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문대성 의원 직격 토로
무소속 문대성 의원 직격 토로
  • 안은혜 기자
  • 입력 2013-06-24 10:12
  • 승인 2013.06.24 10:12
  • 호수 999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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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표절 의혹에 왜곡된 부분 많아”

“당이 다시 부르면 다시 가지만, 스스로 입당 안할 것”
“태권도 편파판정 안타까워… 잘못된 관행 바꿔야”

지난 2월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 퇴출 위기를 넘겼다. 4달 사이에 국기원 내분과 오물 파동,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인한 태권도 관장의 자살까지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 모든 과정 속에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 출신의 무소속 문대성 의원(부산 사하갑)이 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거쳐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문 의원은  동양인 최초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 배지를 달았다. 19대 국회의원 배지까지 달게 된 문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제기된 논문 표절 의혹으로 인해 무소속 의원이 됐다. 그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대해 들어보기 위해 지난 6월 12일 [일요서울]이 문 의원을 만나봤다.

▲ 문대성 의원<정대웅 기자 photo@ilypseoul.co.kr>

그와의 일문일답으로 태권도 선수에서 국회의원이 되기까지의 배경과 논문 표절 의혹, 태권도협회의 고질적인 잡음, 무소속 의원으로서의 계획 등을 알아봤다.

“임기 내 민원 없는  지역구 만드는 게 소망”

- 태권도 국가대표에서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배경
▲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었다.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무엇을 이루고 싶다고 생각한 건 ‘올림픽 금메달’ 뿐이었다. 내 주변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 운동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1등 지상주의 대한민국에서는 금메달만이 불우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탈출구였던 것 같다. 올림픽 끝나고 선수로의 욕심은 없었고, 다음 목표가 생겼다. IOC위원이 되어 나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는 전 세계의 친구들에게 환경·물질·정신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었다. 당시 내 목표가 언론에서 반짝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동아대 태권도 감독 재직 중 선배들의 조언과 학교의 서포트로 선수위원회 추천을 받아 IOC위원이 됐다. IOC위원이 된 후 선수들의 환경개선과 선수들의 발전을 위한 시스템을 제안했는데 누구도 귀기울여주지 않았다. 그러다 주변에서 정치적으로 풀면 가능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법과 정책을 제도화시키면 행정부가 따라갈 수밖에 없겠단 판단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생각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된 뒤 본격적으로 정치제안이 왔다. 7번 거절하고 8번째에 받아들여 국회의원이 됐다.

- 정치 입문을 후회한 적 있나
▲ 없다. 38년 살아오면서 이 나이에 내가 결정한 일에 후회하는 것은 사치인 것 같다. IOC, 교수, 정치 모두 내 선택이다. 60대가 되어 ‘이때는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하는 아쉬움 정도는 가질 수 있지만 내 선택이나 결정에 후회는 안한다.

- 국회의원 초창기 논문표절로 곤욕을 치뤘는데
▲ 그 일에 대해 할 말은 너무 많다. 국민 한 분 한 분께 설명 해준다면 이해할거다. 하지만 얘기하면 왜곡되는 부분이 많다. 빠른 시일 내에 이 문제에 대해 정확히 짚고, 설명하고 넘어가고 싶다. 또 국민들께 죄송하단 사죄의 말을 꼭 할거다. 이 얘기는 처음 하는데, 언론은 ‘문대성이 교수가 되기 위해 석박사 취득했다’고 생각한다. 사실이 아니다. 모든 분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 동아대 규정에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총장의 권한으로 임명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박사학위 취득 전에 이 규정으로 이미 동아대 교수 임용이 결정됐다. 사실 교수 임용 과정에서 잘못이 없기 때문에 교수를 그만둘 이유는 없었다. 그래도 동아대에 누를 끼치기 싫어 총장과 이사진들의 만류에도 사의를 표명했다. 처음부터 학교측은 ‘석박사 없어도 금메달리스트로서 국위 선양한 점과 어려운 환경에서 세계최고로의 꿈을 이뤄낸 열정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길 바라서 임명 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말 자체가 변명처럼 들리고 임용 과정 자체가 왜곡되는 것이 많아 언론 인터뷰가 부담스러웠다. 삶의 철학, 업적 자체만으로도 인정해주는 사회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교수사회, 제도권 안에서의 다툼과 시기질투 때문에 정형화된 틀을 만들어 기준을 세웠을 뿐, 그 사람의 능력과 인성을 보고 교수 채용하는 데가 많다. 그런 분들이 언론에 노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정당 정치 속에 무소속으로 설움이 클 텐데 다시 입당할 의사는
▲ 처음 탈당 당시엔 두려웠다. 무소속 의원으로 지역구에 약속한 것을 다 지킬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탈당 후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 체육인으로서 큰 책임이 내 어깨에 짐처럼 있다. 내가  최선을 다해 약속을 지키고 나와야 나를 롤모델로 다음에 다른 체육인을 찾을 것 아닌가. 과거에는 정당정치니까 힘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욕심 없이 물 흘러가는 대로 둘 생각이다. 만일 당이 날 필요로 하면 가겠지만 내 스스로 당에 들어갈 생각은 현재 없다.

- 지난 5월 태권도 편파판정으로 태권도 관장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고, 논란에 대한 의원님의 ‘양심발언’이 화제다. 6월 4일 해당 심판의 제명이 결정됐는데
▲ ‘편파판정이 비일비재 했다’는 라디오 방송에서의 발언을 수정하고 싶다. 편파판정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만 아무도 하소연 할 곳이 없었다. 편파 판정은 모든 심판이 아니라 몇몇 심판에 의해 행해진다. 피해를 주는 몇몇만 걸러내면 모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경기를 만들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생각은 하고 있는데 얘기를 안 한다. 남양유업 사태처럼 국민들에게 알려 잘못된 것을 고쳐야 한다. 21세기 스포츠의 여러 잘못된 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 해당 심판의 제명은 최대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을 거다. 대한태권도협회 김태환 회장님과 김세혁 전무님이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제일 중요한건 경기장의 룰과 여러 제도적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 태권도협회에 고질적인 잡음 및 국기원 내분과 오물 파동은 어떻게 보나
▲ 안타깝다. 제도적으로 다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심판이 경기 중 전광판을 계속 볼 수 있도록 하는데 그렇게 되면 경고를 줄 때와 안 줄 때를 시간과 점수를 봐가며 주게 된다. 때문에 전광판을 못 보게 해야 한다. 또 경기 중 선수가 라인을 벗어나거나 등을 돌리거나 넘어지면 무조건 경고 주면 된다. 심판의 주관적 판단보다 모호한 지금의 매뉴얼을 바꾸면 편파판정을 막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은 태권도협회 회장 권한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다.

“오물파동 주범 사법처리 후 사퇴하겠다”

국기원 오물파동은 개탄할 일이다. 얼마 전 스위스오픈대회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국기원 영상 봤다. 그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너무 창피했다. 생각 이상으로 대화가 되지 않아 답답하다. 이사회측은 오물, 휘발유를 뿌리고 난동을 부려도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이미 사퇴의사를 밝혔고, 국기원 내부적으로 공무집행 방해, 기물파손 등의 이유로 난동피운 두 사람을 사법처리 하면 사퇴하겠다.
문 의원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지역구 구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 그는 “부산에 16개 구 중 사하구가 삶의 질 부분이 14위다. 너무 안타깝다”라며 “현재보다 더 나은 인프라 구축과 환경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민원 없는 지역구 만들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안은혜 기자 iamgrac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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