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 비리’ 의혹 임상규 순천대 총장 왜 자살했나
‘함바 비리’ 의혹 임상규 순천대 총장 왜 자살했나
  • 오병호 프리랜서
  • 입력 2013-07-22 11:07
  • 승인 2013.07.22 11:07
  • 호수 1003
  • 17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요서울ㅣ오병호 프리랜서] 2011년 6월 ‘함바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던 임상규(62·전 농림부 장관·사진) 순천대학교 총장이 자살하는 충격적이 사건이 있었다.
무엇보다 총장 취임 1년째인 국립대 총장이 비리 의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당시 임 총장은 함바 비리와 함께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와 관련 사전 예금 인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임 총장의 자살로 수사차질은 물론 검찰도 적지 않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임 총장은 자살 전 심신의 피곤함을 호소했지만, 전날까지 자살을 암시할 만한 특이한 언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임 총장이 최근 부산저축은행의 사전 예금 인출과 ‘함바 비리’ 등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로부터 수사와 출국금지를 당하는 등 부담을 느껴 자살한 것이 아닌가 보고 정확한 사인 조사에 나섰다.
임 총장이 탄 쏘나타 차량 조수석에서는 번개탄을 피운 화덕과 함께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부인하는 A4 용지 1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임 총장은 2010년 경북 지역 대형 공사현장의 식당 운영권을 얻을 수 있도록 해당 공무원을 소개해 준 대가로 유상봉씨로부터 2차례에 걸쳐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유씨에게서 임 총장의 동생인 건설업자 임모 씨 명의의 계좌로 2005년과 2007년 2차례에 걸쳐 1억5000만 원이 흘러들어 간 사실을 확인하고 대가성 여부를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임 총장은 유씨와 알고 지내는 사이이긴 하나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지는 않았으며 아파트 매수 자금 등을 마련하려고 빌린 돈이라며 혐의를 부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 총장은 최근 불거진 저축은행 사태의 뇌관인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과 사돈 관계로 예금 만기를 9개월이나 남긴 2011년 1월 말 중앙 부산저축은행에서 본인 명의의 정기예금 5000만 원을 인출, 영업정지 사실을 미리 알고 예금을 인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으며 이와 관련해 사망 전까지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임 총장의 동생 승규(54)씨는 “형님(임 총장)이 함바 비리 핵심 브로커인 유상봉씨로부터 끊임없이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승규씨는 당시 “형님이 목숨을 끊은 것은 유씨의 집요한 협박이 작용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살의 원인이 유씨라고 주장했다.
승규씨는 “유씨는 함바사업(브로커)을 하면서 2005년 무렵부터 친분이 있던 형님으로부터 많은 사람을 소개받았다”며 “당시 형님이 유씨에게 사람을 소개해준 것은 유씨에 대한 인간적 정리 때문이었지 돈과는 무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씨는 함바 비리로 구속된 후 형님에게 돈을 빌려달라, 손을 써달라는 등 요구를 했고, 그럴 때 마다 형님이 거부하자 ‘도와주지 않으면 그동안 소개해준 사람들의 명단을 사법당국에 폭로하겠다’, ‘너와 나는 인간관계 끝이다’는 등의 폭언과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승규씨는 “형님이나 나도 모두 함바비리가 불거진 초기에 수사 당국의 계좌추적 등을 받아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었다”며 “그런데 최근 갑자기 검찰은 형님의 경우 2003년 기획예산실장 재직당시 계좌까지 추적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수사태도를 보였다”며 임 총장의 자살에 검찰의 수사도 작용했음을 암시했다.
 

오병호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