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 비리 의혹 문건 단독 입수
- 수퍼갑 KT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 청소용역업체, 매출 120억원 날라가고 실직사태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KT 이석채 회장관련 비리 의혹을 담은 문건을 <일요서울>이 단독으로 입수했다. 총 A4용지 8장으로 이뤄진 이 문건은 ‘KT 이석채 회장 비리 의혹설 정리’라는 제목으로 이 회장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을 담고 있었다.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어 20년 넘게 KT 고위직에 근무하다 최근 회사를 나온 A씨에게 문건의 진위 여부를 직접 만나 확인했다. 그 결과 대부분이 사실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이 고위직 인사는 “앞으로 KT 이석채호가 기존의 방만한 경영과 부실이 지속될 경우 2년안에 무너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마저 내놓았다. 이에 본지는 KT 경영정상화 일환으로 ‘흔들리는 KT 기로에 서다-1편’ ‘KT 일감몰아주기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다룬다. 이어 ▲ 방만한 경영 실태 ▲ 도덕성 검증대 오른 CEO ▲ 해외법인을 둘러싼 의혹 등 시리즈로 싣을 계획이다. 특히 10만 KT직원과 40만 KT 가족들의 생존권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일요서울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제보도 기대해 본다.

KT 이석채 회장 5대 비리의혹 담겨져
이처럼 항간에 떠돌기만 했던 이석채 회장 비리 의혹관련 소문은 급기야 문건으로 만들어졌다.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한 ‘KT 이석채 비리의혹설 정리’ 문건은 이 회장의 주요 경력을 시작으로 ▲ 방만경영 ▲ 전현직 직원들이 제기하는 비리 의혹 ▲ 특이 여론 ▲ 인사전횡 ▲ 배임 및 비리혐의 등 총 5개 파트로 이뤄졌다. 그 중 전현직 KT 직원들이 제기하는 비리 의혹 관련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의혹’관련 KT 청소용역회사인 굿모닝에프가 경영에 심각하게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굿모닝에프는 2001년부터 KT 사옥과 시설물에 대한 경비, 청소를 대행했다. 굿모닝에프는 설립당시 한국통신 자회사로 한국통신산업개발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로 KT가 19%의 주식을 보유했다. 2009년 기준으로 KT 건물 403개의 시설관리와 미화업무를 수행하며 4000여명의 경비원, 청소원을 고용할 정도로 잘 나가던 회사였다.
하지만 2009년 KT는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돌연 사업다각화란 명목으로 자회사 KT 텔레캅 아래 KFNS라는 손자 회사를 설립했다. 굿모닝에프와 같은 청소용역 업체다. 설립한 첫해 이 신생회사는 굿모닝에프가 하던 일감의 절반 가량을 빼앗아갔다. 2010년에는 나머지 30%를 빼앗아 손자 회사에게 줬다. 하도급 계약도 애초 KT에서 KTF 다시 KT텔레캅을 통해 계약하면서 수수료를 올리고 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구사했다.
급기야 KT는 수의계약의 관행을 깨고 2013년 제한적 경쟁입찰을 도입해 굿모닝에프를 완전히 배제시켰다. 굿모닝에프 관계자는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2009년 300억원대 매출이 해가 갈수록 급감해 결국은 KT 손자회사에 내줬다”면서 “폐업 직전”이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그는 “올해 KT에선 위탁용역을 KT estate로 다시 넘기고 이 회사가 제한경쟁입찰제를 통해 우리회사를 완전히 배제시켰다”며 “대신 매출 1조원이 넘는 삼성애버랜드가 들어와 입찰가만 더 떨어뜨려 청소원과 경비 아저씨들 임금만 줄게 만들었다”고 억울한 심경을 내비쳤다.
현재 KT 에스테이트가 제한경쟁입찰제를 통해 삼성 애버랜드, KFNS, KS mate, KSNC 등 4개 업체가 용역업체로 선정됐다. 특히 KT 손자회사인 KFNS에 KT가 보유한 19% 주식마저 넘기면서 사실상 상당한 물량을 KFNS가 독차지하고 있다. 한편 굿모닝에프가 배제된 배경과 관련해 굿모닝에프측은 정치 보복으로 해석했다.
이 인사는 “경북 성주 출신인 이석채 회장이 YS정권 때 잘나가다 DJ 정권하에서 숨죽여 지냈다”면서 “김현철 라인이기도 한 이 회장이 이명박 정권하에서 KT 회장에 취임해 호남 출신 사장이 있는 우리 회사에 정치적으로 보복 성격이 강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무엇보다 그는 “사실 우리회사의 모회사가 한국통신산업개발로 지금의 KFNS와 마찬가지 성격의 회사였다”며 작금의 상황에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KT 렌털 매출 급성장 ‘일감몰아주기’?
현재 굿모닝에프는 공정거래위원회에 KT를 고발한 상황이다. 하지만 기간이 무려 6개월이나 걸릴 예정으로 이석채 회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이상 기회가 없을 것으로 체념하고 있다. 이 회사는 KT로부터 그동안 120억 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사라지면서 경영난에 처했다. 이는 곧바로 직원들의 실직사태를 가져왔고 청소원, 경비원마저 사직서를 쓰는 등 도미노 실직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2010년 이석채 회장의 경복고 동기가 사장으로 있는 금호 KT 렌트카(KT 렌탈 이희수 사장) 역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금호 렌트카는 KT가 인수한 이후 매출 4천700억 원짜리 회사에서 매출 7천억대 회사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KT 본사와 계열사, 그리고 하청업체 등 KT와 관련된 임직원들의 대거 일감을 몰아준 게 일정정도 한몫했다는 의심을 동종 업계로부터 받고 있다.
한편 이석채 회장 비리 의혹을 담은 문건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관련해 해명을 듣기위해 <일요서울>은 7월5일 KT 비서실에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KT 비서실은 ‘회의중’이라는 이유로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기자의 연락처를 남겨뒀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다. KT 홍보실관계자 역시 “담당자가 아니다”, “문건이 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 “알아보고 전화하겠다”고 석연치 않은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손자회사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이어 KT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겹치면서 곤혹스런 처지에 몰렸다. KT가 휴대폰 위장 계열사를 만들어 골목상권 영세 판매상과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작년 6월 자회사 KT M&S를 이용해 역시 손주회사격인 IT's(이하 이츠)라는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회사 대표 역시 KT M&S의 직원이었던 임모씨가 맡았다.
이츠는 서울 목동.압구정, 양재점, 경기도 일산 등 수도권 지역 22곳에서 휴대폰 직영 판매점을 두고 있고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츠라는 브랜드명도 KT가 만들어주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KT 이회장 관련 ‘쉬쉬’ 문건 금시초문
특히 휴대폰 판매상이 영세 자영업자로 통상 권리금과 보증금을 내고 매장을 임대하고 매장 인테리어도 자기 돈으로 한다. 무엇보다 KT M&S는 자본금이 1000만원에 불과한 이츠가 판매점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운영비 명목으로 1억5천만원을 선지급했고 사업장 임대보증금과 권리금도 대주었다.
특히 거대 공룡 통신회사가 휴대폰 단말기까지 팔기위해 영세 상인들이 다수인 휴대폰 판매점에 뛰어들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동종 업계에서조차 곱지 않은 눈총을 받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휴대폰을 싸고 저렴하게 공급하면서 KT가 자회사를 통해 불법 보조금을 풀었다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측은 언론을 통해 “골목상권에 뛰어들 의도는 없었다”, “KT와 관계가 있으면 이츠가 불이익을 받을까 일정기간 숨겼다”, “사업 자체를 정리할 수도 있다”고 입장만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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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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