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LED실력 “영 아니네~”…빗나간 투자판단에 재무 ‘빨간불’
LG이노텍 LED실력 “영 아니네~”…빗나간 투자판단에 재무 ‘빨간불’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3-07-01 09:10
  • 승인 2013.07.01 09:10
  • 호수 1000
  • 3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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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LG이노텍(대표 이웅범·사진)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해 회사 실적과 자금줄에 적신호가 켜졌다. 게다가 계열사를 받쳐줄 그룹마저도 세무조사와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숨죽이며 자금 지원을 미루고 있다. 결국 LG이노텍 스스로가 일부 사업부를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할 처지에 놓인 현황을 진단해봤다.

 

부채 늘어 발 동동이웅범 대표 어디에 집중해야?”
계열사 받쳐줄 그룹도 세무조사공정법 개정으로 흔들

LG이노텍의 LED 사업은 이미 기대치에서 많이 벗어난 상태다. 앞서 LG이노텍은 2009~ 2010LED에만 15000억 원가량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현재는 시장 자체가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넘어가면서 LED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현재 LG이노텍의 LED 부문은 총매출의 20%를 차지하며 이중 90%TV에 집중돼 있다. OLED의 경우에도 같은 계열사인 LG전자에서 경쟁사보다 먼저 기술을 적용해 출시했으나 그리 뛰어난 실적은 아니다. TV 시장 자체가 역성장하고 있어 신기술이라고 해도 혁신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 탓이다.

결국 수익도 내지 못하는 부문에 과도한 자금을 차입함으로써 재무구조는 말할 수 없이 악화됐다. LG이노텍의 지난 1분기 부채비율은 295.9%로 지난해 4분기 285.3%보다 10.6%포인트가 늘었으며 전년 동기대비 97.3%포인트가 상승했다.

그나마 실적을 받쳐주고 있는 휴대폰용 부품 사업도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 매출의 절반가량이 애플사와 LG전자로 집중된 탓에 대외적인 영향을 받기 쉬워서다. 게다가 최근 애플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에 발주하는 물량을 30% 축소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우려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이노텍의 실적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달 27LG이노텍의 2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를 다소 하회하지만 3분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지목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2분기 영업이익은 272억 원으로 기존 전망치보다 낮아 다소 부진할 것이라며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카메라 모듈 매출이 전분기보다 소폭 감소한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LED의 경우 조명 매출은 증가했지만 백라이트의 제품 믹스 악화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지난날의 영광 어디에

LG이노텍이 몸담고 있는 LG그룹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세무조사중인 LG디스플레이와 LG상사가 지난해 LG전자 세무조사 결과를 답습할지도 관건이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 2월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뤄졌다. LG상사의 경우 국세청이 지난 4월부터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LG전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 올해 초 1000억 원대의 세금을 추징한 바 있다.

국세청뿐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도 LG그룹을 주시할 예정이다. 최근 논의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에서 일명 통행세와 관련된 새 항목이 신설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LG그룹을 들여다보면 계열사마다 개인특수관계인의 지분이 많이 분산돼 있다. 향후 공정거래법 강화로 특수관계인 매개 거래 행위가 불공정거래 범주에 포함되면 LG그룹은 꼼짝없이 걸려든다.

특히 LG상사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LG가 친인척 44명이 2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LG서브원은 지주회사인 ()LG100%를 갖고 있다. ()LG도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친인척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일부 사업 매각하나

이런 연유로 뒤숭숭한 LG그룹은 LG이노텍에 대한 자금지원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G이노텍이 기판소재 및 전장부품부문 내 일부 사업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만약 해당 사업들을 매각할 경우 LG이노텍은 최대 1조 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을 내놓는다 해도 흥행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M&A 시장에서는 해당 사업들의 매력도를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재무구조 악화와 실적 부진은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계속해서 잘못된 투자 판단이 이어지면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며 든든히 계열사를 받쳐줘야 할 그룹 역시 흔들리면서 향후 LG이노텍의 사업부 매각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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