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
[신간안내] 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
  • 인터넷팀 기자
  • 입력 2013-06-10 14:37
  • 승인 2013.06.10 14:37
  • 호수 997
  • 5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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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다 보면 인생을 걷어차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동시대에 소장하고 싶은 훌륭한 글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통탄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책의 출간 소식이 반가울 터다. 촘촘하게 하나의 소설처럼 구성되어 있는 서른한 편의 글들은 책을 펼쳐든 순간부터 손을 뗄 수 없을 정도의 감동과 중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하나하나가 되풀이해 읽어볼 만큼 모두 가치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25년 간, 5만 시간의 상담 과정을 통해 쓰인 《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는 이미 영국에서 공식 출간이 되기 훨씬 전부터 25개국이 넘는 나라로 번역판권이 수출되었으며 세계적 언론들과 작가들의 찬사와 함께 여느 고전의 대열에 끼여도 손색이 없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만큼 《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 속에는 기존에 출간된 논픽션이나 소설, 혹은 심리학책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반추해볼 수 있는 스토리가 가득 차 있다. 뿐만 아니라 5만이 넘는 시간을 300페이지라는 한정된 공간에 담아내기 위해 스티븐 그로스 박사는 문장 하나하나를 마치 경구나 간략하게 줄인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우아하게 농축시켰다. 이 책은 오는 6월 미국과 동시 출간 예정이다.
《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는 자신의 죽음을 가장했던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장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내용들은 짧고 생생하며 드라마틱하다. 한 여성은 남편이 사망한 후 매일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어느 젊은 남성은 외출할 때마다 지갑을 잃어버린다. 아내에게 자신이 암으로 죽어간다고 말하는 충동적인 거짓말을 일삼는 남편도 있다. ‘지루함과 나른함의 차이’라는 장에서는 심지어 지루함까지도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을 지루하게 만드는 것이 일종의 공격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놀라운 통찰을 통해 보여준다.
스티븐 그로스는 공상이나 악몽처럼 의식 저변에 깔린 무언가를 탐색한다. 그것은 실제로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일례로 밤에 돌아온 한 독신 여성이 열쇠구멍에 열쇠를 넣어 돌리면 아파트 문짝이 폭발하여 날아가리라 확신한다. 테러리스트가 자신을 죽이고자 집안에 폭탄을 심어 두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여성은 저자의 상담실에 놓인 소파에 누워 그 아파트가 춥고 텅 비어 있다고 털어놓는다. 어린 시절 엄마와 할머니가 따뜻한 차를 준비해 두고 기다리던 집안의 풍경과 정확히 반대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사례를 통해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끼기 보다는 누군가 나를 해하려 한다고 생각하는 게 훨씬 낫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는 “무관심은 재앙과도 같다”고 말하며 그녀의 편집증이 그 재앙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이렇듯 “도저히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이야기를 안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그리고 그 여정은 요람에서 무덤에 이르는 삶의 근본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진실에 직면하지 않으려고 우리가 수많은 거짓말을 우리 자신에게 들려주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려준다. 결국 스티븐 그로스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어하고 불안해하는 질문에 대한 돌파구를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내가 누구이고 왜, 무엇을 하는지에 관해 새로운 해답을 얻게 된다.
정신분석학 책으로서 ‘힐링 북’이라고 평가된 작품이니만큼 《때로는 나도 미치고 싶다》에 담겨 있는 실화들은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살면서 때때로 미치고 싶을 때 우리에게는 또 다른 선택지가 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저자의 소망을 담고 있다. 그는 위대한 덴마크 작가 카렌 블릭센의 말을 인용하며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든 슬픔은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어 내거나 그것에 관해 이야기할 때 세상에 태어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들어 있는 서른한 편의 이야기는 제가 확신하는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분명 이 사례들은 여러분이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방식을 보여줄 겁니다. 그것이 바로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해법은 나중에 분명 따라올 테니까요.”
스티븐 그로스 지음 | 전행선 옮김 | 나무의철학

인터넷팀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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