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왜 돈을 벌지 못할까?
개미들은 왜 돈을 벌지 못할까?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3-06-03 10:37
  • 승인 2013.06.03 10:37
  • 호수 996
  • 3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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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증권방송…작전·테마주 손대지 말아야

개인투자자들은 절대로 이익을 낼 수 없는 것일까.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인 증권가 기업분석리포트에서 매도주문 리포트를 찾는 일은 이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수준이 됐고 수많은 작전·테마주는 개인투자자들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아울러 끊임없는 주가조작 사례는 개인투자자들의 지갑을 털어가기 바빠 상실감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으로 개인투자자가 감소했음에도 증권가는 배부르다는 소문마저 자자하다. 이에 [일요서울]은 전문가들의 소견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속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들여다봤다.

기업·증권사 간 구조 생각해봐야
남 따라가는 투자는 필패의 지름길

한국예탁결제원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총 주식투자인구는 472만 명(2012년 12월 기준)에 달해 성인인구 5명 중 1명이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주식투자인구 중 98.9%가 개인투자자로 알려졌다. 이러한 수치는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식투자가 서민들의 대표 재테크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졌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의 대박의 꿈은 대부분 일장춘몽으로 끝이 나고 마는 곳이 증권시장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을 울리는 증권시장 속 실상을 알고 정확히 중심을 잡은 후 투자에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한다.

매도주문 없는 증권사 리포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내놓는 리포트가 문제로 떠오르는 이유는 대부분 투자의견이 매수일색이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의견 조정마저 찾기 힘들어 이를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개인투자자들이 허다했다. 실제 지난달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해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16일까지 발표된 기업 분석 관련 리포트 1만307건 중 주식을 팔라는 의견인 매도는 단 4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일제히 매수 의견을 보인 종목들의 주가가 떨어지거나 시장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가가 개인투자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기관이 주고객인 증권사의 특성상 부정적 투자의견을 내기 힘들어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류종현 한국주식가치평가원 대표 역시 이 같은 시장현실에 대해 두 가지 문제점을 짚었다. 류 대표는 “애널리스트의 도덕성 문제와 개인투자자들의 무지가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우선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가 어떻게 작성되고 그 대가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널리스트들이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서는 할당된 분량의 분석리포트를 쓸 수가 없기 때문에 분석하려는 기업으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정보를 얻는다”면서 “부정적인 표현을 힘 있게 쓸 수 없는 이유는 향후 해당 기업의 자료가 필요할 때 원활한 탐방 및 자료취득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리포트에 의해 투자자들이 매수했을 때 발생하는 거래수수료를 이익으로 취하는 증권사는 수수료를 많이 발생시킨 리포트를 작성한 애널리스트에게 높은 연봉으로 대우하게 된다”면서 “이에 애널리스트는 분석기업의 눈치를 보는 동시에 리포트를 읽은 투자자들이 매수를 하게끔 리포트를 작성한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그는 “개인투자자들은 재무분석, 기업분석, 가치평가 능력을 익혀야 한다”며 “자신이 노력해서 분석한 내용에 정보가 들어 있는 것이지 누군가 봐주기를 기대하고 제공되는 리포트는 분명 다른 의도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박 노리다가 팔지 못해 발동동

리포트에 의한 피해 외에도 작전·테마주에 속아 입는 피해도 막심하다. 대부분의 테마주는 작전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작전·테마주 투자는 끊임없이 계속된다.

금융 당국이 작전·테마주에 대한 주가조작 여부를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 적극 단속에 나서도 매번 새로운 작전·테마주가 생겨난다. 그 이유는 불특정 집단이 허위 정보를 확실한 정보인 것처럼 흘려 대박이 날 것으로 선전하고 급박하게 매입하도록 유도해 순식간에 새 테마주 발굴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목해야할 것은 작전·테마주 투자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대부분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만약 이득을 취한다고 해도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승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팀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봤을 때 테마주라고 소문이 나는 종목은 상당한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며 “테마주라는 것은 주가가 단기간에 수직 상승하게 되는데 이는 곧 수직하락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박을 노리고 들어가는 이들이 많은데 한 번 잘못 들어갔다가는 종목이 없어질 때까지 팔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늘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작전·테마주다. 주요공시, 기업정보 등을 모두 아우른 다음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가조작 만연 배부른 증권사

지난 4월 18일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 주가조작 사건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유용한 정보창구였던 증권방송은 주가조작 세력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라는 말이 나올 만큼 허위정보가 난무하고 있다.

또 일부는 시세보다 높은 고가 매수주문을 내고 주식을 대량 매입해 추격매수세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도 한다. 게다가 최근엔 대기업 CJ가 해외자금을 이용, 외국인 행세를 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어 주가조작의 끝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 류 대표는 “스스로 주가변동성을 역이용해 수익을 내는 방법을 모르는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주가조작 세력에게 틈을 내주게 된다”며 “주식투자체계를 익히지 못한 개인투자자는 주가조작세력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팀장 역시 “사전에 예방 및 경보 조치를 하고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불공정거래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정밀시장감시를 통해 주가조작 세력을 적발해내지만 개인투자자가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증권의 중심 여의도에서는 “다양한 속임수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허덕여도 증권사들은 딱히 손해 볼 것 없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어차피 손해를 보는 자금은 개인투자자들의 재산이며 증권사는 기업 고객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피해와 상실감은 커져만 가는 형국이다.

또 이 같은 현상은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에서 이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가 감소하면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4월(1∼23일) 개인투자자의 일평균 주문건수는 188만 건으로 지난 1월 206만 건보다 9.57%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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