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특정부위’에 꽂힌다고?
인체의 ‘특정부위’에 꽂힌다고?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13-06-24 11:13
  • 승인 2013.06.24 11:13
  • 호수 999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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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류계 여성이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

[일요서울 ㅣ 서준 프리랜서] 이제 막 룸살롱에 맛을 들였거나, 혹은 현재 한창 룸살롱에 중독되어 있는 남성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가씨들이 좋아하는 남성 스타일이다. 물론 룸살롱이라는 곳이 자기 돈 내고 아가씨와 즐기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자의 마음을 빼앗고 싶은 남성의 본능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남성들은 ‘돈 낸 것 이상’을 원하게 되고, 이를 통해 아가씨들을 사로잡아 또 하나의 ‘로맨스’를 꿈꾸기도 한다. 그렇다며 정말 아가씨들은 어떤 스타일의 남성 손님을 좋아하는 것일까. 물론 일반적인 여성들의 부류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화류계 여성이라는 점에서는 또 다른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취재진은 룸살롱 아가씨들에 대한 집중 인터뷰를 통해 그녀들이 좋아하는 남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실 룸살롱 아가씨들도 일반 여성과 남성을 보는 눈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다. 외모라든지, 혹은 성격이라든지 여러 가지 면에서 공통점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들이 ‘화류계이기 때문에’ 다른 특성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친절한 남성에 대한 판타지’이다.
사실 일반 여성들도 친절한 남성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이상향’에 속하기는 힘들다. 친절하면 좋기는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상대방을 좋아할 수 있는 덕목은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화류계 아가씨들은 조금 독특한 상황에 처해있다. 자기의 돈을 들여서 아가씨들의 시간을 사고, 그래서 이른바 ‘갑질’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가씨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갑질에 무척 민감하다. 특히 성적인 부분에서의 치욕감 등은 그녀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기도 하다. 반면 일반 여성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면서 일상적으로 성적인 치욕감에 노출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화류계 아가씨들에게 ‘친절함’은 우선 일을 하는데 있어서 최대한의 편안함으로 다가오고, 이것에 대한 약간의 환상이 생기는 것이다. 한 아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친절한 남성을 무척 좋아한다. 자신이 돈 많다고 자랑하는 남성들, 자기가 돈 낸다고 아가씨들에게 함부로 하는 남성들은 딱 질색이다. 아무리 돈을 놓고 서로 만나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나는 일단 친절한 남성에게 호감을 느끼는 편이다. 나의 마음이 편해야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 생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가 아닌가.”
특정한 신체 부위에 끌리는 여성들도 있다. 특히 룸살롱은 조명이 다소 화려하고 조도가 낮으며 술을 먹는다는 특성이 있다. 그러다 보니 이른바 ‘조명빨’이라는 것이 생겨날 가능성이 다분하고 이것이 인체의 ‘특정 부위’에 꽂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 여성들이 주로 꼽는 남성들의 신체 분위는 맑은 눈이나 딱 벌어진 어깨, 은은한 미소 등이다. 또다른 한 아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상하게도 나 같은 경우는 남성들의 신체 부위에 많이 끌리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딱 벌어진 어깨가 유난히 좋다. 왠지 남자다워 보이고, 내가 안겨도 푹신할 것 같은 느낌? 다른 사람들로부터 나를 보호해줄 수 있고,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깨가 딱 벌어진 사람을 보면 우선 호감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성격이 너무 더러우면 그것도 마이너스가 되겠지만, 다른 남자들보다 그런 남자들에게 눈이 가고 조금 더 호감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의외로 키 작고 통통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는 것. 일반적으로 키가 작고 통통하다는 것은 별로 의미 있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유독 화류계 아가씨들의 경우에는 이를 선호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도대체 그녀들이 이러한 남성 스타일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왠지 귀엽다는 느낌이 들고 보호해주고 싶다는 모성애가 생겨나는 것 같다. 이쪽 아가씨들은 험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의외로 귀여운 것에 대한 선호가 매우 강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일반 여성들이 별로 좋아할 것 같지 않은 스타일인 키 작고 통통한 스타일도 인기를 끌지 않을까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오까네(돈)가 최고?

그러나 무엇보다 ‘오까네(돈)’가 최고라고 말하는 아가씨들도 많다. 대개 이런 부류의 경우는 화류계에서 나름 산전수전을 겪은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이제껏 남자 손님과의 사랑도 꿈꿔보고, 배신의 상처도 당해본 여성들은 ‘결국 믿을 건 돈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가씨들끼리도 일 끝나고 소주 한 잔할 때 자신의 이상향에 대해서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무조건 오까네다. 사실 우리가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 이유가 뭔가. 사랑 때문인가? 돈 때문인가? 룸살롱에 사랑하는 남자를 찾기 위해서 오는 여자는 단 한명도 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돈이 무조건 최고라고 생각한다. 나도 어릴 적에서는 한 남자 손님 때문에 가슴 두근거려 보기도 했고 장밋빛 미래에 대해서 꿈을 꿔보기도 했지만, 모두가 다 허사였다. 무엇보다 좋은 건 돈 뿐이다. 남자는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상처를 줄 수 있지만, 돈은 나에게 행복 밖에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화류계에 있는 여성들은 남성 손님들과의 사랑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일부는 그에 대해서 완전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또 다른 여성들은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나의 이런 과거를 받아들여줄 남성들이 있겠는가. 그럴 바에야 차라리 손님들 중에서 좋은 남자를 찾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 것. 결국 그녀들도 언젠가는 룸살롱 업계를 떠나서 결혼을 하게 될 텐데, 그때 평범한 남성을 속이면서 살아가기란 너무 힘들다는 것. 따라서 자신의 이런 상황을 최대한 이해해줄 남성이 필요한데, 그들 중에서는 룸살롱에서 만난 손님이 최고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역시도 나중에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 만약 지금 사랑하는 사이라면 ‘룸살롱 과거’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사이가 나빠지거나 상대방을 공격하게 될 상황에 처하면 이 ‘룸살롱 과거’는 여성을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최악의 무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현명한(?) 룸살롱 아가씨들은 이러한 남성에 대한 판타지 따위는 집어치우고 젊을 때 돈이나 많이 벌라고 조언하는 하는 경우가 많다. 한 아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도 한때는 룸에서 만남 남자 손님과 사랑에 빠져보기도 했지만, 결국 현실적인 장벽 때문에 사랑을 이루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단지 ‘사랑했는데 현실적인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잘 생각해보면 남성들은 애초에 화류계 여자들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단순히 ‘엔조이’ 수준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런 생각이 든 이후로는 아무리 멋진 남성이 나타나더라도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게 된다. 그저 이런 곳에서는 남자보다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면 그녀의 이야기가 매우 지혜로운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정작 현실에서 더 많은 아가씨들은 아직도 남성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이는 그녀들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남자만이 그녀들을 현재의 좌절에서 구원해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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