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재무요인과 경제요인에 따라 오르내리는 것이 주가다. 물론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일요서울]은 주요 기업들의 주식이 어떠한 흐름을 보였으며 향후 가치가 얼마나 상승할지를 증권사들의 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열세 번째 기업은 빙과류 및 유제품의 강자 빙그레(사장 이건영)다.
1분기 영업이익 감소…광고비 선반영
주력제품 순항에 실적 개선 지속될 듯
빙그레를 향한 증권가의 긍정적인 전망이 도드라지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빙그레가 올 1분기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대비 다소 하락한 모습을 보였지만 2분기 이후 뚜렷한 실적 개선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름이 성수기인 여름주의 강세가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 역시 잇따르고 있어 주시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 1분기 빙그레의 실적을 살펴보면 개별 기준 매출 1617억 원(+7.1%), 영업이익 33억 원(-50.5%), 순이익 15억 원(-75.9%)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1분기는 아이스크림·유제품업종의 비수기로 전년 동기대비 실적변동에 크게 민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빙그레의 영업이익 감소는 매출이나 원가의 문제라기보다 주력 제품에 대한 집중적인 광고비 집행이 이유로 지적돼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동부증권의 경우 목표주가 12만8000원을 유지하고 투자의견 매수유지를 권고하는 동시에 “광고비를 조금 더 썼을 뿐, 비수기 실적에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손지웅 동부증권 연구원 역시 “단기 실적 변동성에 대해 크게 우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면서 “지나치게 높은 연간 실적 추정치도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이고 다소 과도했던 중국 사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표주가 14만2000원과 투자의견 매수유지를 추천한 키움증권도 동부증권과 의견의 맥락을 함께했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64억 원)를 하회한 이유에 대해 비수기임에도 붕어 싸만코 등 광고 선집행에 따라 마케팅비가 44억 원 증가한 것을 주요인으로 지적했다.
아울러 “수출 고성장에 따라 불리했던 날씨, 경기 요인에도 매출이 7%의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던 점은 긍정적”이라며 “2분기 이후 성수기 진입으로 수출 확대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2분기 수출과 관련해 김 연구원은 “상해 및 북경에서의 주요 편의점 채널 분포로 인해 제품 회전이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청도와 심천에서는 분포 자체가 확대되고 있다. 2분기 이후 성수기 진입으로 수출 규모가 더욱 확대되면 올해 바나나맛 우유 중국 수출은 22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 이후 성수기 진입에 따른 국내외 매출 규모가 확대되고 전년 하반기 일부 품목 판가인상 효과와 전분기 마케팅비 선반영에 따른 비용 절감 등으로 이익 개선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SK증권은 “2분기 성수기 도래와 함께 바나나맛 우유 수출도 급증할 것으로 보여 올해 200억 원의 바나나맛 우유 수출은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냉장·냉동 포함 연간 765억 원(매출비중 8.5%)의 수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과 함께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1만9000원을 유지했다.
더불어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빙그레의 전망은 여전히 밝은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매출 비중이 급증하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아왔던 오리온처럼, 동사도 바나나맛 우유를 필두로 수출 증가를 통한 프리미엄 정당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 같은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성수기를 앞둔 여름주의 움직임에는 다소 의문점이 따라붙었다. 올 여름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주요 여름주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여름수혜주 빙그레는 4월 말 13만7000원에서 지난달 24일 11만8500원으로 13.50% 떨어졌다. 지난해 4월말 6만5100원이었던 주가가 5월말 6만6800원으로 2.61% 상승한 이후 꾸준히 우상향곡선을 그렸던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기저효과에 더해 올해 실적 전망까지 더해져 주가가 차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향후 여름주의 전반적 움직임을 감안해 빙그레에 대한 투자 의견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반면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빙그레의 경우 여름 수혜주라고 볼 수도 있지만 생산품 자체가 여름에 거의 모든 실적을 내는 제품군”이라며 “대부분의 제품의 가격대가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라던지 경기흐름보다는 올 여름 날씨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빙그레의 주가는 여름주의 기저효과와 성수기 영업 실적 싸움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 빙그레, 웅진식품 인수說에 들썩들썩
빙그레의 웅진식품 인수설이 가시화되면서 주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달 24일 웅진식품 인수와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웅진식품 인수 타당성을 검토 중이나 인수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비록 이날 빙그레가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음에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우유 및 유제품과 빙과류 등을 제조하는 빙그레가 웅진식품 인수를 통해 과즙음료 시장까지 진출하게 되면 그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주가에서도 곧장 반영됐다. 발표 당일 빙그레는 웅진식품 인수설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2.60% 오른 11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