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먹는 장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 하지만 그 말은 수정되어야 할 듯 싶다. 최근 경기개발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지역 외식업의 폐업률이 90.9%에 이른다. 음식점 10곳 중 9곳이 문을 닫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상향 평준화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안일하게 접근한 결과로 해석했다. 보편적인 음식 수준으로 고객을 공략하기엔 그들의 입맛이 한층 더 높아진 것이다. 이에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계들은 높아진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품질의 메뉴와 콘텐츠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웰빙 죽집 ‘맛깔참죽’은 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시켜 성공한 케이스다. 맛깔참죽은 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 모든 메뉴에 MSG를 첨가하지 않으며, 쌀의 핵심 영양소 66%가 들어있는 쌀눈을 그대로 살린 쌀눈쌀로 죽을 만들어 쌀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맛을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맛깔참죽의 전복죽은 다시마를 먹고 자란 완도산 전복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있어 전복의 깊은 맛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다.

미각을 극대화 시켜라
자체 개발한 냉각 테이블로 맥주가 가장 맛있는 온도인 4℃를 유지시켜 큰 인기를 끌었던 ‘가르텐 호프&레스트’의 모기업 ㈜가르텐이 그 주인공이다. ㈜가르텐은 가르텐 호프&레스트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그 인상적인 냉각 테이블을 회전문 프랜차이즈 ‘사도시’에 도입했다. 사도시에서 사용하는 냉각테이블과 회 전용 냉각접시는 회의 온도의 4℃로 유지시켜 시간이 지나도 신선한 회를 즐길 수 있다.
‘펀 비어킹’ 역시 자체 개발한 용기와 생맥주 타워잔으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시원하게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펀 비어킹은 맥주와 가장 어울리는 안주인 치킨에 다른 메류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Half & Half 치킨 반 + 안주 반’ 세트메뉴를 내놓아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 맥주의 자존심, OB골든라거에서 런칭한 ‘OB골든라거 펍’도 특수 제작한 테이블과 용기로 공장에서 막 짜낸 듯한 신선한 맥주 맛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기포와 거품, 온도를 효과적으로 유지시키는 첨단 기술을 테이블에 탑재해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변함없는 신선함을 즐길 수 있다.
‘오코노미 벙커21’은 교육 시스템과 조리기술로 맛을 극대화시킨 케이스다. 오코노미 벙커21은 단순히 일본을 흉내내던 기존 철판요리전문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 현지의 기업체와 업무 협약을 맺고, 일본 현지에서 직접 교육받은 전문가들이 음식을 요리한다. 또한 또한 신선한 재료를 높은 화력의 닷찌(철판)위에서 짧은 시간에 조리해 재료 본연의 맛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콘텐츠로 공략하라
오사카식 일본 음식전문점 ‘아리가또 맘마’는 일본 유스호스텔을 연상시키는 카페형 인테리어로 오사카에 방문한 듯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두 달에 한 번씩 일본 오사카를 방문해 직접 구입한 장난감과 기념품, 일본 여행 가이드 북, 일본 여행 지도 등으로 매장을 꾸며 매장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퇴장할 때까지 일본을 여행하는 느낌을 주는 스토리텔링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또 돈까스, 라멘, 돈부리, 우동, 소바, 커리 등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35여 가지 다양한 식사 메뉴뿐 아니라 오코노미야끼, 고로케, 치킨가라아케 등 에피타이져 메뉴에 커리주문시에는 왕새우, 햄버그, 민치까스 등 토핑도 가능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세계맥주할인전문점 ‘쿨럭’은 독일, 중국, 덴마크, 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의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다양한 맥주를 타 브랜드 매장보다 최대 30~40% 정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또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며 색다른 이미지를 느낄 수 있으며, 인도와 중동 지역의 특산품인 시샤(물담배)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젊은 층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야들리애 치킨’은 최근 트렌드에 맞는 카페형 인테리어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테이블, 의자 등을 고객들이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교체한 것은 물론 고급스러운 외벽과 조명 등으로 매스티지 치킨전문점을 선도하고 있다.
야들리애 관계자는 “지역 화가들을 섭외해 그 지역에 어울리는 사진을 게재하는 등 ‘홀 갤러리’ 연출도 구상중에 있다”며 “단순 외식업이 아닌 외식문화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문화 음식으로 승부하라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동남아시아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면서 다양한 아시아 음식으로 고객을 공략하려는 움직임도 증가하고 있다.
오리엔탈 레스토랑 ‘오리스’는 6000~8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대에 동남아시아 전통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오리스는 팟팻탈레(매콤한 타이 해물 볶음), 나시고랭(인도네시아 치킨볶음밥), 팟타이꿍(새우 팟타이) 등 총 20여 개의 동남아시아 음식을 판매한다. 원목 위주의 인테리어와 파스텔 톤의 화사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감각적인 내부 디자인으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퓨전 아시안 음식전문점 ‘라이스스토리’는 쌀 문화권의 다양한 아시아 음식을 선보인다. 베트남 쌀국수, 몽골식 볶음밥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한 아시아 각국의 음식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모든 식재료를 제철 채소와 국내산 재료로 조리해 다이어트와 웰빙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메뉴 선택을 다양화하라
고객의 입맛이 다양화되면서 정형화된 메뉴 구성에서 벋어나 소비자들의 메뉴 선택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새로운 전략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치킨전문점 ‘티바두마리치킨’는 컨슈머리즘 상품의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티바두마리치킨은 한 마리는 부족하고, 두 마리는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2003년부터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라는 콘셉트로 치킨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티바두마리치킨은 현재 400호점 돌파를 목전에 앞두고 있을 만큼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치킨프랜차이즈 ‘치킨퐁’은 치킨만 취급하던 기존의 치킨전문점과는 달리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피자, 소세지, 베이컨 말이 등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함께 판매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치킨퐁의 이 같은 변화는 주점의 연장선이라 여겨지던 치킨전문점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이 같은 다양한 메뉴 변화는 보다 광범위한 고객층에게 어필되어 가족 외식, 데이트 코스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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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소장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