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취재] 朴정부‘MB흔적 지우기’VS ‘정중동’친이계
[근황취재] 朴정부‘MB흔적 지우기’VS ‘정중동’친이계
  • 안은혜 기자
  • 입력 2013-06-03 09:24
  • 승인 2013.06.03 09:24
  • 호수 996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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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천하시대’ 떨고 있는 친이계

[일요서울 | 안은혜 기자]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전 정부에서 진행한 모든 정부관련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는 등 ‘MB 흔적 지우기’에 나선 가운데 새누리당이 지난 5월 22일 황우여 대표 2기를 맞으면서 2차 주요 당직 인선을 발표했다. 친박 체제를 강화하면서도 일부에 중립 성향 등 비박계 의원을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여전히 새누리당 내 친이명박계(이하 친이) 의원들의 입지가 줄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최고위원 7명 중 6명이 친박계이며 당직 인사 대부분이 ‘친박일색’이다. 당내에는 김기현 정책위의장,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 ‘친박으로 전향’한 의원도 있고, 비박계인 황영철, 남경필, 정몽준 의원도 있다. 6월 4일 취임 100일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의 새정부에서 ‘숨죽인’ 친이계 의원들의 근황을 [일요서울]이 알아봤다.

 “외부활동 자제, MB 사람들 거리두기”
 “친이계 의원들 MB와 가끔씩 만나서 소통 해”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친이계로 분류되는 당내 의원으로 금뱃지를 단 의원들로는 이재오, 이병석, 정의화, 심재철, 김기현, 김영우, 김재경, 이군현, 권성동, 주호영, 정병국, 김용태, 조해진, 원유철, 김성태, 정문헌, 이철우, 신성범, 김학용 의원 등이 있다.
지난 5월 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이 서울 대치동에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이 전 대통령을 임기시절부터 보좌해온 임재현·이진영 비서관이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비서관에 따르면 대통령 재임 시절의 참모들과 장관들이 사무실을 방문했고, 이동관·이달곤 전 수석을 비롯해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 등이 사무실을 종종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언론과 인터뷰 안해”

대표적인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은‘4대강 전도사’를 자처하며 지난해 11월 금강·영산강 자전거길 민심탐방에 나선 바 있다. 이재오 의원은 검찰의 4대강사업 비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23일, 24일 양 이틀간 섬진강 자전거길 탐방에 다녀왔다. 그가 작년과는 다르게 4대강사업과 무관한 섬진강 자전거길 탐방에 나선 것에 대해 ‘4대강 지역을 돌았을 경우 받게 될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재오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의원님은 알다시피 요즘 ‘정치와 정당의 개혁’에 주로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다”며 ‘개헌전도사’로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왕래 여부에 대해서는 “언론과의 인터뷰 등 외부에 노출을 꺼리고 계시다”고 전했다. 지난 2월 26일 다른 친이계 의원들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재오 의원은 이 전 대통령과의 만남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만찬에는 김영우 의원과 김재경, 이군현, 이병석, 정의화, 권성동, 이재오, 주호영, 정병국 의원,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5월 중 방문한 것으로 전해지는 안국 포럼 출신의 김영우 의원은 친이계 재선의원으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책기획부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이 퇴임한 이튿날인 2월 26일 김 의원은 다른 친이계 의원들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만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김윤옥 여사와 친분이 깊기도 한 김영우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의원님은 친박 의원들과도 두루두루 만나고 있고, 친이계 의원들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과 회동도 가끔 갖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의 대치동 사무실을 자주 방문하는지에 대해서는 “개인 스케줄이라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김기현 의원의 경우는 친이계 정책통의 대표주자다. 주로 중도/쇄신 성향 의원 모임에서 활동해온 김 의원은 지난 3월 정부조직법개편안 협상이 난항을 겪을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야당과의 합리적인 조율을 이끌어냈다. 집권 여당의 공약 입법화 및 정책 생산을 총괄해야 하는 김 의원의 당내 입지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우‘MB 챙기기’
김기현 정책통 대표주자

당내에서 소신 있는 행보로 ‘쓴소리’에 거침없는 조해진 의원도 친이계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해진 의원은 협상이 틀어질 때마다 탁월한 협상 능력으로 정부조직법 개편안 협상 타결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해진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지적으로 ‘무기력한 여당’을 벗어나는데 일조했다.
한편, 이명박 정부 때는 친이계가 당내 중심이 되었지만 당시 차기 대선 후보로 유력시 됐던 박근혜 의원을 중심으로 친박계가 어느 정도 이명박 정권을 견제했었다. 하지만 현재 박근혜 정부에는 새누리당 내 그런 역할을 할 인물을 찾아볼 수 없다는 평가다. 정계에서는 현재 새누리당 내 비박(非朴) 진영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줄 인물로 정몽준 전 대표와 쇄신파 남경필 의원, 그리고 이재오 의원도 꼽히고 있다.
정몽준 의원의 경우 의원실관계자에 따르면 “요즘은 국회 활동도 열심히 하고, 외부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번에 독일 정부로부터 한-독 간 경제협력과 독일 축구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십자 공로훈장을 받게 됐다”며 “한중의원외교협의회 회장으로서 대중(對中) 의원 활동에도 주력하실 계획이다. 시간 날 때마다 지역 주민들과 축구도 하는 등 지역구에서도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왕래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없다”고 전했다. 
그밖에 친이계 출신인 김학용 의원이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으면서 새누리당은 “지역과 계파를 아울렀다”고 자평했지만 내부에서는 ‘핵심 요직은 친박계가 독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친이계 핵심이었던 새누리당 이군현 의원은 지난달 22일 퇴임 후 첫 나들이로 통영을 방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지역구 주민들에게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날 통영 조선소 신아에스비(옛 SLS조선) 노동자들은  지역에 소재한 새누리당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비공식 나들이를 위해 통영을 찾았는데 지역출신 이군현 의원이 따라갈 처지냐”며 “이군현 의원은 통영지역 중소조선소 회생을 위해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오늘은 국회에서 중소조선소 회생을 위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군현 의원은 중요한 일정이 있다며 무산시키고 단독으로 토론회를 진행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해왔다”며 “이군현 의원 측이 중요한 일정이라고 한 것이 통영지역 최대 현안을 안는 토론회를 무산시킬 만큼 중요한 일정이었는지 묻고 싶다”며 통영을 방문한 이 전 대통령과 함께 싸잡아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소수로 당에 남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지만 친박으로 이뤄진 당 지도부 아래 ‘숨죽인’ 친이계 의원들의 행보에 정계 이목이 집중된다.    

iamgrace@ilyoseoul.co.kr

 

[인터뷰]‘제2의 미스터 쓴소리’ 조해진 의원

   
▲ 조해진 의원

“朴정권 잘할 땐 힘 싣고, 못하면 대안 제시 할 것”

“MB 흔적 지울때 정치 의도 있으면 안돼”

여야를 막론하고 거침없는 바른 말로 ‘미스터 쓴소리’란 별명을 얻은 조순형 전 의원의 뒤를 잇는 새누리당 내 ‘제2의 미스터 쓴소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조해진 의원이다.
조 의원은 박찬종 대표 보좌역을 거쳐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시절 보좌역을 지냈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정무비서관을 지냈고 대통령 후보시절에는 공보특보로 지근거리에서 모셨다. 당선인 시절에는 비서실 부대변인 등 요직을 거쳐 18대 출마를 포기한 ‘원조보수’김용갑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을 정도로 ‘MB맨’으로 통한다.
다음은 지난 5월 29일 [일요서울]과의 전화인터뷰에 응한 조해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박근혜 정권이 MB정권 흔적 지우기에 나서는데 어떻게 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다. 잘한 것을 없애는 것은 새정부에도 손해니까 당연히 그대로 발전시켜 나갈 거고, 못한 것은 바른 방향으로 고치는 것이 자연스럽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잘한 것을 폄하한다거나 잘 못한 것을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 현 정부에 친이계 의원이 많이 줄었는데, 종종 모임은 갖나?
▲자주는 못 만나도 꾸준히 만난다. 이 전 대통령을 모시고 만나기도 하고, 우리끼리 만날 때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대치동 사무실은 아직 못 가봤는데, 시간을 내서 갈 생각이다.

- 이상득 전 부의장은 찾아간 적이 있나?
▲일찍 면회 갔다 왔다.

- 안철수 의원의 신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신당 창당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기간에 쉽게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새로운 뜻과 새로운 정치의 구성과 함께 기존의 여당, 야당과 차별화 된 청사진이 있다면 그것을 담을 새로운 정당조직을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정당을 만들고 운영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런 과정에서 안철수 의원이 그동안 말해왔던 새 정치의 원칙들이 잘 지켜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원 빼내가기 등은 없어야 된다. 여당, 야당 어느 곳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밀려난 구태의연한 정치꾼들이 참여해도 이미지가 안 좋다. 정당을 하다보면 내부 ‘헤게모니 쟁탈전’이 반드시 생기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얼마나 민주적으로 잡음 없이 운영하느냐, 또 당을 운영하게 되면 돈도 많이 드는데 돈을 얼마나 투명하게 조달해서 쓰느냐, 당의 의사결정을 할 때 얼마나 하의상달식 민주적인 정당 운영을 하는지 등 어려움이 많다. 이런 점에서 잘 해야 새 정치, 새로운 정당에 의미가 있다. 그렇지 못하면 새 정치의 빛이 바래고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이 전혀 없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

- 박근혜 정권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새누리당 보수파 정권이 반드시 성공해야한다. 박 정권이 출범한지 100일이 됐는데, 대통령 본인이 진정성 있고, 사심 없이 애국심을 가진 분이기 때문에 지도자가 그런 마인드를 가졌다는 것은 성공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라고 본다. 초반에 특히 인사 문제와 같이 여러 가지 실망스러운 점이 있었지만, 앞으로 개선해나가면서 잘 해주길 바라고, 여당인 우리도 대통령이 잘할 때는 힘을 실어주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확실하게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박 대통령과 새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안>


 

안은혜 기자 iamgrac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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