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전통을 즐기는 ‘한국의 집’
도심 속에서 전통을 즐기는 ‘한국의 집’
  • 조아라 기자
  • 입력 2013-07-29 11:03
  • 승인 2013.07.29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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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일요서울|조아라 기자]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전통 속에서 쉼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운영 중인 한국의 집이다. 이곳은 지난해 종영한 드라마 ‘신들의 만찬’과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촬영장소로 방송을 타기도 했다.

한국의 집은 1981년 조선 세종 때 집현전 학자이자 사육신의 하나였던 박팽년의 사저터에 경복궁 자경전을 본떠 한국의 건축양식으로 전면 개축한 전통한옥이다. 내·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의 집은 전통음식, 공연, 혼례, 문화상품 판매에서 체험까지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한국의 집 본관인 해린관에는 한식당과 민속 공연극장이 있다. 안마당의 작은 연못 위의 돌계단을 오르면 별채인 문향루, 녹음정, 청우정이 있다. 한옥 외에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인 취선관도 있다. 취선관은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기업 회의하기 좋은 곳 100선’에 소개된 바 있다. 또 이곳 1층에 위치한 전통문화 상품관에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능보유자들의 작품과 관광기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한옥서 즐기는 정통 한식
 
한국의 집은 조선시대 최고의 궁중요리를 즐길 수 있는 한식당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의 요리들은 중요무형문화재 제 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인 한복려 선생의 감수를 거친다. 이를 바탕으로 각종 요리경연대회에서 수상한 실력파 조리팀이 맛과 멋, 건강을 한상에 담아낸다. 최근 한국의 집 조리팀은 건강식이 대두되는 트렌드에 맞춰 사찰음식을 기본으로 한 한채(韓菜)정식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국의 집에서는 한옥의 아름다움과 한식의 정갈함을 더한 행사도 기획됐다. ‘감사’를 테마로 한 이야기와 식사, 공연이 어우러진 이 행사 역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의 집 측은 이런 반응에 힘입어 앞으로 감사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전통 공연부터 혼례, 문화체험까지  
 
한국의 집 전통공연은 지난 31년간 1만5000여회의 공연, 150만 명의 세계인이 관람할 만큼 인기다. 1시간 동안 9가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옴니버스 형식의 전통공연이 매일 밤 펼쳐진다. 이 공연들 모두 4개 국어의 설명이 함께 곁들여지기 때문에 외국인에게 우리 전통 예술문화를 소개하는 데 제격이다.
남산 4대 명당터로 지칭되는 한국의 집은 백년가약을 맺기에 더 없이 좋은 전통 혼례 명소다. 전통혼례는 물론, 한층 더 고급스럽고 품격 있는 궁중혼례도 올릴 수 있다.
 
한국의 집은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김치 만들기, 전통무용, 사물놀이, 택견, 한지공예 등 한국인의 멋과 맛을 체험을 통해 즐길 수 있다. 올해부터는 ‘한 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콘텐츠를 관광프로그램으로 개발해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집은 국내에서 진행되는 전통문화 체험으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그런 만큼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 김기삼 한국의집 관장
[미니인터뷰] 김기삼 한국의 집 관장
“퓨전화 되지 않은 전통…한국의 집만의 특색”
 
-한국의 집의 ‘대장금 정식’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이름처럼 드라마 ‘대장금’에서 모티브를 따서 개발한 전통 궁중요리다. 약선음식과 건강식으로 개발됐다. 현재 한국의 집에서 판매 중인 한식 중에서 제일 고가(25만원)다. 일반적으로 한식을 이 가격에 판다고 하면 비싸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호텔 최고급 요리는 이보다 더한 가격을 지불하고도 먹고 있다. 우리는 양질의 식자재와 숙련 높은 전문가들이 개발한 한식이 다른 나라 음식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고 생각한다. 메뉴 개발 초기부터 외국 최고 메뉴와 비교할만한 음식을 만들 것을 목표로 했고 그 목표에 맞는 음식을 개발했다. 그런 만큼 한식이 기존에 갖고 있던 틀을 깼다고도 생각한다. 
 
-팔도 향토음식 복원 상품화는 진행 중인가.
▲복원 자료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곳에서 많은 자료를 축적해놓고 있다. 하지만 ‘팔도 향토음식 복원’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한국의 집에서는 작년 하반기부터 일부 음식에 남도음식 메뉴를 접목했다. 올 연말까지는 남도 절임음식을 연구할 계획이다.
 
-음식 복원 외의 어려움은 없나.
▲한식에서 중요하게 회자되는 부분이 음식을 담아내는 것이다. 어떤 조리기물을 쓸 것인지, 테이블 세팅은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릇은 무엇으로 할지 등 선택의 어려움이 많다. 우리도 전통적인 그릇을 사용할지 퓨전화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음식 주변의 것들까지도 문화로 느껴질 수 있도록 전문가와 함께 작업 중이다.    
 
-한국의 집만의 특색이 있다면.
▲우리의 전통 의·식·주를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곳은 한국의 집이 유일하다고 본다. 더욱이 우리는 오리지널을 강조한다. 요즘 전통 공연, 음식, 혼례는 모두 퓨전화가 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집은 온전한 우리 것을 고품격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소재 공예품 상품화를 통해 전통 공예작가들의 판로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또 전통 극본 공모·무대화를 통해 전통 예술을 하는 신진작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
▲한국의 집은 한식을 판매해 30년 간 수익을 내고 있는 곳이다. 앞으로 조금 더 발전해서 다른 호텔이나 기관이 한국의 집을 벤치마킹하게 되길 바란다. 또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 되고 싶다.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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