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굿의 액막이(치유) 뜻과 힐링의 개념 융합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일깨우고 삶이 접목된 참여축제

단오날 행사 중 가장 대표로 손꼽히는 강릉단오제(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는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되는 등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약 1000년간의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14일 신주빚기 행사를 시작으로 막이 올라 오는 9일부터 16일까지 8일단 강릉 남대천 단오장에서 축제의 장을 펼친다.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선정
1000년의 전통 이어져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대관령산신제와 국사성황제, 구산·학산 서낭제, 봉안제 등의 제례행사가 줄지어 개최됐다. 이는 신의 세계에 살고 있는 국사성황신을 인간세상으로 모셔와 여성화신인 정씨처녀와 합방을 하게 해주는 축제전의 의식이다. 강릉단오제의 주신인 국사성황신은 법인국사, 산신은 김유신 장군이다.
이후 축제 기간 동안 영신제, 네 번의 조전제, 송신제 등 9번의 유교식 제례와 부정굿, 청좌굿, 화회굿, 조상굿, 세존굿, 성주굿, 군웅장수굿, 심청굿, 칠성굿, 지신굿, 천왕굿, 지탈굿, 손님굿, 꽃노래굿, 뱃노래굿, 대맞이굿, 환우굿 등 무당의 굿거리가 진행된다. 이처럼 강릉단오제는 유교식과 무속신앙의 서로 상극에 가까운 두 가지 제례의식이 충돌하지 않고 한자리에서 연이여 펼쳐지면서 포용과 화합을 통해 한해의 풍년과 무병장수, 소원성취를 기원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공모를 통해 단오굿의 액막이(치유) 뜻과 힐링의 개념을 융합한 ‘쳔년의 힐링로드 강릉단오제’를 주제로 선정해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우선 주제관을 설치해 올해 주제를 홍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여기에 전통의 흥겨움에 현대 음악을 접목한 ‘상상&힐링’ 전통 타악공연을 비롯해 그네, 씨름, 투호, 줄다리기 등 10개 분야에서 69개의 다양한 행사가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행사기간 중에는 ‘찾아가는 단오공연’인 ‘관노가면극’이 공연돼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관노가면극’은 관청의 노비들이 벌였던 국내 유일의 무언극으로 강릉단오제의 대표 콘텐츠다.
이와 함께 11일에는 강릉시 21개 읍면동이 처음으로 모두 참여하는 영신행차 재현행사인 신통대길 길놀이를 갖는다. 올해 길놀이에서는 시상 팀을 기본 14개팀에서 9개팀으로 줄이고 연출, 각본 소품 등 3개 분야의 개인상을 신설해 시민들의 참여와 지역민들의 화합을 유도한 것이 큰 특징이다.
강릉문화원과 (사)강릉단오제위원회, (사)강릉단오보존회, (사)강릉사투리보존회 등은 단옷날 하루만이라도 남성들도 한복을 입어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단옷날 한복입기 운동’을 전개한다.

올해 처음 강릉문인협회가 주관하는 강릉단오제 체험기·독후감쓰기대회는 6월 말까지 진행되고 전국 사진 애호가를 대상으로 한 제21회 강릉사진공모전도 8월 19일까지 열린다.
(사)강릉단오제위원회가 주최하는 제4회 강릉단오제 ‘우수논문’ 공모전은 전국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강릉단오제를 중심으로 한 축제와 관광축제, 예술경영·축제, 지역개발·축제의 지역 경제 유발 효과 등을 주제로 논문을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더욱이 올해는 단오보도교(창포교)가 준공돼 매년 설치되던 철제 임시가교가 사라지게 되면서 교통편의를 높였다. 이에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단오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철제 임시가교가 없어짐에 따라 넓어진 남대천 하상공간에는 새롭게 2점의 전통등이 추가로 설치돼 총 6점의 전통등이 행사장을 아름답게 장식할 예정이다.
강릉단오제위원회 관계자는 “‘천년의 힐링로드’ 주제를 살려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일깨우고 삶이 접목되는 참여축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23호 지정
서남권 대표 전통 민속축제

영광법성포단오제는 조선시대 때 조창이 들어서면서 세곡을 지키던 수군과 지역민이 단오 때마다 천신과 자연에 제사를 드리고 친교를 나누던 행사에서 비롯됐다는 조창 기원설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또 조기의 산란기인 3~4월에 전국의 어선과 어부들이 법성포구에 모여 이들이 단오 때가 되면 함께 재전을 드렸다는 파시 기원설도 있다.
법성포단오제는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4일 간 영광 법성포 숲쟁이 공원 및 뉴타운 일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특히 ‘천년의 어울림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란 주제로 주요 제전행사를 사실적으로 재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4일 난장트기 행사로 시작을 알린 법성포단오제는 마을의 수호신인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산신제를 비롯해 뱃사람들의 안녕을 비는 수륙대제, 문굿(오방돌기), 당산제, 용왕제 등 다채로운 제전행사들이 열린다.
이와 더불어 선유놀이, 연등행렬, 수군행렬, 작은음악회, 2013 단오가요제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또 전국 숲쟁이 국악 경연대회, 영광단오장사 씨름대회, 단오민속 경기, 전국 굴비요리 경연대회, 가족·직장 장기 경연대회, 전국 다문화가족 전통 무용 경연대회, 전국 그네뛰기 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13일 용왕제와 14일 선유놀이에서는 선박 12척을 동원해 일반관광객 250명을 승선시키는 체험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이번 단오제는 KBC광주방송 축하공연과 불꽃놀이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사)법성포단오보존회는 “국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전라남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단오제 행사로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단오를 맞아 다양한 행사가 곳곳에서 마련된다. 서울 중구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창포물에 머리감기, 활 만들기, 천중부적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행사와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 숲에서는 단오난전 ‘놀기참좋다’라는 주제로 단오축제를 갖는다. 또 경북 경산 자인면 계정숲 일원에서 열리는 제38회 경산자인단오제를 비롯해 제55회 전주단오제, 대구 와룡 단오민속경기대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