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사이트가 성매매의 온상이 된지는 이미 오래. 최근에는 점점 조직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당국이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여대생이나 10대 청소년들을 고용해 전문적으로 윤락을 알선하는 ‘사이버 포주’까지 등장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지난 4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여성 5명을 고용한 뒤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무려 390차례나 윤락을 알선한 ‘사이버 포주’ 김모(34)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일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치과의사 이모(49)씨에게 15만원을 받고 윤락을 알선하는 등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300여명의 성인남성들과 윤락여성들을 연결 5,700여만원을 챙긴 혐의. 특히 김씨는 8,000여명의 회원명부까지 작성해 두고 상습적으로 윤락을 알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작성한 장부에는 변호사, 의사, 벤처사장, 대기업 직원 등과 강남 부유층들이 대부분이었고, 지불액수나 성적취향 등까지 자세히 기록돼 인터넷 윤락층이 폭넓게 형성되어 있음을 짐작케 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사이버 포주들은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한 말로 여성들을 모집하고 있다”며 “유흥업소 종사자, 가출 청소년, 카드 빚에 시달리는 여대생과 직장인 여성들이 윤락에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출 청소년들의 경우 사이버 포주들의 주요 포섭대상이 되고 있다. 용돈이 필요하다는 점을 노린 인터넷을 통해 접근한 사이버 포주들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는 것.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인터넷 가출관련 사이트에는 성매매를 요구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또 일부 사이버 포주들은 가출청소년들을 모아 조직화해 인터넷을 통해 윤락을 알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경찰서는 인터넷 채팅으로 여고생을 유인해 윤락을 알선하고 화대를 가로챈 이모(38)씨 등 일당 3명을 구속했다.이씨 등은 5개월 동안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여고생 10여명을 성인 남성 50여명에게 100여 차례에 걸쳐 알선해 주고 화대로 1,000만원을 받아 챙겨오다 적발됐다.
러시아 여성들 사이버 윤락에 단골손님?
최근에는 국내에 관광비자를 통해 취업한 러시아 여성들의 성매매에도 사이버 포주들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포주들이 직접 채팅사이트를 통해 홈쇼핑 등 국내에서 모델로 활동하는 러시아 여성들을 소개시켜준다는 말로 유혹, 상대 남성과 접촉 윤락을 알선하고 있는 것. 지난해 6월부터 무용수들에 대한 예술흥행비자발급이 중지되면서 이 비자를 통해 입국했던 러시아 여성들이 불법체류자로 전락, 성매매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일부 러시아 여성들은 유흥업소에 종사하며 윤락을 할 경우, 경찰의 단속에 걸릴 위험이 높아 오히려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국은 과거 기지촌 주변 등 일부 유흥업소에만 국한됐던 외국인 성매매가 인터넷 채팅사이트로 번지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당국의 단속에 적발되고 있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부산경찰청은 러시아 여성을 고용해 윤락을 알선했던 사이버 포주 박모(34)씨와 감시·운반책 서모(25)씨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러시아 윤락녀 공급책인 러시아인 2명으로부터 여성 7명을 소개받은 박씨는 러시아 여성들을 부산의 한 호텔에 장기투숙 시키면서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안녕하세요. 러시아 무용수와 한 번…’이라는 내용을 게재하는 수법으로 총 300여 차례에 걸쳐 윤락을 알선했다. 지난해 3월에도 러시아 여성 9명을 고용, 윤락을 알선하고 200여차례에 걸쳐 2,600여만원을 챙긴 고모(30)씨가 경찰에 적발됐다. 박씨는 여대생 3명을 고용해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러시아 여성과의 윤락광고를 하게 했다. 한편 경찰은 국내성인남성들이 자주 방문하는 몇몇 포르노 사이트도 러시아 여성들의 성매매를 알선하는 포주들이 활동하는 무대로 보고 있다.
조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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