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 계열 가구제조업체 리바트가 중소기업 밥그릇 뺏기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현행 판로지원법 상 공공조달 시장의 일부 품목은 중소기업만 입찰이 가능한데, 리바트가 위장 중소기업 소피체(주)를 내세워 공공조달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더욱이 이번 적발에도 위장 중소기업 소피체만 공공 조달시장에서만 퇴출될 뿐, 위장 중소기업을 설립한 모기업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아 이와 관련한 법적근거 마련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가구업계 “벼룩의 간을 빼먹는 행태”
리바트측 “이제부터 안 하면 돼” 당당
중소기업청(청장 한정화)은 중소기업자 간 경쟁 입찰에 참여 중인 2만7077개 중소기업 가운데 위장 중소기업 36개를 적발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이 중에서도 리바트가 2년 전 대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설립한 가구업체 쏘피체는 지난해 191억 원 규모의 금액을 납품해 가장 많은 공공 조달시장 납품실적을 기록했다.
도대체 왜? 어떤 방법으로…
리바트는 2009년∼2011년 평균 매출이 4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대기업 계열에 들어섰다.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르면 한 기업의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이 1500억 원을 넘었을 때 대기업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결국 리바트는 더 이상 공공조달 시장에 참여할 수 없게 됐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리바트는 2011년 5월 ‘소피체’라는 종업원 지주회사를 세웠다. 판로지원법 상 대기업 대표나 임원이 출자한 회사는 대기업의 지배를 받는 것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종업원을 내세운 것이다.
더구나 소피체는 리바트 공장이나 시설을 빌려쓴 규모가 자산총액보다 많아 사실상 리바트가 내세운 위장 중소기업으로 봐도 이상할 게 없었다. 자본금의 12배가 넘는 60억 원어치의 공장과 설비 등을 리바트로부터 빌려 쓴 것이다.
또 소피체 일부 상품의 경우 리바트 상표를 그대로 붙여 납품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를 통해 쏘피체는 전체 매출 323억 원의 60% 가까이를 공공조달 시장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이에 대해 오준환 서울가구공업협동조합 상무이사는 “상생을 외치던 대기업들의 실체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라며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도 중기는 너무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 대기업들에게 패널티를 부과해서라도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퇴출이 전부, 손해 볼 것 없는 대기업
중소기업청은 위장 중소기업으로 확인된 36개 기업 명단을 공공구매종합 정보망에 공고하고, 조달청 등 공공기관에 통보해 향후 공공기관이 중기 간 경쟁 입찰에서 참여를 제한하도록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그 이외에 이들을 처벌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올해 9월부터 규정 신설해 이러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최고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라고 하지만 이 정도의 조치로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중기청 역시 현재 일고 있는 지적사항을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대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내부 검토를 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위장 중기를 통해 공공조달을 받았던 소피체의 모기업들은 오히려 당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리바트 관계자는 “위장 중기가 맞든 아니든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면서 “어차피 공공조달시장에서 빠지기로 했으니 사태는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백화점 관계자 역시 “리바트와 관련된 문제일 뿐, 현대백화점과는 상관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때문에 향후 이들에게 어떠한 제재가 가해질 수 있을 지 가구업체를 비롯한 중소기업들의 시선이 어느 때보다 모아지고 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 “노조원들을 패도 돼요?”, “개값은 물어줄게” 발레오만도 사장 동영상 ‘개값’ 후폭풍
발레오전장시스템즈(발레오만도)의 강기봉 대표와 회사의 한 간부가 노조원들을 폭행한 뒤 치료비를 물어주면 된다는 식의 대화를 나눈 동영상이 공개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발레오만도 노조는 “노조원들에 대한 폭행을 용인하듯 말하고 그 손해배상을 ‘개값’으로 표현한 것은 노조원들을 개로 비유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지난 16일 노조가 공개한 동영상 속에는 발레오만도의 한 간부가 강 사장에게 “제가 패도 돼요?”라고 재차 묻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어 이 간부가 “개값 물어주실래요 사장님?”이라고 묻자 강 사장은 “아이 개값이야 언제든지 물어주지”라고 답하고 있다.
해당 동영상은 지난 10일 본관 2층 사장실에서 노조원들을 내려다보며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음 날인 11일 회사가 노조원들을 향해 농약을 뿌리며 대치하던 중 노조원과 용역들의 몸싸움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노조가 카메라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곧 이른 바 ‘개값’ 파문으로 확산됐고 비난의 목소리도 거세졌다. 이와 관련 이시욱 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사측이 조합원들에게 농약을 뿌리고 침탈한 이번 사건은 군사독재 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태욱 노조 법률원 변호사 역시 “발레오만도는 법원이 노조 사무실 출입을 허용하는 판결을 했음에도 지키고 있지 않고 각종 폭력과 단전단수, CCTV 감시 등 한마디로 무법천지에 인권유린을 하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사람에게 농약을 살포하는 행위는 형법상 살인미수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기선 인권활동가는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가 자본의 눈치를 본다는 평가들이 있다. 인권위원회는 노동기본권을 가로막고 인권을 유린하는 발레오만도 행위에 대해 즉각 긴급구제조치 등을 취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다만 이에 대해 사측과 노조측의 주장은 매우 상반된 상태다. 사측은 “모두 노조의 모함”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및 긴급 구제신청을 한 상태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김용국 소장을 비롯한 직원 3명이 지난 16일 오전 발레오만도 회사에서 조사를 벌였다.
한편 이처럼 발레오만도에선 노사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국가인권위와 경찰 등 관련 기관의 신속하고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가구업계 “벼룩의 간을 빼먹는 행태”
리바트측 “이제부터 안 하면 돼” 당당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