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윤락’
일부 생활정보지들은 대행서비스의 영역을 두고 ‘결혼대행’, ‘이벤트’, ‘부담없는 만남’, ‘편안한 만남’등의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여러 생활정보지를 검토한 결과, 매주 대략 20건에서 많게는 30건까지 이러한 광고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이들 광고는 지면상으로는 결혼대행 및 미혼 남녀의 건전한 단순 데이트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들 업체 중 일부는 성관계를 목적으로 한 ‘신종 윤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당일만남’, ‘비밀보장’
업체들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내어 남성들을 현혹시키는 동시에 영업의 발판이 되는 여성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업체들이 게재하는 광고의 내용은 ‘당일만남’과 ‘비밀보장’으로 포장하고 있다. 실제로 광고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당일만남’ ‘비밀보장’ ‘매너용모A급’ ‘여대생’ ‘모델’등의 내용을 싣고 있다. 또한 ‘고액알바’나 ‘여성상담 환영’이라는 문구도 빠지지 않는다. 업주들은 원하는 남녀를 연결해주고 소개료 및 알선료 형식으로 일부를 챙기는 방식이다.
입맛대로 고른다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낸 몇몇 업체들은 한결같이 “엄청나게 많은 여성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며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고 말한다.실제로 한 업체는“대략 80%는 취향에 맞는 애들로 보내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여성들의 신상 또한 다양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들은 신체조건 및 외모 수준에 따라 등급별로 나뉘는데 소위 특A급은 차만 마시는데에도 20만원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모 업체 관계자는 “신장 170이상은 기본이고 몸매가 상당히 괜찮은 전직 모델출신도 있다. 이러한 특A급의 경우 가격이 비싼만큼 외모는 연예인급”이라고 귀띔했다.
여대생, 대학원생, 미시까지
여러 업체에 문의한 결과,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이한 사실은 여성회원들 중 소위 ‘직업여성’이 없다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들은 회원의 신상에 대해 한결같이 그야말로 평범한 ‘일반여성’이며 연령은 평균 20세부터 40대 초반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업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주로 연령대와 외모에 비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모 업체 담당자는 “보통 수준 외모의 경우 20대는 15만원선, 30대 이상은 13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모 결혼대행업체 관계자는“용돈을 벌려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 반이상이며, 이들중에는 명문대생도 있다”고 전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여성 회원들 중 주부들도 있다는 사실이다. 업체 관계자는 “소위 미시들도 많은데… 이들의 경우 주로 주말부부로서 남편이 없는 틈을 타 아르바이트삼아 일하는 여성’이라 언급했다.
사귀는건 절대 안돼.잠깐 엔조이만…
‘2차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업체 관계자는 ‘당연히 2차가 포함된 가격’이라며 ‘데이트 시간은 두 사람이 합의해서 정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잠깐 데리고 노는 것만 된다. 즉 순전히 ‘엔조이’만 가능하다는 말이다. 사귀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남녀가 2차를 기본으로 하다보니 쉽게 정드는 부분도 있다”며 “간혹 손님과 눈맞아 말없이 잠적하는 경우가 있는데 회사로서는 막대한 손해”라 귀띔했다.
생활정보지측 “전혀 몰랐다”
이처럼 돈으로 성을 팔고 사는 ‘거래’가 인지도 높은 생활정보지의 광고면을 버젓이 차지하며 성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정보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결혼 및 만남주선을 표방한 광고들 중 많은 부분이 윤락으로 연결되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모 생활정보지의 광고 담당자는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다른 생활정보지의 관계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무 광고나 게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렇지는 않다”거나 “허가된 업체만 게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생활정보지 측은 “그런 광고들이 윤락과 이어지는 것인줄은 전혀 몰랐다”며 “문제가 됐다면 조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지껏 그러한 광고로 인한 피해 사례가 접수된 건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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