원 중 1억 원과 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매달 700만 원의 양육비를 달라”며 “위자료 1억 원을 줄 것과 자신을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해 달라는 것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만약 향후 재판 과정에서 조 전 회장이 친부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유전자(DNA) 검사가 이뤄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차 전 대변인 변호인은 “조 전 회장이 사석에서는 자신의 아들이라고 인정하는 만큼 유전자 검사 절차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아버지로서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치생명을 위협하는 비밀이 드러나는데도 불구하고 차 전 대변인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뭘까. 그는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변호인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엄마로서 늘 미안했는데 이번에 그나마 엄마 노릇을 하게 됐다”며 “아들에게 잃어버린 인생을 찾아주고 싶다. 아이의 정체성 문제가 있으니 방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길정우 “선거에 이용 말라” 지시
차 전 대변인의 ‘친자확인 소송’이 세간에 알려진 가운데 차 전 대변인과 조 전 회장의 스캔들이 지난 총선 당시 풍문으로 떠돌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차 전 대변인과 맞붙었던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총선 때) 차 전 대변인과 자녀와 관련된 얘기를 들었다. 현재 언론 보도와 거의 내용이 일치한다. 선거에서 이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도 “순복음교회 교인들을 중심으로 이런 얘기가 떠돌았다”고 전했다.
차 전 대변인의 변호인도 “지난해 선거에서 이런 얘기가 나돌았고 가족들도 다 알고 있는 상황이라서 아들이 더 자라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며 “정치인으로서 모든 걸 내려놓고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민주당 차영 전 대변인은 누구?
민주당 차영 전 대변인은 1987년까지 광주MBC 아나운서로 재직했다. 이후 1992년 정계에 입문한 뒤 당시 김대중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미디어컨설턴트로 일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는 대통령비서실 문화관광비서관으로 재직했고, 2002년 홍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후 기업인으로 활동하다 2008년에는 민주당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4·11총선 때 서울 양천갑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올 1월 민주당 양천갑 지역위원회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은 누구?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은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 김성혜 한세대 총장의 장남으로 서울예고와 서울음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1997년 32세의 나이로 국민일보 사장에 취임했고 이듬해 회장이 됐다.
국민일보 회장으로 활동할 당시 스포츠투데이, 파이낸셜 뉴스를 창간하고 현대방송을 인수하는 등 계열사를 확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1년 세금포탈 혐의가 드러나 검찰에 고발돼 조세포탈 및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다.
또 올해 1월에도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2004년부터 2년 동안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업체 공금 약 35억 원을 개인 세금을 내는데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전 회장의 여성 편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 전 회장은 이미 세 차례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던 것. 80년대 후반 탤런트 나종미 씨와 첫 결혼을 했고 딸 하나를 낳은 뒤 법정소송 끝에 이혼했다. 이후 일본인 나카무라 유리꼬 씨와 92년 결혼식을 올렸고 2년 7개월 만에 다시 이혼소송했다. 이때도 패소했다.
2000년 넥스트 미디어그룹에서 발행한 엘르의 과장인 12살 연하 장모씨와 세 번째 결혼을 했지만 장씨와의 결혼도 순탄치 못해 차 전 대변인과 만나던 2002년 2년 만에 세 번째 이혼을 하기도 했다.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