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김씨의 핸드폰 요금은 매달 30만 원이 넘는다. 물론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나름 통화할 일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한 요금제’가 있기 때문에 7~8만 원 정도면 거의 모든 휴대폰과의 통화가 공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휴대폰 요금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모두 ‘음란 폰팅’ 때문. 수년전 아내와 이혼한 그는 어느 날부터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때 그가 시작한 것이 폰팅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을 뿐이었다. 전화를 걸면 여성이 나오고 그 여성과 마음껏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대화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여자들은 좀 더 노골적인 농담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야릇한 쾌감을 느끼기 시작한 김씨 역시 점점 더 야한 이야기를 하면서 폰팅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에 가벼운 대화를 위해 시작한 것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성적 쾌감을 위한 음란 폰팅이 되어갔던 것이다. 그럴수록 회수와 통화 시간은 점점 늘어갔고 전화요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음란 폰팅을 위한 휴대폰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해지는 대화
“이게 하면 할수록 더 재미있어지고, 점점 더 빠져드는 게 음란 폰팅이다. 무엇보다 아주 다채로운 성격과 어투, 음색을 가진 여성들이 무한정 있다는 것이 정말로 새로운 일이다. 만약 현실에서 이렇게 많은 여성들을 만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폰팅에서는 가능하다. 거기다가 음란한 대화를 받아들이는 여성들의 스타일도 전부 다 제각각이다. 한마디로 ‘골라먹는 재미’라는 것이 있다고나 할까. 뿐만 아니라 그 중에서는 아주 정말 섹스를 좋아하는 듯한 색녀들이 있다. 그녀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야기는 시간가는 줄 모른다. 이제껏 몰랐던 여자들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한 통 한 통 하다보면 한 달에 30만 원 정도의 돈을 별로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나마 좀 절제를 하고 있는 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남자들이 무섭게 폰팅에 빠져드는 것은 다 여성들의 ‘아주 특별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섹스를 좋아하는 여자’라는 포지셔닝을 한다는 것이다. 사실 현실에서는 이런 여자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실제 본인이 섹스를 즐기는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절대로 입 밖에는 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여성들의 심리이다. 하지만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는 폰팅에서는 이러한 이야기가 얼마든지 가능하고, 또 자신이 크게 섹스에 관심이 없더라도 오히려 자신을 ‘색녀’라고 소개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것이 왜 남성들의 호기심과 흥분을 자극하는 것일까. 또다른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뿌리칠 수 없는 여성들의 유혹
“우리는 워낙 성적으로 이중적인, 즉 보수적인 환경 속에서 자라와서 섹스를 좋아하는 여성을 별로 만나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런 여성들이라면 나와 적극적인 섹스에 임할 것 같고, 그런 점에서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완전 새로운 유형의 여성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기다가 섹스를 좋아한다는 당연히 적극적으로 새로운 체위나 자극을 원할 것이고, 이런 여성과 섹스를 하게 되면 행복감은 200% 향상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폰팅에서 만나는 여자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호기심이 증폭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스스로를 ‘색녀’라고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성들은 ‘마음만 맞는다면 만나서 얼마든지 섹스를 할 수 있다’고 은근히 말한다. 사실 이 부분이 핵심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직접적인 성매매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만 원 이상의 돈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나마 섹스를 직업으로 사는 ‘프로 여성’들과 만나는 일이다. 하지만 폰팅에서 2~3만 원 정도의 돈을 자신과 섹스를 할 수 있는 여성을 만난다면, 남성의 입장에서는 훨씬 큰 이익인 셈이다. 따라서 그 정도의 돈을 별로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 취재진은 폰팅을 직업으로 삼는 여성으로부터 이러한 노하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런 곳에 전화를 하는 남자는 크게 두 가지 부류이다. 첫째는 정말로 대화를 통해서 외로움을 해소하려는 남성들이다. 하지만 이런 남성들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대개 다 처음으로 전화를 하는 남성들이다. 그리고 두 번째 남성은 폰섹스를 하거나, 혹은 직접 만나서 섹스를 하려고 하는 남성들이다. 이런 남성들이 전체의 90%에 이른다. 물론 처음에는 단순히 외로움을 달래려고 했던 남성들도 결국에서 후자의 남성들로 변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결국 우리들은 계속해서 ‘마음만 맞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마음이 맞는지 안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서로 대화를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남성들의 입장에서는 계속 대화에 응해야 하고, 우리는 그렇게 함으로써 계속 수익을 올리게 된다.”
사실 그녀들의 입장에서는 딱히 남성을 만날 필요가 없다. 대화만 해도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에서 남성들을 만나러 가고 오는 시간, 섹스를 하는 시간 등이 모두 손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돈’인 여성들이 그 시간을 버려가면서 애정도 없고, 누구인지도 모르는 남성들과 섹스를 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온다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여성들은 통화 시간의 연장은 위해 은근히 동정심을 유발하는 멘트도 곳곳에 날려준다고 한다. ‘남편이 나를 여자 취급을 하지 않는다’, ‘남편이 자기만 할 것을 하고 섹스를 끝낸다. 그러면 나는 남편 몰래 혼자서 자위로 만족을 한다’, ‘남편이 바람나서 나는 섹스를 할 사람이 없다’ 등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남성들은 은근 동정심이 생겨나고 결국 여자를 내 여자로 만들 수 있다는 혼자만의 상상으로 더욱 통화를 오래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폰팅의 경우 대부분 나중에 다시 해당 여자와 통화를 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 그런 시스템이 형성되어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남성은 ‘지금 현재’ 통화를 하고 있는 여성과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더욱 통화를 길게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한국이 아닌 중국 조선족들을 고용한 음란 폰팅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 경찰의 단속망을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여성들에게 지불되어야할 인건비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말을 얼마나 섹시하게 잘할 수 있는 여성들을 고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훈련에 의해서 얼마든지 교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업체들이 중국으로 간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남성들에게 폰팅이란 짜릿한 쾌감을 줄 수는 있어도 보통 소비적인 것이 아니다. 단 몇분의 통화에 적게는 몇 천 원에서 많게는 몇 만 원이 나간다는 사실을 아주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음란폰팅이 더욱 문제인 것은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가끔씩 단속으로 입건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아주 간헐적이거나 업주만 입건될 뿐 실제 폰팅을 했던 남성들이 처벌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남성들은 ‘화대’를 준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성관계, 하다못해 유사 성행위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남성들은 대화를 한 것 밖에 없고, 그것이 다소 음란하거나 풍속에 위배된다고 해서 성인들끼리의 합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음란 폰팅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커지면 커졌지 지금보다 결코 작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기도 하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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