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박수진 기자]드라마 못지않은 재벌가들의 막장 스토리에 누리꾼들이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마약, 뺑소니 교통사고, 원정출산, 폭언과 폭행 등 드라마 속에서나 있을 법한 재벌 자녀들의 철부지 행동들이 현실에서 보란 듯이 보이며 사회에 물의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포기한 지 이미 오래라고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지적이다. 도덕불감증에 빠져있는 재벌 2~3세들의 행적을 [일요서울]이 따라가 봤다.
한화家 청부폭행·뺑소니·대마초 흡연까지
롯데家 툭하면 폭행…경찰관 차문 매달고 질주
현대家 마약의 중심으로 떠오르나 이목 ‘집중’
한화그룹의 대표적인 문제아로 불리는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28)씨가 또 다시 사고를 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9일 인천지검 (강력부 부장 정진기)은 김씨가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피운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경기도 오산 미군 공군기지 소속의 주한미군인 M(23) 상병이 국제 택배로 밀반입한 대마초를 한국계 미국인 브로커 A씨(25)로부터 건네받아 흡입한 혐의로 조사 받을 예정이다.
김씨의 대마초 흡입 혐의는 현대가 3세인 정광선(28)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M상병과 브로커를 상대로 대마초 흡연자가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해 조사하던 중 김씨가 이들로부터 대마초를 건네받아 복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현재 검찰은 본격적인 조사를 위해 김씨의 소환을 통보했으나 김씨가 신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여서 김씨 측과 소환 일정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김씨의 대표적인 사고는 부친인 김 회장의 ‘술집 종업원 보복 폭행사건’이다. 이는 2007년 3월 서울 청담동의 한 가라오케에서 김씨 일행이 술집 종업원 일행과 시비가 붙으면서 발생됐다.
피투성이가 된 아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김 회장은 곧 바로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보복 폭행을 지시했다. 이 사건으로 김 회장은 사건 발생 두 달여 만에 구속되기도 했다.
이처럼 아버지가 구속되고 그룹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는 등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음에도 김씨의 사고는 멈출 줄 몰랐다. 4년 뒤인 2011년 3월, 이번에는 교통사고를 낸 뒤 아무런 구호조치 없이 현장에서 도주했던 것. 당시 김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차량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2011년 2월 27일 오전 4시 56분경 강남 청담동의 한 아파트 도로에서 자신의 재규어 승용차를 몰고 학동 교차로 방향으로 달리던 중 반대쪽으로 유턴 대기 중인 SM5 승용차를 받아버리고 달아났다.
그러나 김씨는 사고를 저지른 후 곧바로 병원에 입원해 건강상의 이유로 경찰의 출두명령을 거부했다. 하지만 경찰의 마지막 체포 통보에 결국 직접 출두했다.
롯데그룹에도 한화 못지않은 악동이 있다. 신준호 롯데우유 회장의 장남인 故 신동학씨로 그는 롯데그룹의 숨기고 싶은 아들로 불리기도 한다.
故 신씨는 1990년대 영국 유학시절부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1994년 영국 유학 중 일시 귀국해 친구들과 운전을 하던 중 “(싸구려)프라이드가 건방지게 끼어든다”며 자신이 타던 그랜저 승용차로 앞서 가던 프라이드를 막아선 뒤, 프라이드 운전자를 벽돌로 내려치는 등 집단폭행을 감행, 경찰에 붙잡혔다. 1996년엔 동거녀와 함께 대마초와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또한 故 신씨는 1999년 롯데가문 선용 묘를 도굴하다 붙잡힌 이들의 현장검증 당시, 용의자들을 폭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2000년에는 오전 2시 15분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46%로 운전하다 추돌사고를 낸 뒤 자신을 붙잡은 경찰관을 차문에 매달고 질주해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혀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 받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세상을 경악시켰던 그의 사고는 2005년 태국 방콕에 위치한 한 아파트 6층 베란다에서 그가 실족사 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그의 죽음과 관련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등 세간에 충격을 안겨다 줬다.
신 악동으로 떠올라
최근엔 현대가 3세들이 잇달아 마약 혐의로 검찰에 입건되는 등 신 악동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가가 재벌가 마약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것 아니냐며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20일 현대가 3세인 정광선(28)씨는 주한 미군 군사우편을 통해 국내에 밀수입된 대마초를 넘겨받아 피운 혐의로 구속됐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및 현대기술투자 회장의 딸인 정모(23)씨가 성북동 일대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밖에도 2009년 정순영 회장의 손자인 정인선씨 역시 대마초 흡입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정씨가 흡입한 대마는 정씨가 직접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씨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박수진 기자 soojina602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