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성수기 맥주 소비량 급증 전망
턴어라운드 확신까지 차분히 기다려야
기업의 재무요인과 경제요인에 따라 오르내리는 것이 주가다. 물론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일요서울]은 주요 기업들의 주식이 어떠한 흐름을 보였으며 향후 가치가 얼마나 상승할지를 증권사들의 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열한 번째 기업은 국내최대 주류기업인 하이트진로(회장 박문덕)다.

하이트진로는 올 1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실적개선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더불어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 오름세로 전환될 것이란 예측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확실한 턴어라운드가 나타나기 전까진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흘러나와 이목이 집중된다.
하이트진로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대비 4.3% 감소한 4232억 원, 영업이익은 15.5% 증가한 475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진로INC 등의 배당금 변동으로 법인세가 증가하면서 0.6% 감소한 176억 원을 올렸고 개별기준 매출액은 0.5% 증가한 3673억 원, 영업이익은 17.7% 증가한 416억 원을 기록했으나 배당금 감소로 순이익은 24.4% 감소한 362억 원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SK증권은 하이트진로가 올 1분기 저조한 실적을 내긴 했지만 가격인상효과 반영과 시장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4만8300원을 유지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실적약화 이유에 대해 “엔화약세로 인해 진로 INC의 원화환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이 매출액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판단된다”면서 “법인세가 전년동기대비 크게 증가하며 (62억 원→145억 원) 순이익도 전년도 수준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실적개선 전망에 대해선 “가격인상효과 반영으로 저조한 1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가수요 발생으로 쌓여있는 재고물량이 소진되는 2분기 이후에는 판매량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시장점유율도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소주점유율은 지난해 말 약 49% 수준에서 올해 1월 38.1%까지 일시 하락 후 지난 3월에는 약 51% 수준으로 올라왔고, 맥주 점유율 역시 지난해 말 약 44%에서 올해 1월 38.8%까지 일시 하락한 이후 3월엔 다시 43%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2분기 이후 맥주 소비량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하이트진로의 밝은 전망을 내다보는 이유로 ▲가격 인상으로 약 8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 예상 ▲영업조직 통합으로 인한 비용절감 및 시너지 기대 ▲원가/판관비 구조개선 예상 등을 지목했다.
하지만 동부증권은 SK증권의 밝은 전망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동부증권은 하이트진로에 대해 목표주가(하향예정) 3만8000원을 권고하고 투자의견 유지를 보였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맥주 및 소주가격 인상 등의 요인이 반영돼 전년동기 대비 영업수익성 개선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컨센서스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예상보다 부진한 맥주 시장점유율과 전반적인 주류판매량 부진을 감안하면 가격인상과 원가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추정실적 하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맥주 시장점유율 회복이나 조직통합에 따른 명확한 시너지를 찾기는 아직 어렵다. 최근 주가하락으로 어느 정도 가격조정은 이뤄진 상황이나 펀더멘탈 턴어라운드에 대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 아쉽지만 투자의견 유지가 적당하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증권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음식료주 전체에 대한 새로운 접근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 등 대외 악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던 음식료주들의 기세가 5월 들어 크게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음식료주는 업종별 수익률에서 -4.5%를 기록, 전기가스(-4.9%)에 이어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음식료주가 올해 들어 과도한 주가 상승에 따른 조정을 받고 있는 데다 1분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상승 국면으로 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암중모색의 계절이다. 밸류에이션 부담 해소가 절실하다”며 “음식료 생활소비재 등 전통적으로 프리미엄을 부여받던 필수소비재 섹터, 최근 리레이팅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고조됐다”고 되짚었다.
또한 “현 밸류에이션의 추가 확대는 성장의 안정성에 대한 정성적 프리미엄을 넘어 낮은 베타와 우월한 자본구조 라는 본연의 장점으로도 완전히 정당화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특히 1분기 실적 부진과 앞으로 전개될 규제와 경쟁 환경의 부정적 흐름은 이러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의 투자 전략에 대해선 “실적 성장의 가시성 확인이 미흡한 상태에서 주가 급등한 종목들에 대한 이익 실현 고려할 시점”이라며 “밸류에이션은 물론 규제와 경쟁 환경 악화에 따른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종목 위주로 압축 투자를 권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에 따른 추천으로는 중단기적 섹터 주가 조정 국면을 견딜 수 있을 만한 어닝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종목인 LG생활건강, 오리온, 빙그레 또는 절대적인 벨류에이션 지원능력을 찾을 수 있는 종목 KT&G, 하이트진로 등이 주목되고 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 MSCI지수 편입 후 주가 강세 보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한국 스탠더드지수에 새로 편입된 하이트진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6일 MSCI 한국 스탠더드지수에 한라비스테온공조와 하이트진로가 새로 편입되고 만도가 제외됐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날 오전 기준 한라비스테온공조와 하이트진로는 각각 3.23%, 4.32%의 주가상승을 보였다. 하이트진로는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 노무라를 비롯한 외국계 증권사들의 매수상위 창구에도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실제 지수 변경이 반영되는 시점은 오는 31일 장 마감 이후다.
※ MSCI지수란?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사가 작성ㆍ발표하는 세계적인 주가지수로 글로벌펀드의 투자기준이 되는 지표이자 최초의 국제 벤치마크다. 특히 미국계 펀드의 95% 정도가 이 지수를 기준으로 삼을 만큼 펀드 운용에 있어 주요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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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