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새벽 2시 남산 소월길. 가끔 다니는 차량과 운동을 하러 나온 내외국인들이 눈에 뜨인다. 우리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얼마 전 <일요서울> 한 독자가 제보한 ‘트랜스젠더와 게이’의 매춘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제보자에 따르면 남산에서 잠시 차량을 세워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30대로 보이는 정장차림의 한 여성이 다가와 “잠깐 얘기할 수 있어요?” 하고 말을 건네왔다고 한다. 제보자는 조금은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 싶어 흔쾌히 동의하고 그녀를 차에 태웠다고 한다.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잘빠진 매력적인 여성과 대화를 하면서 은근한 호기심도 발동했고 가벼운 스킨십도 했지만 아무런 저항이 없는 그녀를 보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그래서 본격적인 데시(?)를 하려고 손을 치마 속으로 집어넣었다가 기겁을 했다고 한다. 이유는 뭔가가 물컹하고 만져져 그때서야 여장 남성 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얼굴과 몸매는 여자인 남자
분명 게이와 트랜스젠더와는 차이가 있다. 게이는 남성 동성연애자지만 트랜스젠더는 정신과 신체가 일치하지 않는 자를 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트랜스젠더가 매춘을 할까. 이것에 대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트랜스젠더나 게이들은 이태원 등지에서 불법적인 퇴폐쇼를 공연했다고 해서 단속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현재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연예인들을 봐도 트랜스젠더가 매춘을 하는 이유에 대한 의문점은 커졌다. 하지만 의외로 답변은 간단했다. 제보자의 말에 의하면 “트랜스젠더 자신이 완벽한 여자로 태어나고 싶고 성전환 수술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취재팀은 몇시간째 남산 소월길을 여러차례 돌며 서있는 여자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았지만 별다른 이상한 점을 발견하기는 힘들었다. 얼마 전 경찰단속의 여파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조금 더 있어 보기로 했다. 그 순간 횡단보도에 서있는 50대 남성에게 접근 하는 40대의 아줌마를 봤다. 조금은 뚱뚱한 체격이었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남성은 자꾸 손을 내젖는다. 멀리서 지켜보던 우리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40대 주부의 호객행위
조금 있으니 그 남성은 도망가듯 횡단보도를 건넜다. 우린 이 40대 여성과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얼굴도 안쳐다 보고 빠른 걸음으로 도망을 갔다. 드링크제만 없지 아직도 일명 ‘박카스 아줌마’들이 있다는 얘기다. 다시 하이얏트 호텔 쪽으로 차를 몰았다. 멀리서 두 청년이 걸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때 이 두 청년의 앞을 가로막는 여자가 눈에 띄었다. 갑자기 어디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검정색 옷차림의 여자가 그들 앞으로 다가간다. 분명히 아무도 없었는데…. 귀신이 곡 할 노릇이다. 그 여성은 두 청년들에게 무엇인가를 얘기하지만 그들은 무시하며 지나간다. 우린 그 청년들에게 그 여자가 무슨 얘길 하던가요? 하고 물어 봤다. 그들은 갑자기 막 웃더니 “쟤 트랜스예요” 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한다. 어떻게 한 눈에 알 수 있냐고 하니까 “여기 지나다니다 보면 도사돼요. 가끔 진짜 예쁜 트랜스도 있어요. 그런 애들 보면 진짜 마음이 흔들리죠” 라며 거침없이 말한다.
예쁜 아가씨 보면 흔들려
그는 “단속하기 전에는 트랜스젠더가 더 많았어요”라고 한다. 얘기하는 도중 아까 청년들에게 말했던 트랜스젠더가 벌써 저만치 멀어지고 있다. 우린 놓칠세라 그쪽으로 뛰어갔다. 우리들이 다가가자 잠시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애써 정색을 하며 외면한다. 정면에서 본 그녀의 모습은 약간 나이가 든 듯했지만 나름대로 많이 가꾼 표시가 난다.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의 요구 자체를 무시한 채 벙어리처럼 아무런 말도 안하려 한다. 10분 이상을 잡고 설득을 했지만 끝내 우리들의 간곡한 요청을 뒤로 하고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여하튼 트랜스젠더의 길거리 매춘은 확인이 된 것이다.
뚝섬 한강둔치서 매춘을…
24일 새벽 2시. 취재팀은 다음날 같은 시각, 서울 뚝섬에 있는 한강 둔치로 향했다. 이곳에서 청소년들이 길거리 매춘을 한다는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술을 마시거나 풀밭에 누워있다.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성들도 많이 눈에 띈다. 그들은 스킨십이나 애정표현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 진짜 여기가 우리나라인지 아닌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어떤 커플은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예 이불을 깔아놓고 진한 애정 표현을 하고 있다. 진짜 요지경 세상이다.
밖에서 안보이는 곳은 명당?
여자 친구와 같이 왔다는 박아무개(21)는 “요즘은요 애들보다 어른이 더 쎄게 놀아요”.하며 침을 탁 뱉는다. “우리들도 얌전히 있는데 저기 좀 보세요. 아예 여관이잖아요”, “저쪽으로 가서 보세요. 저긴 자리가 없어 줄서서 기다려야 해요”라며 가르쳐준 곳은 둔치쪽의 맨 마지막 철조망 앞. 그곳을 찾아가보니 약간 언덕이 있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1평 남짓한 공간이 나왔다. 진짜 밖에서는 전혀 보이지않는 명당(?)이다. 이미 그곳은 누군가 일을 끝낸 듯 휴지와 과자봉지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새벽3시가 가까워지자 많이 있던 커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뜬다. 다시 박아무개를 찾았다. “맞죠? 그럴 줄 알았다니까” “이따가 또 거기다 오줌 싸야지”하며 웃는다. 취재팀이 “우리는 여기에서 매춘하는 여자들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라고 말끝을 흐리자 박아무개는 “아저씨 요즘 걸리면 끝장이잖아요. 왜 목숨 거세요. 아이씨 재수 없네. 그리고 걔들 다 미성년자예요. 집나온 애들인데 불쌍 하잖아요. 혹시 아저씨 경찰 이에요?” 우리는 경찰이 아니라고 말하고 우리의 취재목적을 설명했다. “요즘은 없어요”라고 딱 잘라 말한다.
그는 또 “간혹 애들이 돈 필요해서 나 홀로 족들을 꼬시거나 즉석으로 가격을 흥정하기는 하죠…”하며 말끝을 흐린다.얼마를 받느냐는 질문엔 ”대중없어요. 좀 나이 들고 돈 있다 싶으면 많이 부르고 아니면 4~5만원도 받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이곳보다는 입구 쪽에 많이 몰려있어요. 거기서 애들(친구) 만나고 하니까”. 옆에 있는 여자 친구를 가리키며 “얘도 거기서 꼬신 거예요” 라며 실실 웃는다. 그리고 “어떤 놈들은 거기서 자기 여자 친구도 팔아처먹곤 했어요. 그놈의 오토바이가 뭔지 말이죠. 사람을 미치게 만드나 봐요. 하긴 나도 젤로(제일) 갖고 싶은게 오토바이인데…”라고 말끝을 또 흐린다. 새벽4시가 넘은 시간에도 한강 둔치 앞에서 여러명의 여학생들이 진을 치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변종매춘이 극성을 부리는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어쩌면 더 암적으로 어두운 곳에서 성행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것을 뿌리 뽑으려면 정부와 경찰의 지속 적인 단속이 필요하다.
김성부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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