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현대家 대마초 또 걸렸다
범 현대家 대마초 또 걸렸다
  • 박수진 기자
  • 입력 2013-05-27 10:17
  • 승인 2013.05.27 10:17
  • 호수 995
  • 3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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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여 터진 ‘마약’…3세들 왜 이러나

[일요서울│박수진 기자]범 현대家가 마약으로 검게 물드는 모습이다. 현대가 3세가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도 대마초 흡연으로 검찰에 입건된 것. 문제는 앞서 2009년에도 현대가 2세가 대마초 흡연으로 검찰에 기소된 바 있어 현대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최근 ‘갑·을 관계’가 민감한 이슈로 떠오른 시점에서 갑으로 꼽히는 현대가의 이러한 행태는 을의 입장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잇달아 논란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성장한 현대그룹이 철없는 2·3세로 인해 그 아성이 무너지는 건 아닌지 그들의 막장 내막을 들여다봤다.

정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 아들  직접 매수하다 적발
정몽훈 성우효광 회장 아들  주한 미군 군사우편 통해 흡입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딸  21세 어린 나이에 마약하다 덜미

인천지방검찰청은 지난 20일 현대가 3세인 정광선(28)씨가 주한 미군 군사우편을 통해 국내에 밀수입된 대마초를 넘겨받아 피운 혐의로 구속됐다고 밝혔다.

구속된 정씨는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인 故 정순영 성우효광그룹 회장의 손자로 해외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공연기획사 유알컬쳐의 대표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은 정몽훈씨로 정순영 회장의 3남이다.

인천지검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9월 국내 브로커 최모(25)씨를 통해 대마초를 전달받아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경기도 오산시 미군 공군기지에서 근무 중인 주한미군 M(23) 상병이 주한 미군 전용우편(국제 택배)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한 대마 944g 가운데 일부를 전달 받아 정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 사진전에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아버지의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정씨의 대마초 흡입 사건이 보도되자 일각에서는 현대가 자제의 비행이 심각한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앞서 2009년에는 정순영 회장의 또 다른 손자인 정인선씨가 대마초 흡입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적 있기 때문이다. 정인선씨의 부친은 정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으로 정순용 회장의 4남이다. 따라서 정인선씨와 정광선씨는 사촌지간으로 나란히 마약 혐의로 입건된 셈이다.

2009년 당시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정인선씨는 함께 기소된 대기업 임원의 자녀 A씨, B씨와 함께 같은 해 3월 서울 이태원 등지에서 30만 원대의 대마를 구입해 모두 3차례에 걸쳐서 흡인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유학생활 중 만난 이들은 강남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와 이태원에 위치한 모 호텔 부근 골목 등에서 대마초를 피웠다. 특히 이들이 흡입한 대마는 정씨가 직접 매수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겨다 줬다. 당시 정씨는 대마초를 피운 협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더욱이 지난해 12월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및 현대기술투자 회장 딸인 정모(22)씨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어 현대가가 대마초와 악연이 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서울성북경찰서는 지난해 8월 성북동 일대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정 회장의 차녀인 정씨 등 해외유학생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정몽일 회장은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9남이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씨 등 4명은 지난해 8월말 서울 성북구 성북동 자택 근처 골목길에 세워둔 차량 안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대마초를 건네받고 함께 피운 혐의를 받았다. 정씨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부인하며 해외로 출국했지만 보름 뒤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와 관련해 당시 경찰은 “정씨로부터 채취한 머리카락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대마초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정씨도 범행을 시인했고 지난 10월 말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현대가 재벌 2~3세의 사회적 물의가 계속해 불거지자 재계 한 관계자는 “재벌가 자제들이 마약이나 도박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면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고울 수 없다”며 “현대그룹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로 제기됐다.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딸 정씨의 경우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던 무명 연예인과 달리 초범이라는 이유로 300만 원의 벌금형만 선고받고 끝났다.

2~3세들 부친 기업은 어디?

현대기업금융은 1996년 2월 1일 자본금 200억 원을 들여 ‘현대파이낸스’로 설립됐다. 이후 1996년 4월 현대그룹에 편입됐으며 1999년 7월 지금의 상호로 변경됐다. 2002년 2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과 함께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 현대중공업그룹의 일원이 됐다.

주요 사업은 여신 금융업으로, 어음채권금융 및 매출채권금융 업무에 종사하며 국제투자금융 부문업무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벤처기업의 발굴과 설립에서 자본조달, 기업공개 등에 이르는 등 벤처기업에 대한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벤처기업의 육성과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현대중공업으로 6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건설, 현대사업개발, 현대캐피탈이 각각 9.3%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정몽일씨가 4.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3억4000만 원을 기록했다.

현대기술투자는 1997년 4월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에 대해 창업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주요사업은 창업자 및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해외기술의 알선·보급 및 이를 촉진하기 위한 해외투자로 2002년 4월 1일자로 ‘현대중공업’ 계열회사로 신규지정 됐다. 최대주주는 현대기업금융(68.38%)이며 현대자동차가(14.97%)가 2대 주주로 올라와 있다. 그 뒤를 이어 현대해상화재보험(14.95%)이 뒤따르고 있다.

성우효광그룹은 2003년에 설립된 회사로 주요사업은 광물채굴, 건축자재유통, 전기통신공사업, 자동차부품사업이다. 직원 110명으로 중소기업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당 사이트 검색은 되지 않는다. 감사보고서는 2009년이 마지막 보고서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성우효광그룹의 최대주주는 정광선씨로 50%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soojina6027@ilyoseoul.co.kr

박수진 기자 soojina60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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