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5월 시민사회수석으로 청와대에 복귀한 문 수석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다시 민정수석을 맡겼다. 노 대통령보다 7살 아래인 문 수석은 지난 82년부터 노 대통령과 변호사 사무실을 함께 운영하며 민주화 운동을 전개해온 노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지다.노 대통령은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다”라며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원칙주의자”라고 문 수석을 평가하기도 했다.문 수석은 최근 “내가 청와대를 떠나면 대통령이 너무 적적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노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문 수석은 청와대에서 몇 안 되는 노 대통령의 말벗이자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꿰뚫고 있는 참모다. 문 수석의 민정수석 복귀에 이어 지난 1월 24일에는 이강철 열린우리당 집행위원이 시민사회 수석으로 기용됐다.지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데 큰 역할을 해 ‘왕특보’라는 별칭을 얻게 된 이 수석이 청와대로 들어간 것이다.
지난 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복역했던 이강철 수석은 87년부터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노 대통령의 핵심참모 중 한 사람이다.90년대 초 국민통합추진회의 활동을 하면서 이 수석은 노 대통령에게 대통령 출마를 권유하기도 했다. 이때 노 대통령은 “나 보고 대통령 되라고 하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 수석은 자신의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던 횟집을 팔아 노 대통령의 선거를 도왔다. 그리고 참여정부 출범 이후 그는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이 수석의 청와대 입성을 두고 정치권은 “그가 청와대내의 고유한 영역을 구축하며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왕특보’와 ‘왕수석’은 과거 정권의 2인자들과 닮은 꼴이 많아 노무현 정권의 2인자는 두 수석 중 한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이들의 2인자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과거 정권의 2인자들은 대통령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통령의 마음을 잘 헤아렸던 인물들이다. 이런 잣대로 볼 때 전두환 정권의 장세동, 노태우 정권의 박철언, 김영삼 정권의 김현철, 김대중 정권의 박지원 등이 과거 정권의 2인자로 통했다.문 수석과 이 수석 역시 대통령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노 대통령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참모들로 평가받고 있다.영향력은 문 수석이 이 수석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것이 현재의 중론이다. 그 동안 문 수석이 청와대의 중심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수석이 정무기능도 맡을 예정이어서 이 수석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두 수석 모두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누가 2인자로 등극할 것인지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김정욱 jkim@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