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4대 팬클럽 현주소
박근혜 대통령 4대 팬클럽 현주소
  • 안은혜 기자
  • 입력 2013-07-08 10:23
  • 승인 2013.07.08 10:23
  • 호수 1001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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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관리 안하는 사연…”

▲ 사진<정대웅 기자>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 | 안은혜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팬클럽은 역대 정치인 가운데 가장 많다. 의원 시절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박 대통령의 팬클럽은 통합되기도 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숫자 파악이 어려울 정도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은 4대 팬클럽으로 불리는 ‘호박가족(임산 대표)’, ‘근혜동산(김주복 대표)’, ‘박사모(정광용 대표)’, ‘근혜사랑(김종규 대표)’이다. 회원 수만해도 15만이 넘는 조직력을 자랑한다. 지난 대선전에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故 이춘상 보좌관이 온라인 홍보와 팬클럽, 후원단체 관리를 담당했었다. [일요서울]은 호박가족, 근혜동산 등 박 대통령의 팬클럽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청, “우려하는 시선이 있지만 모임을 막을 수는 없어”
호박가족, “청와대와 교류 있다” 근혜동산, “교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4대 팬클럽 중 하나인 호박가족의 임산 대표는 지난 7월 3일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 당선)성취하고 난 뒤라 힘이 좀 빠진 상태다. 활동이 예전만 하진 않지만 지금도 꾸준히 소외계층, 노인을 찾아가는 봉사활동 동호회 등이 활발하게 활동 하고 있다”며 “매년 연말 다른 단체들을 합류시켜 박 대통령과 함께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를 진행했었다. 작년은 대선 선거법 때문에 못했지만, 올해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호박가족을 공식 팬클럽으로 명명하면서 한 가지 부탁한 것이 바로 자원봉사다. 첫 해에는 호박가족과 박 대통령만 함께 했지만 이듬해부터는 박사모, 근혜사랑 등 박 대통령의 다른 팬클럽도 함께 하고 있다.

같은날 근혜동산의 김주복 대표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근혜동산은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팬들의 모임으로서 온오프라인 10만 명과 함께 작년 대선까지 열심히 활동했고, 박근혜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5년 동안 힘을 모을 것”이라며 “그동안 봉사활동이 근혜동산의 주였다. 각 지역 본부별로 매달 첫째 주 주말은 산행, 셋째 주는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또 본부별로 모여 박 정부의 정책이나 다양한 일을 조직해서 서로 공유하고 온라인 SNS 등을 통해 잘못된 부분들을 바로잡기도 하고 홍보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사모’와는 안 만난다”

이처럼 박 대통령의 메이저급 팬클럽들은 조직력이 탄탄하다. 각 지역별 회원들끼리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내부적으로 선거를 통해 대표를 선출해 매년 창립행사도 열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한 팬클럽은 창립대회를 위해 대전의 한 체육관을 통째로 빌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기간 동안 고비가 있을 때마다 흔들리지 않는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팬클럽 조직력의 영향이 컸다.

박 대통령의 팬클럽 중 가장 대표적인 단체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다. 박사모는 지난 2004년 정광용 회장이 인터넷 카페로 시작해 현재 온라인회원이 7만여 명에 달하는 박 대통령의 최대 팬클럽이다.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유세장 곳곳을 찾아다니며 박 대통령에게 큰 힘을 보탰다.

때문에 일반인들은 박사모가 박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은 호박가족이다. 이 두 단체와 함께 근혜동산, 근혜사랑, 뉴박사모 등이 박 대통령의 5대 팬클럽으로 꼽힌다.

2008년 창단한 호박가족은 박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으로, 20여 개의 팬클럽을 합친 만큼 회원 수 8만 명으로 규모가 크다. 2007년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치렀다. 팬클럽 수는 이 대통령에 비해 많았지만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시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는 이 대통령으로 결정됐다. 10여 년 전부터 박 대통령과 알고 지냈던 임산 대표는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대책의 일환으로 팬클럽을 통합했다.

호박가족의 임산 대표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2007년 대선에서 지고 나서 많은 팬클럽들이 있었는데, 너무 자기들끼리 경쟁이 과열되어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느껴 하나의 공식 팬클럽으로 호박가족이 탄생하게 된 것”이라며 “박 대통령께 말씀드리니 ‘좋은생각’이라고 하셔서 근혜동산, 박사모, 근혜사랑 등의 단체를 아우르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 팬클럽이 난립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절감하고 팬클럽의 통합을 추진한 것. 이후 주요 5개 단체는 매달 대표자회의 및 실무자회의를 열어 박 대통령을 도울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하며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근혜동산의 김주복 대표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근혜사랑 김종규 대표와 호박가족 임산 대표와는 매달 모인다. 박사모의 정광용 대표와는 교류가 없다.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고, 목표는 같아도 박사모의 활동 방법이 우리와 다르다”며 “모임에 한두 번 나오다 지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고 전해 여전히 통합은 쉽진 않아 보인다.

2008년 9월 사무실 개소, 그해 11월 16일 공식 출범한 근혜동산은 출범 3개월 만에 충남, 부산, 대전 등 6개의 지역본부 창립, ‘근혜동산FC’를 창단하는 등 조직의 틀을 갖춰나갔다. 2009년 1월 개설된 근혜동산 홈페이지는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근혜동산은 작년 12월 23일 회원들에게 창립 목적인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달성했다며,  백의종군 초심으로 그림자처럼 나라를 위해 봉사하며 ‘성공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함께 하자고 했다.

팬클럽 대표단 교류 계속

박 대통령의 주변에서는 박 대통령의 팬클럽들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모임을 막을 수는 없는 형편이다. 현재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들을 관리하는 민정수석실은 박 대통령의 팬클럽까지는 관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작년 대선 전까지는 박 대통령을 15년 간 그림자처럼 보좌해 온 핵심 측근인 故 이춘상 보좌관이 박 대통령의 팬클럽들을 관리했었다. 이 보좌관은 이재만 보좌관,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등과 함께 박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1998년부터 보좌해 왔다. 이 보좌관은 주로 IT 분야를 담당했다. 지난 총선 때는 SNS를 총괄하며 보수 논객을 결집시켰고,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SNS 메시지 관리, 온라인 홍보와 팬클럽, 후원단체 관리 등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춘상 보좌관은 불의의 사고로 박 대통령의 당선을 보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초 유세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일요서울]이 호박가족 임산 대표에게 확인한 결과 “매달 주요 5개 단체 회장단 회의를 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만남을 가졌다. 내가 간사를 맡고 있으면서 방향성을 논의하며 맞춰오고 있다. (대통령 측과)연락하고 주기적으로 움직이고 계신 분이 있다”며 “누구라고 말씀드릴 수 없지만 교류를 계속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근혜동산 김주복 대표는 “이 보좌관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팬클럽 관리를 담당 했었는데, 사고 이후에는 따로 관리하지는 않고, 근혜사랑 김종규 대표와 호박가족 임산 대표와 매달 모이는 것으로 대신한다”며 박 대통령과의 교류가 있는지 묻자 “그렇진 않다. 다만 우리가 팬클럽의 온라인 카페도 운영하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안보더라도 보좌진들은 우리의 활동을 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은혜 기자 iamgrac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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