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
[신간안내]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
  • 최은서 기자
  • 입력 2013-07-17 09:59
  • 승인 2013.07.17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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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의 원조, 스위스 은행의 비밀

[일요서울최은서 기자] 버진아일랜드에 은닉한 한국인의 재산이 최대 870조에 이른다는 소식은 사람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겨주었고 이제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같은 용어는 익숙한 말이 되었다. 이 책에서 장 지글러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겉모습과 달리 원조 탈세천국으로 악명을 떨친 스위스의 민낯을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

 
지글러는 스위스 은행이 어떻게 검은 돈을 은닉하고 세탁하는지, 금융가와 공모한 정치가들 때문에 더욱 공고해진 스위스의 비밀주의가 마약계의 대부와 전 세계의 부패한 독재자들의 재산을 얼마나 안전하게 지켜주는지 밝힌다. 장 지글러는 이 책을 발간한 후 살해 위협, 의원 면책특권 박탈, 줄 소송 등의 탄압을 받았으나 온갖 시련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서술로 스위스 은행의 추악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현재 스위스의 비밀주의는 해체될 것처럼 보이지만 검은 돈을 은닉하고 세탁하는 스위스 은행의 행태는 변할 기미가 없다. 장 지글러는 인류를 도탄에 빠지게 하는 검은 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민주적 시민의식의 봉기를 촉구하고 있다.
 
‘1장 검은 돈의 네트워크, 스위스에서는 마약으로 벌어들인 검은 돈을 세탁하는 스위스 은행들의 실태를 보여준다. 스위스에는 마약 자금 세탁과 관련한 형사처벌 규정이 없으므로 지구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세 피난처가 되었다. 장 지글러는 손 놓고 바라보기만 하는 사법 당국 때문에 스위스가 범죄 조직 대부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범죄자의 천국이 되었음을 고발한다.
 
‘2장 피투성이 정원에서는 전 세계의 독재자들이 국부를 빼돌려 부정하게 쌓은 재산을 스위스 은행이 은닉하고, 빼앗긴 국부를 되찾으려는 모든 시도에 비밀주의를 내세우며 독재자들의 재산을 지켜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정한 정치가들이 빼돌린 국부는 해당 국가의 국민들이 마땅히 누려야했던 권리를 빼앗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작업을 돕는 스위스 은행들 또한 범죄의 공모자이며 어린아이들을 제물로 집어 삼키는 몰록 신처럼 아이들의 굶주림, 사람들의 실직과 빈곤 등을 자양분으로 삼아 활동한다는 점을 똑똑히 명시한다.
 
‘3장 국가의 부패에서는 금융가들의 손을 잡은 정치가들이 스위스 은행을 위해 벌이는 입법 방해 행위 등을 조명하며, 은행의 비밀주의를 비판하는 지식인들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가는 스위스의 현실을 폭로한다. 정치인들의 대다수는 은행 이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스위스의 비밀주의를 파헤치거나 해체하려는 지식인들의 시도를 막기 위해 금융계는 정치권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장 지글러는 정의를 위해 항거할 것을 촉구한다. 세계적 규모로 벌어지는 이 같은 금융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봉기하여 금융에 대한 감시망을 만드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국가의 시민들이 뭉쳐 이 같은 부패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지글러는 역설한다.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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