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을 연출한 김종학 PD가 지난 23일 오전 10시18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김씨는 고시텔 방안 침대 위에 누운 상태로 욕실에는 연탄불이 피워져 있었다. 다른 외상이나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신고자인 고시텔 관리인 이모(59)씨는 "이틀 동안 투숙하기로 했다. 퇴실시간이 지나 오전 9시50분께 방 정리를 위해 올라갔는데 문이 열리지 않아 작은 창문으로 보니 문틈에 모두 녹색테이프가 붙어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김씨가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도 발견됐다.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해 연출한 SBS 드라마 '신의'에 출연한 배우들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와 관련해 최근 배임·횡령·사기 혐의로 피소돼 경찰 조사를 받은 상태였으나 유서에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김씨는 1981년 MBC 드라마 '수사반장'으로 데뷔해 '여명의 눈동자'(1991), '모래시계'(1995) 등 다수의 인기 드라마를 제작했다.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모래시계' 이후 제작자로 지내던 그는 2007년 '태왕사신기'에 이어 지난해'신의'를 연출했으나 출연료 미지급 문제에 휘말렸으며 지난달 2차례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경찰은 중국에 체류중인 김씨를 소환해 조사한 뒤 출국금지 조치했다. 김씨는 그러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볼 때 일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며 "부검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김씨 빈소는 분당 차병원에 마련됐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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