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사이트는 소위 ‘대딸방’이라 불리는 유사성행위 업소 관련 이야기로 시끄럽다. 이유는 업소 아가씨와 손님들 사이에 ‘기행기-역기행기’라는 ‘사생결단 리플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행기란 남성 손님이 ‘대딸방’에서 서비스를 받은 다음 그 이용 후기를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는 것을 뜻한다. 문제는 ‘대딸방’ 이용 후기를 쓴 이들이 지나치게 적나라한 성적 묘사와 인격모독에 가까운 글을 쓰고있다는 것. 이에 울분을 참지 못한 한 ‘대딸방’ 여성은 해당 사이트 운영자와 유명닉네임을 가진 손님들에 대한 묘사를 하는 ‘역기행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사건은 불거지게 됐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영화답다’고 표현하기 힘들다. 이른바 음모론과 거짓글 논쟁까지 번지면서 한편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연상케 하고 있는 것. ‘대딸방’을 둘러싼 그 미스터리한 리플 전쟁의 전모를 취재했다.
흔히 남성 손님들의 서비스 이용 후기는 ‘정보 공유’의 차원에서 그간 큰 문제없이 행해져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난립하는 업체들의 불량 서비스를 막고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손님들의 욕구가 강해지면서 일종의 ‘검증단’ 역할도 톡톡히 해왔다.
또한 업주들은 손님들에게 최대한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면서 업소 서비스의 질도 상당부분 개선되어왔던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대딸방 ‘기행기’VS서비스 ‘역기행기’
손님들의 불만 사항이 인터넷을 통해 밝혀지면 이를 개선, 보다 나은 서비스로 손님들을 끌어모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던 ‘기행기’가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나치게 노골적인 신체묘사와 업소 아가씨들의 인격을 모독하는 글들이 하나 둘 작성되기 시작하면서 문제는 불거졌다.
이른바 ‘봉× 이야기’라는 시리즈로 연재된 한 글은 아가씨들로 하여금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만큼 자극적으로 작성되어 있다. 이 글에는 실제 아가씨들이 업소에서 쓰는 이름까지 거론되어 있다.
이에 업소 아가씨들은 크게 격분, 한 업소 아가씨가 ‘기행기’에 대항해 다시 ‘역기행기’를 쓰면서 사건은 인터넷을 타고 일파만파로 번져나갔다.
이 아기씨의 역기행기는 그간 자신들이 ‘기행기’에 당해왔던 수치심에 한 풀이라도 하듯 손님들에 대한 과격하고 인격모독적인 표현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다음은 ‘역기행기’의 일부분이다. “암내가 지나치게 나고 너무 독해서 술 취한 정도로 어질어질 했다. 풍 걸린 사람마냥 10여분 정도 계속 떨었다. 그때 그 시절엔 무서웠고 이상한 남자라고 느꼈다.” “핸플을 꽉 잡고 있는 분 같은 행동과 말투. 나한테 잘못보이면 이 바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식으로 인식시킴. 자기가 ‘돈 많이 번다’라는 허풍. 악취, 노인네 티를 안내려고 남자 스킨 많이 바른 느낌” “키. 내 어깨 쪼금 넘는 정도. 난쟁이 똥짜루. 몸은 바짝 말랐음. 아직 발육이 덜된 느낌. ‘아다라시’ 때려고 깝죽대는 까탈스런 성격. 발에서는 쉰내가 난다” “눈의 쌍꺼풀을 계속 만들려는 부자연스런 행동과 입술을 계속 모았다 폈다 한다. 마치 괄약근 조이기 운동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속으로 웃었다. 생각해 보면 웃기는 게 ‘앞 뒤’ 립 서비스만 받고 이제 됐다고 한다. ‘나는 아가씨 보호차원에서 돌아다닌다’는 얼척이 없는 말을 하기도 한다. 아가씨 보호차원에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여성가족부 직원인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여성가족부 스파인가.”
이렇듯 ‘역기행기’에는 손님에 대한 신체 묘사는 물론 직접적인 모욕적 발언도 서슴없이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물론 해당 사이트에서 큰 파장이 일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일부 남성들은 ‘속이 다 시원하다, 이제 진상 피우는 사람들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역기행기’를 두둔하는 리플을 달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한쪽에서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단순 논쟁으로 끝나지 않았다. 느닷없이 이 아가씨가 작성했다는 한편의 고백서가 올라왔던 것이다.
‘역기행기’, 뜨기 위한 행보
이 글에서 그녀는 ‘역기행기에 대한 사과문을 올린다’며 글을 올리게 된 배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과문에 따르면 ‘어떤 남성이 자신에게 100만원의 돈을 주면서 유명한 닉네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거짓 기행기를 올려달라고 했으며 그렇게 해서 해당 사이트를 흔들어 놓고 독자적인 자신의 사이트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결국 그녀는 그 유혹에 넘어가 ‘거짓 역기행기’를 써 해당 손님들을 음해했으며 결국 양심의 가책을 느껴 사실을 고백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잠시 후 그녀의 이름으로 작성된 또 하나의 글은 사람들로 하여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해당 인터넷 게시판에 ‘결단코 내가 작성한 글이 아니며 누군가가 거짓으로 올린 사과문’이라고 충격 발표했다. 사건이 점차 미궁으로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러한 상황을 더욱 미스터리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나름대로 분석한 모 해당 사이트의 운영자이자 ‘역기행기’의 피해자(?)인 한 손님이 ‘역기행기’의 글쓴이를 알리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의하면 ‘역기행기’의 글쓴이는 자신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단순히 여론을 조장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 글에 따르면 이번 ‘역기행기’를 올린 아가씨는 한때 강남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급부상, 당대 최고의 ‘여제’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서비스를 구사했던 여자라는 것.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서서히 업계에서 밀리기 시작하자 그에 대한 보복은 물론이고 다시 한 번 자신에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일종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이 글은 전하고 있다.
또한 이 글은 그녀가 역기행기의 대상으로 삼은 남성들은 우연의 일치라도 되는 듯 모 사이트의 운영진들임을 밝히고 있다.
만약 이 남성의 글이 옳다면 그녀는 ‘해당사이트를 흔들기 위해’ 이러한 역기행기를 올렸다고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이러한 ‘기행기-역기행기’에 대한 논쟁은 표면적인 대립을 넘어서, 그 이면의 욕망과 음모, 돈벌이에 대한 욕심까지 겹쳐지고 있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 논쟁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 또는 향후 어떻게 번져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대딸방 업계에서 그들만의 세력싸움이 얼마나 치열한지, 또 세력 확장을 위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네티즌 인터뷰 - “기행기 전쟁 어떻게 생각하나”
‘역기행기’ 업소 여성들의 代辯(대변)인가, 이슈화인가
대딸방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두개의 유흥커뮤니티 게시판을 무대로 벌어진 사상 초유의 ‘기행기 전쟁.’ 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재, 과연 네티즌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취재진은 이 논란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켜본 해당 여성, 그리고 대딸방 업계에 정통한 한 네티즌과 메신저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다음은 그들과의 일문일답.
-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 사실 표면적으로 상대를 치욕스럽게 하는 기행기와 그에 대한 보복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소위 ‘유명 닉네임’을 가진 사람들과 아가씨, 그리고 업소 운영진간의 세력 다툼일 수도 있다.
- 그들이 세력 다툼을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 ‘유명닉네임’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인지도를 더욱 높여 업소에서 더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것이며 아가씨들은 그것의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는 것이 힘들고 닉네임을 과시하여 좋은 서비스를 받고자하는 것이 꼴사납고 보기 싫다는 것이다. 업소 운영진의 경우에는 유명닉네임을 가진 사람들의 횡포를 컨트롤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현재로서는 사실을 정확히 알기 힘든 상황이다.
- ‘역기행기’를 올린 여성은 어떤 여성인가.
▲ 어떤 남성이 썼듯이 한마디로 대딸방 업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한때 업계를 평정했을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다. 특히 발가락을 애무하거나 기타 다양하게 그녀가 선보인 서비스는 수많은 마니아를 만들어 냈으며 그녀와 예약하기 위해 며칠간을 업소에서 대기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 그런 그녀가 역기행기를 쓴 이유는 무엇이라고 추측할 수 있나.
▲ 두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말 그대로 손님들의 악성 인터넷 글에 피해 받는 업소 아가씨들을 위해 그녀가 총대를 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이슈화시켜 퇴색해가는 자신의 옛 영광을 되찾고 싶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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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 프리랜서 www.dcinside.com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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