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컴퍼니 파문
페이퍼컴퍼니 파문
  • 박수진 기자
  • 입력 2013-07-01 10:36
  • 승인 2013.07.01 10:36
  • 호수 1000
  • 2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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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한진가, CJ 다음 타깃?

작년 초 금융정보분석원 비정상적 자금 흐름 포착해 검찰 통보
검찰 수사 대비해 대형 로펌 2~3 군데 접촉 중이라는 소문도

[일요서울ㅣ박수진 기자] 한진그룹이 사면초가에 놓일 위기에 처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면서 정부의 고강도 검증을 통과한 문제없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그러나 CJ그룹에 이어 다음 검찰 수사 대상에 범한진가(家)가 거론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최근 잇달아 드러난 한진해운의 페이퍼컴퍼니 파문이 범한진가 전체로 퍼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금융정보분석원(FIU)이 CJ를 비롯해 한진그룹에 대해도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을 포착해 검찰에 통보한 바 있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봤다.
 

최근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범 한진가가 CJ그룹 다음 검찰 내사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범 한진가 역시 만약에 있을 수도 있는 검찰 수사에 대비해 대형 로펌 2~3 군데를 접촉 중이라는 소문이다.
일각에서는 범 한진가가 리스트에 오른 데에는 비영리 독립언론단체인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밝힌 한국인 조세피난처 명단에서 세금회피 인사 다수가 한진가 사람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찰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세금회피가 한진해운만의 문제가 아닌 한진그룹, 한진중공업, 메리츠증권 등 범 한진가 전체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6월 뉴스타파에 따르면 김영소 전 한진해운 상무는 2001년 9월 6일 한진해운 서남아지역 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조용민 전 한진해운홀딩스 사장과 함께 조세피난처로 불리는 사모아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게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중개한 곳은 ‘USB 홍콩지점’으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故 조중훈 전 회장 역시 이곳의 소개로 2008년 10월 조세피난처에 피에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현직 회장과 전직 임원들 모두 이 지점을 통해 유령회사를 설립한 셈. 이들은 페이퍼컴퍼니 등록대행 업체인 PTN사가 미리 만들어 놓은 ‘로우즈 인터내셔널(Rohdes International     Limited)’이라는 페이퍼컴퍼니의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등기이사는 ‘덱트라’라는 이름으로 등록해 실소유주를 숨기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뉴스타파는 사모아에 설립된 이 의문에 페이퍼 컴퍼니가 故 조 전 회장과 관련된 회사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혹도 제기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 6월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하와이로 원정 출산을 떠나면서 검찰의 의구심은 더욱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타격 입나

문제는 만약 검찰의 내사가 사실일 경우 지난달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으로 중국에 함께 동행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즉 한진그룹이 입게 되는 타격은 범 한진가 중에서도 가장 클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방중은 지난 방미 때와 달리 많은 기업들이 욕심내던 자리이다. 이는 중국이 한국 전체 수출 물량의 30%를 차지하며, 지난해 기준으로만 교역 규모가 2151억 달러 수준에 이르는 등 우리나라 최대의 교역 대상국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중국은 고속 성장과 수출 위주에서 내수 위주로 전환 중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저임금을 노린 제조업이 아닌, 내수나 서비스업 위주의 진출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예외는 아닌 셈. 특히 대한항공은 중국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하는 실정에 놓여 있다. 최근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항공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도 정기노선은 물론 노선을 신설하는 등 중국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다음 달 부산~중국 난징 노선 신설은 물론 138석 규모의 B737기종을 투입해 주 4회 운항할 예정이다. 난징 노선이 개설되면 대한항공은 총 30개(홍콩 포함)의 중국 노선을 운영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중국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가운데 한진해운에서 불거진 검찰 내사가 대한항공으로까지 번질 경우 그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현재 외부에서는 조 회장이 박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면서 대한항공이 정부의 고강도 검증을 통과한 문제없는 기업이라는 인식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한공 측은 “처음 듣는 이야기”이라며 “대형로펌 접촉설 등은 올해 초부터 기업 조사가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자 함께 떠도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soojin6027@ilyoseoul.co.kr

박수진 기자 soojin60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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