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독파하는 ‘헤르만 헤세 대표 걸작선’
한 권으로 독파하는 ‘헤르만 헤세 대표 걸작선’
  • 박수진 기자
  • 입력 2013-08-02 21:53
  • 승인 2013.08.02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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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박수진 기자]“다른 사람에게서 사랑을 바라는 생활은 위험하다. 그 사랑이 스스로 충만 되어서 나에게서 떠난다고 해도 그 사람을 위해 기도드릴 각오 없이 사랑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다.”

출판사 나래북이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품 3편을 한권으로 묶었다. 세편 모두 헤세의 자전적 성격이 뚜렷한 책으로 그의 사상과 철학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투영되어 작품 속에 녹아있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 가운데 비교적 초기 작품이랄 수 있는 ‘수레바퀴 아래서’와 ‘크눌프’, 그리고 서정성과 낭만성이 초인주의와 신비적 직관으로 전환되는 지점을 보여주는 ‘데미안’은 헤세 문학의 정수라고 말할 수 있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세의 자전적 소설로 한스는 신학교에 다녔던 헤세의 소년 시절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 존재다. 탁월한 재능과 감수성을 타고났지만 어른들의 희망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던 것들을 하지 못하고, 주입식 교육만을 강요당하던 한스의 방황은 당시 독일 교육계에도 큰 파란을 일으켰다.

‘크눌프’는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쓰인 소설로, 헤세의 서정적인 작가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소설 속 크눌프는 직장생활이나 결혼 같은, 사회가 정해놓은 규정과 틀 안에서 살지 않는, 또는 살 수 없는 인물이다. 그의 방랑벽도 원인이 되지만, 그보다는 어디에든 구속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이는 어떤 고정된 틀에 자신을 가두어 넣고 싶지 않은, 작가 자신의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반영하기도 한다.

‘데미안’은 프로이트와 융, 니체의 철학과 동양의 참선에 이르기까지 정신적인 구도 과정을 걸으며 구축한 헤르만 헤세의 정신세계의 요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헤르만 헤세는 자신이 발견한 진리의 한 조각을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대화와 싱클레어의 성장과정 속에 어렵지 않은 말로 녹여 놓았다. 제1차 세계대전 패전 뒤 정신적인 피폐를 겪는 독일의 젊은이들에게 이 소설이 강렬한 지표가 되어 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전례 없이 사랑받는 고전이 된 ‘데미안’은 오늘날에도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 한다”는 말로 대변되는 메시지로 여전히 전 세계 독자들에게 인생과 삶을 탐구하는 길잡이가 돼 준다.

soojina6027@ilyoseoul.co.kr

박수진 기자 soojina60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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