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원장의 건강 이야기] 왜 가정의학 전문의인가?
[이진복 원장의 건강 이야기] 왜 가정의학 전문의인가?
  • 조아라 기자
  • 입력 2013-05-28 09:07
  • 승인 2013.05.28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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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45세 남자 환자인 김모씨는 며칠 전부터 생긴 가슴의 통증으로 내원하였습니다. 환자분은 가슴통증의 원인이 심장이나 폐의 문제는 아닌지 많이 불안해했고 종합병원에 가서 정밀한 검사를 해야 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문진과 이학적 검사를 한 결과 환자분의 가슴 통증은 가슴 갈비뼈에 생긴 근골격계 통증으로 판단됐고, 적절한 약물 처방과 찜질 등의 물리치료, 생활습관 교육 등으로 며칠 만에 호전됐습니다.

#2. 70세 박모 할머니는 고혈압, 당뇨병을 앓고 계신데 최근 감기가 심하고 복통과 설사가 자주 생겨 내원했습니다. 할머니는 지금 복용하는 약도 많은데 감기약과 설사약을 같이 먹어도 되는지 궁금해 하셨고, 감기와 장염을 한꺼번에 치료해 줄 것을 원했습니다. 의사는 먼저 타 병원에서 드시는 당뇨병약과 혈압약을 검색해 확인한 뒤 감기와 장염에 대한 진찰 후 처방을 했습니다. 약의 복용 방법과 서로 충돌되는 약이 없다고 설명을 드리자 할머니는 많이 안심이 된 표정으로 귀가하셨습니다. 할머님은 이틀 뒤 감기와 장염 모두 좋아졌다고 밝은 표정으로 내원하셨습니다.
  
만일 첫 번째 환자인 김모씨가 협심증을 의심해 곧바로 종합병원으로 갔다면 각종 심장에 대한 검사로 시간적, 경제적, 심적 손실을 겪었을 것입니다. 가슴통증의 원인은 협심증을 비롯해 심장질환, 폐질환, 식도질환, 공황장애 같은 정신질환 등이 있습니다. 또 근골격계 질환도 상당 부분 관련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찰해야 합니다.
 
두 번째 환자인 박모 할머니는 고혈압으로 다니던 종합병원의 심장내과에 가면 감기나 장염은 다른 과로 가서 진료 받으라는 말을 듣고 힘든 몸을 이끌고 몇몇과를 전전한 경험이 있었다고 합니다. 만약 박모 할머니의 건강상태를 잘 아는 의사가 할머니가 호소하는 여러 가지 증상을 잘 치료해 준다면 거동이 불편한 노인으로서는 참 고마운 일일 것입니다. 
 
위의 두 경우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흔히 겪는 일입니다. 이로 인해 환자의 불편과 사회적 비용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현대의학은 눈부신 발전을 했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개별장기, 기관별로 나누어 진료를 하기 때문에 여러 전문 과목의 의사를 방문해야 해 의료비 증가의 원인이 됩니다.
 
가정의학은 질병의 종류, 연령 등에 관계없이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도입된 새로운 전문 분야입니다. 가정의학 전문의는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전문적으로 교육 받은 1차 의료 전문의입니다.
   
가정의학 전문의는 흔히 발생하는 대부분의 질환을 치료하고 상담합니다. 또 지역사회의 흔한 질환과 각종 성인병 및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를 합니다. 가정의학 전문이의 역할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가정의학 전문의는 질병의 예방, 재활 및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합니다. 종합검진을 포함한 평생 건강관리 프로그램, 각종 예방접종과 건강상담, 또한 폐경기, 비만, 금연, 스포츠의학 등 다각적 접근으로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 재활, 예방을 위해 노력합니다.
 
둘째, 가정의학 전문의는 가족 주치의입니다. 나와 우리가족 구성원 모두의 건강상태를 잘 아는 의사가 자상하게 진료도 하고, 치료 방향에 대해 조언을 해 준다면, 또 건강상태에 관해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 언제든지 담당 의사와 상담할 수 있다면 얼마나 바람직하겠습니까? 가정의학 전문의는 이러한 일을 수행하는 가족 주치의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정의학 전문의는 안내자 역할도 합니다. 의학의 세분화로 특정 질환에 어떤 병원, 어떤 전문의를 찾아가야 할지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정의학 전문의는 이런 경우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질병 전문가를 안내합니다.
 
저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앞으로 여러분과 지면으로 만나며 이러한 1차의료에서 환자분들의 궁금증과 진료실에서의 에피소드를 재밌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도움말=서울의원 이진복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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