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르른 자연이 부르는 신록의 계절이다. 겨우내 웅크리고 앉아만 있던 찌뿌둥한 몸을 떨쳐내고 야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이 계절. 늘어나는 옥외활동 만큼이나 치아의 손상도 커져가기 마련이다. 특히 어린아이는 성인에 비해 활동량이 많고 주의가 산만해 다치기 쉬운 상황에 처하기 쉽다. 부상으로 치아가 손상이 되었을 때에는 구강이나 안면의 출혈이 동반하므로 깨끗한 거즈 등으로 잘 닦아주고 차가운 얼음팩 등을 이용해 손상부위가 붓지 않도록 해준다. 그리고 가까운 병원으로 즉시 옮겨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만 치아를 오래 보전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손상된 치아 치료와 아동 구강관리에 대해 말해 보려고 한다.
야외활동을 하다 보면 넘어지거나 부딪쳐서 치아가 빠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치아가 빠졌을 때는 빠진 치아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빠진 치아를 찾았으면 흐르는 깨끗한 물에 씻어서 오염된 물질을 제거해준다. 이 때 치아의 뿌리 부분을 박박 문질러서는 안 된다. 그저 흐르는 물의 수압으로만 씻어내는 정도여야 한다. 겉보기에 이물질이 떨어졌다 여겨지면 생리식염수나 우유에 담아서 가까운 치과에 빨리 가져가야 한다. 만일 생리식염수나 우유가 없으면 입 안에 물고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때는 본인의 혀 밑에 넣어가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입 안에 물고 가는 것은 삼킨다든지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가능하면 삼가는 것이 좋다. 빠진 치아를 다시 심어서 재생시키는 술식의 성공여부는 빠진 치아의 위생 상태와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치과에 내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악안면 부위의 외상에는 치아의 빠짐 뿐만 아니라 치아의 부러짐, 변색, 흔들림과 금이 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부러진 치아는 그 정도에 따라서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잇몸 속 깊은 부위의 뿌리가 부러진 경우엔 발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근관치료(신경치료)를 하고 부러진 범위에 따라서 기둥을 세운 후, 치아와 색깔이 비슷한 도재를 이용해 치아를 수복한다. 만약 부러질 정도의 충격보다 약했을 때에는 치아가 흔들리게 되는데 이때는 와이어나 레진을 이용해 먼저 흔들림을 없애준다. 약 3주 정도 기다려본 후 치아의 흔들림과 색깔에 변화가 없으면 덧대어준 와이어나 레진을 제거하면 된다. 하지만 치아의 색깔이 갈색으로 어둡게 된다면 신경치료를 해야만 한다. 외부의 충격에 의해 치수 내 혈구세포가 파괴되어 치아를 변색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변성된 신경을 제거하는 신경치료와 미백 또는 도재를 이용한 수복으로 치료해야 한다. 금이 갔을 때에도 신경치료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치과 내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악안면 부위의 외상은 마우스가드(mouth guard)를 이용하면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다. 때문에 권투, 태권도, 농구, 축구, 야구 등 모든 스포츠 활동 시에 마우스가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마우스가드를 장착하지 않은 운동선수의 60% 정도가 악안면 부위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구강 내 또는 구강 주위 열상이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부·상악 전치부 치아의 파절 및 탈락, 뇌진탕 등의 순이었다. 마우스가드의 효과는 외상으로부터의 보호 이외에도 교합평형을 이루게 해줘 전신균형과 바른 자세를 갖게 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우스가드는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는 현대인이 많이 걸리기 쉬운 목 디스크와 오십견과 같은 어깨 통증, 허리 통증을 예방하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부의 근활성과 신체균형에도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만성피로 증후근 예방에도 좋은 효과를 보인다. 단 기성제품의 마우스가드는 단순한 보호 장치로서만 기능을 하기 때문에 되도록 치과에서 제작한 제품을 사용하는 편이 교합평형을 이루게 해줘 더욱 효과적이다.
아동 구강관리의 경우 어린아이가 스스로 칫솔질을 할 수 있을 때 까지 보호자가 꼼꼼히 치아를 닦아줘야만 한다. 치아가 나기 시작하면 가제 수건, 손가락, 실리콘 칫솔 등을 이용하여 치아, 혀, 볼안쪽, 잇몸 등을 닦아준다. 이때는 치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어린아이의 경우 충치치료를 방치한 어른들의 입맞춤을 조심해야 한다. 충치균인 뮤탄스는 전염성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들이는 것도 전신건강과 발달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1. 4대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균형 잡힌 식단으로 인체 조직의 성장발육을 돕도록 해야 한다.
2. 단 음식을 피하고 인스턴트식품 보다는 자연식품을 섭취하여 충치발생을 예방하도록 한다.
3. 끈적거리는 음식물은 치아에 오래 달라붙어서 충치가 잘 생기므로 먹는 즉시 양치질을 해서 제거해야 한다.
4. 갈증이 날 때는 탄산음료나 이온음료 대신 물을 마신다.
5. 부드럽거나 정제가 잘된 음식물 보다는 약간 거칠거나 질긴 느낌의 야채나 과일을 먹는 습관을 기른다.
<도움말=김재호치과 김재호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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