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당신의 안방을 매일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누군가 당신의 안방을 매일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06-12-05 16:06
  • 승인 2006.12.05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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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 인터넷에 떠도는 ‘사생활 몰카’ 위험 수위…시급한 대책 필요하다


일반인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무분별한 ‘몰카’ 사진들이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몰카는 지하철이나 길거리 등 대중적인 장소에서 여성들의 치마 속을 촬영하거나 공중 화장실 등에 설치된 것이 발각돼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유포되고 있는 몰카 사진들은 한 개인의 지극히 일상적인 사생활을 노출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사진은 관음증적 욕구를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유포될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성적 취향 자체를 변태화시키고 있는 것이라 더욱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요서울>은 무분별한 몰카의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이러한 몰카가 주로 촬영되는 곳은 아파트 밀집지역이나 빌라 및 다세대 주택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는 주택가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밀집 지역의 경우 고성능 렌즈를 장착하면 한 개인의 일상을 낱낱이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날씨가 더울 때는 실내에서 옷을 벗고 있는 경우도 많고 목욕 직후에는 옷을 다 걸치고 있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 절묘한 타이밍에 이들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사진들은 대부분 옷을 걸치지 않은 여성이 집안에서 생활을 하는 모습이거나 혹은 이성간에 성관계를 하고 있는 사진이 대부분이다. 사진의 각도와 화질로 봐서는 사진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스스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다.

몰카 사진 유포에 수치심
서울 수유리에 살고 있는 직장 여성 김미선(가명·28)씨는 최근 인터넷을 검색하다 경악할 만한 사진을 보고 말았다. 집안 내부가 자신의 집과 비슷한 줄로만 알았지만 자세히 보니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이 바로 자기 자신이었던 것. 지난 여름 집에서는 주로 간단한 속옷만 입고 지냈는데, 그 모습이 어김없이 사진에 촬영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사진은 이미 각종 인터넷 사이트는 물론이고 특히 P2P프로그램을 통해서 광범위하게 유포된 후였다.
비록 자신의 얼굴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관찰당하고 있다는 공포심에 휩싸여 한동안 창문을 열기도 힘들었다. 결국 그녀는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당시의 공포를 회상하며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내가 생활에서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다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돈을 빼앗겼거나 사기를 당했다면 경찰에 신고하고 그 사람을 처벌하면 되지 않는가. 하지만 이런 사진들이 주는 두려움은 또 다른 것이다. 누군가의 음흉한 눈길이 나를 계속 관찰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친다. 경찰서에 신고를 하지는 않았지만, 설사 신고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해결되기도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결국 내가 이사를 가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생활 노출이 개인에게 주는 수치감도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녀 역시 자신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이 노출되었다는 점에서 극도의 수치심을 느꼈다는 것.
“누군가는 내 이런 모습을 보고 흥분을 하고 즐겼을 것이 아닌가. 휴식의 공간이 되는 집에서의 편안하고 비밀스러운 모습들이 낱낱이 공개됐다는 점에서 여자로서 느끼는 수치심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포르노 일상화 주도하기도
이러한 사생활 몰카 사진은 한 개인의 사생활이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점에서 이제까지의 몰카와는 차원을 달리하고 있다. 특히 이른바 변태적인 성 욕구 중의 하나인 관음증을 극대화시킨 사진들로서 이를 통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이른바 ‘포르노의 일상화’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진들은 고성능 카메라로 촬영되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비디오카메라로 촬영되고 있다고 한다. 사람이 등장할 만한 위치, 즉 베란다나 창문을 향해 비디오카메라를 고정해 놓으면 촬영자가 없어도 몇 시간이고 자동적으로 촬영이 되는 것. 그 후 모두 촬영된 장면을 검색하다보면 사람이 등장하는 장면이 나오게 마련이고 그 장면만 캡처하면 곧바로 사진 형태가 되어 인터넷에 유포시킬 수 있다.

경찰 수사에 ‘한계’
그러나 더욱 큰 문제점은 이러한 사진촬영과 유포에 있어서 경찰의 수사력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살인이나 강간, 강도와 같은 강력 범죄를 해결하기에도 경찰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의 이야기다.
“물론 당사자의 입장에서 분명히 범죄의 피해를 입은 것이다. 또한 그러한 범죄에 대해서는 경찰이 반드시 가해자를 체포하고 더 많은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수사가 거기까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러한 사생활 노출 사건의 경우 대부분의 피해자가 여성일 뿐만 아니라 그녀들 스스로가 경찰이 개입되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사건이 외부에 더 크게 알려지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일 뿐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법은 여성들 스스로가 철저하게 자신의 사생활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문제의 사진이 게재된 사이트에서도 철저한 검열을 통해 삭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 인터뷰 / 아마추어 노출사진 마니아

“프로에 식상한 사람들이 아마추어를 찾는다”

인터넷상에서 이러한 사진을 즐겨보는 사람을 두고 이른바 ‘아마추어 노출사진 마니아’라고 일컫는다. 전문적인 포르노 배우의 판에 박힌 사진보다는 일반인들의 노출 사진을 즐긴다는 점에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취재진은 한 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마니아와 메신저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 아마추어 사진만을 전문적으로 즐기는 이유는 뭔가.
▲ 사실 전문적인 배우들이 출연한 사진이나 포르노는 이제 식상한 면이 없지 않다. 많은 양의 포르노를 보다보면 거의가 다 거기서 거기다. 이른바 ‘포르노의 논리’가 정확하게 계산되어 있어 그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뻔하다 보니 당연히 재미없어지는 게 아닌가.

- 아마추어 사진의 색다른 점은 무엇인가.
▲ 일상적이라는 것이 매력이다. 연출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오히려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특히 이웃 여자들의 벗은 몸매를 감상한다는 것은 짜릿한 일이 아닌가.

- 애초부터 관음증적 성향이 있었는가.
▲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 포르노를 즐겨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마추어라는 장르로 넘어가게 된 것 같다.

- 포르노에 아마추어란 장르가 있나.
▲ 그렇다. 일본에서 특히 유행하고 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포르노다. 길거리에서 헌팅한 여자들이나 아니면 몰카를 통해서 그녀들의 일상을 엿보는 것이다. 심지어는 그런 아마추어를 등장시키는 것 자체가 설정인 경우도 있지만 전문 배우들의 포르노를 보는 것보다는 재미있다.
<준>

서준 프리랜서  www.pandora21.com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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