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에로틱 서비스 등장
요즘 룸살롱은 경기침체로 불황을 맞고 있던 터에 접대실명제까지 겹쳐 그야말로 울상이다. 찾아오는 손님은커녕 그 남아있던 단골 관리도 비상이 걸린 시국이다. 불황타개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고객 이벤트’ 경쟁이다. 강남의 A룸살롱 종사자는 “지금의 불황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한 숨이 푹푹 나오는 게 현실”이라며 “그래도 한 명이라도 손님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저마다 색다른 이벤트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장 많은 업소들이 내세우는 이벤트는 단연 술 값 할인과 술과 안주 서비스 제공이다. 무교동의 O룸살롱은 모 유흥문화사이트 회원이 방문할 경우, CD를 주고 양주 소자를 서비스로 내놓았다. 여기에 맥주는 무한 서비스이며 현금 계산시 10% DC해준다.
강남의 F룸살롱은 밤 8시 이전과 새벽 1시30분 이후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경우 양주 12년산 1병을 서비스로 내놓고 있다. 일요일과 공휴일에 찾을 경우도 양주 1병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명동의 M업소는 9시 이전에 찾으면 활어회를 안주 서비스로 내놓는다. 술과 안주 이벤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나가요 걸들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는 업소도 많다. 강남의 C 업소는 ‘맞춤형 에로틱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손님들이 찾아와 나가요 걸을 ‘초이스’할 때 사전에 웨이터에게 취향을 말하면 그에 맞춰 준다는 것. 나가요 걸에게 스튜디어스 복장, 도우미 복장, 일본 교복, 정장, 비키니 등 다양한 의상을 입혀놓고 손님들이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게 꾸며놓고 있다. 심지어 양주를 시키면 팬티스타킹까지 선물하는 업소도 있다. 술을 팔기 위해 남성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략을 채택한 것.
홈페이지 개설, 볼거리 제공
고객들과 직접적인 영업을 하는 웨이터들 역시 기발한 홍보전략을 세우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손님들에게 받은 명함을 주소록으로 만들어 핸드폰 문자 메시지, 홍보 편지글을 쓰는 것은 기본이 된지 오래. 이제는 인터넷을 통한 고객관리가 웨이터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다. 유흥업소 전문 사이트에 명함을 내걸고 홍보하는 것은 물론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웨이터들도 상당수다. 이들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업소를 소개하고 가격을 문의할 경우 실제 소요되는 견적서까지 친절히 보내준다. 특히 업소의 나가요 걸들의 얼굴을 전면에 내걸고 소개하는 곳도 있다. 업소의 간판인 이른바 A급 나가요 걸들의 사진과 이름을 인터넷에 올리고 업소를 찾으면 이들이 파트너가 된다고 홍보하는 것. 나가요 걸들을 직접 출연시켜 제작한 홍보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법도 점점 늘고 있다.
경기가 없다보니 얼굴 공개를 싫어했던 나가요 걸들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촬영에 응하고 있다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또 일부 웨이터들은 홈페이지의 접속률을 높이기 위해 ‘야설’, ‘야동’등 ,희귀한 동영상을 볼거리로 제공하고 있다. 실제 유흥문화전문사이트들에는 ‘오랜만에 엽기모음 사진 올립니다. 즐감.’‘너희들이 과부의 고통을 아느냐.’ ‘섹시 미모 얼짱 Girl’등 웨이터들이 인터넷을 통해 구한 자료를 첨부해 업소를 홍보하는 글들로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단골 손님들에게는 이메일을 통해 성인사이트의 야동을 직접 볼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도 펼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때문에 직업상 대표적인 올빼미 족인 웨이터들이 점점 ‘점심형 인간’으로 변하고 있다. 한 두 시간 남들보다 먼저 일어나 영업전략을 짜고 있는 것.
실제 명동의 모 성인클럽 웨이터 윤모씨는 “새벽까지 영업을 하고 5∼6시경 집에 가면 곧바로 녹다운 되지만, 12시면 반드시 일어난다”며 “인터넷을 통해 단골들에게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보내고 전날 찾아왔던 고객들에게는 반드시 핸드폰으로 안부 전화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뜩이나 경기가 안좋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 바닥에서 살아남으려면 배로 노력해야 한다”며 “많은 웨이터들이 자기만의 색다른 홍보전략을 찾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소와 웨이터들의 다양한 이벤트 홍보전략에도 불구, 밤문화의 위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국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 조치를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데 그 중에 유흥업소의 심야영업 제한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조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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