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수도권 김원태 기자] 값싼 호주산 수입 면양을 국내산 흑염소 고기로 속여 판매한 식당업주와 이를 공급한 수입업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호주산 수입 면양을 공급 받아 ‘흑염소탕, 흑염소국밥’ 등으로 판매한 윤 모(56ㆍ여)씨 등 전국의 염소고기 전문 음식점 업주 20명과 호주산 면양 등 수입 축산물을 이들 음식점에 납품한 유통업자 이 모(55)씨 등 3명 포함 23명을 검거,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염소고기보다 값이 저렴한 수입산 면양을 주재료로 조리하면서도 간판과 메뉴판에는 흑염소 고기로 표시해 판매하고, 영문이 표기된 축산물을 납품 받을 경우 손님들이 수입산으로 인식하는 점 때문에 이를 감추기 위해 수입업자인 이 씨에게 수입산 표시가 없는 포대에 담아 축산물을 납품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 등 유통업자들은 염소(국내산 염소 kg당 1만7000원)에 비해 kg당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물량 확보가 용이한 호주산 수입 면양(kg당 5500원)을 최근 2년간 74톤(약 4억 원 상당)을 수입해 전국의 염소고기 전문 음식점에 납품해 4억여 원 상당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축산물위생관리법상 축산물 유통을 위해서는 기준에 적합한 표시를 해 포장․보관․운반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음식점 업주들의 요구로 수입산 표시를 감추기 위해 포장을 바꾼 축산물을 납품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 씨가 염소고기 전문 음식점 이외에 중간유통 업체에도 면양을 납품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중간 유통업체를 통해 면양이 판매된 음식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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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김원태 기자 kwt4050@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