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홍문종 VS ‘직능’ 유정복 이상기류
‘조직’ 홍문종 VS ‘직능’ 유정복 이상기류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3-07-08 15:35
  • 승인 2013.07.08 15:35
  • 호수 1001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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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유정복 지사 출마?…정이 안가”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 두고 당청 불협화음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박근혜 캠프의 양대 축이었던 조직의 홍문종 사무총장과 직능의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일등공신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위치는 다르다. 유 장관은 ‘포스트 박근혜’로 거론되는 반면, 홍 사무총장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선 때부터 제기됐던 ‘불협화음’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누구보다 박근혜 정부 성공에 앞장서야 될 두 사람이 대선이 끝난 지 7개월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한 데 대한 비판론도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먼저 홍문종 사무총장이 유 장관을 먼저 겨냥했다. 그는 유 장관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더라도 공천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사적인 자리에서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대웅 기자/photo@ilyoseoul.co.kr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사석에서 “청와대에선 유정복 장관이 내심 경기도지사 지방선거에 출마해서 친박 체제를 강화시켜 주기를 원하는 것 같다”면서도 “유 장관은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도 유대감을 나타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예전부터 늘 '독고다이' 스타일이 강해 정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찍었으니 공천은 따 놓은 당상”이라며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누가 기분이 좋겠나. 그리고 설령 청와대가 찍어 내린다고 해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계에서 소문이 파다한 유 장관의 ‘경기도지사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셈이다. 여기에 더해 청와대 참모들이 당 지도부를 무시하고 있는 듯한 태도에 대해 일종의 불만을 표출,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당청관계에 변화가 예고된다.

청와대에서 찍었으니…

유 장관의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로 출마하는 시나리오가 청와대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유 장관의 안행부 장관행도 전국 17개시도 자치단체장과 유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경기도지사 자리는 대권출마를 위한 지름길로 여겨지고 있는 데다 '친박 구심점'으로 유 장관이 떠오른 것이다.

일단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로 당-청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청와대가 당을 하수인으로 보고 있고, 식물 국회로 만들었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다. 당-청의 소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청와대에서 내리 꽂는 인사에 대해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 측근들이라는 사람들이 여당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며 “대통령 주변에 예스맨들만 있으니 이번에 윤창중 같은 인사 파동이 난 것 아니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유 장관 등은 박 대통령에게 믿음직스러운 참모일지는 모르나, 대통령을 똑바로 보좌하려면 대통령 이외의 1등 공신들에게도 상황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긴밀한 소통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유 장관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절대 '오버'를 하지 않는다. 비서실장으로 박 대통령 곁에 있는 비결이다. 따라서 유 장관은 박 대통령의 오더만 있다면 경기도지사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당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사무총장이 돈과 공천권 등 여러 가지를 손에 쥐고 있는데 그 자리를 홍문종 의원이 맡고 있다.

특히 홍 사무총장과 유 장관은 대선 캠프 당시부터 관계가 서먹서먹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선 캠프 때 홍 사무총장이 조직총괄본부장을 맡는 것을 유 장관이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홍 사무총장과 유 장관은 사사건건 부딪혔다. 결국 유 장관은 홍 사무총장에게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홍 사무총장과 함께 대선을 뛰었던 한 관계자는 “대선 당시 유 장관을 만나고 온 날, 홍 사무총장은 ‘유 장관이 나한테 사과했다’는 발언을 했다”면서도 “두 사람의 앙금은 여전하다”고 귀띔했다. 본선에서도 조직과 직능간의 불협화음이 계속됐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도당 위원장 선거 두고 신경전

최근 유 장관과 홍 사무총장이 간접적으로 대결을 벌인 선거가 있다. 바로 경기도당 위원장 선출이다. 서청원 고문의 측근인 노철래 의원이 유 장관의 적극적 지원을 받아 도당 위원장으로 나섰지만 홍 사무총장 등이 노 의원을 반대하면서 고희선 전 의원이 추대됐다. 결과적으로 추대 형식으로 선출되면서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홍 사무총장과 유 장관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서 고문과 유 장관은 매우 가깝다. 대선 끝난 이후 청산회 연말 회식자리에 유 장관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서 고문은 ‘우정이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라고 말했고, 이에 유 장관은 ‘우정을 배신하는 건 인간이 아니다’라고 화답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때문에 노 의원을 반대한 것은 두 사람의 해묵은 갈등 때문에 불거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특히 홍 사무총장이 노 의원을 반대한 배경은 인사 때문이란 말도 나온다. 당초 대선 캠프에서 조직파트에 근무했던 인사들은 공직희망신청서를 받아놨고, 자체적으로 순번을 정해 놨다. 그리고 ‘헤쳐모여’를 할 계획이었지만 계획됐던 대로 공신들을 챙기지 못했다. 홍 사무총장이 자신들의 측근들을 챙기기 위해 반대했다는 말도 들린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노 의원을 반대한 절대적인 이유는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을 가능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도당위원장의 경우 측근들을 대거 심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 매력적이다”며 “표면적으로 친박연대 부활 등의 이유로 반대했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들의 인사를 심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라고 밝혔다.

한때 대선공신들을 챙기기 위해 홍 사무총장은 박 대통령에게 건의, ‘눈빛 레이저’를 맞고 곤경해 처한 홍 사무총장의 대반격일 것이라는 기류도 있다. 따라서 청와대 참모들이나 정부 요직 인사들이 당 지도부를 무시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바꾸지 않는 이상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불만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무조건 내려 꽂는다고 해서 무조건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7122love@ilyose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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