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 동대문 D상가 통신계약 뒷말 무성
LG유플러스 - 동대문 D상가 통신계약 뒷말 무성
  • 박수진 기자
  • 입력 2013-07-29 09:26
  • 승인 2013.07.29 09:26
  • 호수 1004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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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주의 스트레스에 결국 ‘선’ 넘었나

[일요서울│박수진 기자]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성과주의에 못 이겨 결국 선을 넘는 모습이다. 동대문에 위치한 한 의류 도매상가의 ‘구내통신서비스계약’을 놓고 무리한 영업을 진행했던 것. LG유플러스는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미 계약을 맺고 있던 타 통신사와의 마찰 감수는 물론, 입점 상인들에게 신청서를 받는 과정에서 위압감을 조성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LG그룹이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조하자 부담감을 느낀 이 부회장이 대리점 밀어내기나 불법영업 지시 등 과도한 행보를 보이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 동대문 의류도매상가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일요서울]이 직접 들여다봤다.

계약 성사 위해 기존 계약사 KT와 마찰 감수
허위 공문 발송·신청서 접수 등 의혹 투성

LG유플러스가 계약을 진행하고자 하는 곳은 동대문에 위치한 D의류도매상가로 이곳은 지상 8층(1320여개의 의류 점포와 158개의 오피스텔)과 지하 4층(식당가와 주차장)으로 이뤄진 쇼핑센터다. 큰 건물인 만큼 D상가의 인터넷 및 구내전화 회선은 1300여 회선에 이르며, 여기에 집전화 120여 회선을 더하면 월 500만 원에 이르는 수익이 발생한다. 연매출로 따지면 약 6억 원인 셈. 매출액이기 때문에 순이익은 이보다 적겠지만 사업자라면 놓치기 아까운 곳임은 분명하다.

논란의 불씨는 D상가가 기존 통신사인 KT와 계약이 1년 남짓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와 새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5월 D상가는 KT에게 타 통신사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일방적인 계약 해지 의사를 밝혔다. 이에 KT가 같은 달 할인된 가격을 제시했지만, D상가는 받아들이지 않은 채 LG유플러스와의 계약을 진행했다. 앞서 D상가와 KT는 2006년 1월, 7년 장기계약을 맺은 뒤 지난 1월에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었다. 

문제는 이처럼 D상가가 KT와 제대로 된 계약 해지 절차를 밟지 않은 상황에서 D상가와 LG유플러스가 무리하게 계약을 진행하면서 불거졌다. D상가의 관리운영회가 상인들에게 보내는 공문에 허위 정보를 기입해 발송한 것.

D상가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D상가의 관리운영회는 지난달 7일 D상가 전체 입점 상인을 대상으로 통신사 변경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기존 통신사보다 높은 할인율로 아래와 같이 LG유플러스에서 전화 및 인터넷 요금을 할인받았다’라며 ‘6월말 이후로 D상가 내에서는 KT의 전화 및 인터넷 서비스 사용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알렸다. 뿐만 아니라 관리운영회는 KT와 LG유플러스의 요금 비교를 표로 실어 입주 상인들의 이해력을 돕고자 했으나, KT의 요금은 KT가 할인을 제시하기 전인 요금이었다.

이밖에도 입주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LG유플러스 신청서 접수 과정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LG유플러스가 D상가의 회선을 맡기 위해서는 총 3가지의 전화회선을 옮겨야 한다. 인터넷과 집전화 그리고 구내전화이다. 특히 구내전화의 경우 사용자의 100% 동의를 받아야만 신청이 가능하다. 따라서 개인 정보가 기입된 해당 신청서 작성과 관련해서는 해당 통신사의 관계자가 직접 받아야만 한다.

그러나 A씨에 따르면 신청서를 LG유플러스 직원이 아닌 D상가 관리인이 돌아다니며 직접 받았다. A씨는 “LG유플러스 직원은 보질 못했다. 관리인 혼자 신청서를 받아갔다”며 “이 과정에서 관리인으로부터 위압감을 느껴 상당히 불쾌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 상인인 B씨는 “관리운영회에서 이렇게 무리하게 LG유플러스와의 계약을 진행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배경에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계약기간 남았는데 일방적인 통보…왜

이와 관련해 D상가 관리운영회 측은 LG유플러스로 통신사를 바꾼 데에는 KT의 장기계약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KT가 지난 7년간 D상가의 통신을 독점 했음에도 요금 할인과 관련해서는 한마디의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관리운영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서야 KT가 타사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 상인들을 중심으로 통신사 변경 의견이 제기됐다”면서 “KT가 지난 7년간 장기 독점을 한데 이어 최근 2년 연장 계약을 했음에도 인하 가격을 제시하지 않다가 계약 해지 통보를 하니 그때서야 가격 인하를 제시했다. 하지만 기분이 상해 더 이상 계약을 진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LG유플러스 직원 없이 번호이동 신청서 작성에 관해서는 “LG유플러스 직원 혼자 상인들을 상대하면 광고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관리인과 LG유플러스 직원이 함께 움직였다”며 해당 사실에 대해서 부인했다.

하지만 [일요서울]이 D상가 입점 상인들을 취재한 결과 관리운영회 측의 말과 달리 LG유플러스 직원이 전체 상인을 대상으로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LG유플러스 직원이 신청서를 받아간 상인도 있었지만, 다른 구역에서는 신청서만 돌려 작성된 신청서를 한꺼번에 걷어가기도 했다. 또 다른 구역에서는 관리인만 혼자 돌며 신청서를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D상가의 경우 상인연합회가 따로 구성돼 있지 않았고, 상가 입점과 퇴점 등 상가 운영에 대해 관리하는 관리운영회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입주상인들이 드러낸 LG유플러스와 D상가와의 계약 배경에 의구심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에 KT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D상가가 불과 몇 개월 전 재계약 당시만 해도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가 인하된 요금을 제시했음에도 일방적인 통보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자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상대할 가치가 없다”며 전화를 끊어 자세한 입장 밝히기를 꺼려했다.

한편 D상가 통신서비스계약과 관련해 KT와 LG유플러스는 한국통신자사업연합회(KTOA)에 중재요청을 했으나 이렇다 할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D상가의 구내통신서비스계약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이다.

soojina6027@ilyoseoul.co.kr

박수진 기자 soojina60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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