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경북 김기원 기자] 적조(赤潮) 피해가 날로 확산되는 가운데 동해안 어류양식장에서 자라는 넙치와 우럭, 전복 등 물고기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 통영 등 남해안 가두리 양식장 곳곳에는 유해성 적조로 인해 물고기 1300여만마리(시가 86억 원 어치)가 집단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해 동해안 어업인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31일 해양수산부 동해수산연구소와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경남 거제시 남부면 일대에서 농어 30만마리가 폐사한 것을 시작으로 남해 서면, 설천, 평산, 장포, 사도를 비롯해 고성군 하이면, 삼산면, 통영시 욕지도, 한산, 곡용포, 산양 오비도, 거제 추봉도, 장사도 등 남해 전역에 적조 경보가 발령됐다.
동해안에서도 지난 27일 포항시 장기면 양포리와 청라면 월포리 해역(구룡포읍 동방 5.6㎞)에서 길이 1㎞, 폭 30m의 적조띠가 발견됐다. 동해안에 적조가 발생한 것은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경북도어업기술센터가 장기면 앞바다의 바닷물 성분을 분석한 결과 유해성 적조 생물인 코클로디니움 밀도가 주의보 기준치(㎖당 300개체)를 초과한 ㎖당 1000~2000개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북도 수산진흥과는 경주와 포항, 영덕, 울진지역 모든 어업인을 대상으로 적조주의보 발령 소식을 긴급 전파했다. 또한 도 어업기술센터와 포항시 어업기술센터 소속 지도선 2척을 구룡포읍 앞바다에 긴급 투입했다. 특히 적조 확산에 대비해 황토살포기와 황토 2만5000t을 확보해 둔 상태다.
김태주 경북도 수산진흥과장은 “동해안 4개 지자체와 어촌지도계, 담당 공무원들이 주·야 수시로 현장에 대기해 적조 확산에 대비하고 있다”며 “가두리양식장까지 적조 피해의 불똥이 튀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현재 경북 동해안에는 모두 139곳에서 2900여만 마리의 어류가 해상가두리와 육상수조식 형태로 자라고 있다. 이 가운데 포항은 51곳, 688만여 마리로 가장 많은 어류가 서식하고 있고 울진(24곳 1001만여 마리), 영덕(18곳 575만여 마리), 경주(6곳 144만여 마리) 순으로 많다.
동해안 적조는 남해안과 비교해 규모는 작지만 앞으로 경북 동해안 수산 분야 미래 먹거리를 수산 양식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경북도로서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도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적조띠가 양식장 주변으로 이동하면 어자원 보호를 위해 곧바로 황토를 살포해 물고기 집단 폐사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7일 포항시 구룡포읍 동방 5.6㎞ 해상에서 발생한 적조띠는 다음 날 포항 장기~신창 일대 해역 2㎞ 해상에 길이 20m, 폭 30m 규모 3개로 불었다.
이번 동해안 적조는 바다 하층의 차갑고 밀도가 높은 물이 표면으로 올라오는 용승(湧昇) 현상과 강한 남풍, 쓰시마해류를 타고 남해 적조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 관계자는 “통상 동해안에는 6월 말까지만 해도 14~20℃ 정도의 강한 냉수대가 형성돼 적조가 없었지만, 올해는 지구온난화로 바다생태계에 이상징후가 생겼다”며 “만약 적조 세력이 군집을 이뤄 남동풍을 만나면 동해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 위성자료를 판독, 해수 표면의 온도를 수시로 분석해 적조 발생 가능성과 적조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데 올해는 장마전선이 남북을 오가면서 흐린 날씨가 이어져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경북도는 동해안 적조 확산으로 가두리양식업계에 피해가 발생하면 해양수산부에 긴급 예산 지원을 요청해 적조 피해에 따른 후폭풍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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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기원 기자 kkw53@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