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의 승패를 좌우할 나침반이 ‘정책토론회’와 ‘TV토론회’다. 특히 7월초 예정인 TV토론회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근혜 전대표 캠프는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100여명이 넘는 정책 자문 교수단을 구성, 풍부한 콘텐츠 제시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교육 복지정책을 강조하고, 통일외교안보 분야에 차별성을 갖고, 상대후보 진영을 공략할 예정이다.
특히 박 전대표는 ‘교육대통령’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TV토론회를 통해 박 전대표의 진정성을 부각시키고, ‘콘텐츠 부재’라고 굳어진 이미지를 없애겠다는 구상이다. 미디어 총괄은 김병호 의원이 맡았다. 박 전대표는 서강대 공대 출신답게 주말과 휴일은 물론 지방순회일정을 마치고 나서도 저녁시간에 철저히 정책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게 박 캠프 측의 전언이다.
지난 8일 정책토론회는 유일하게 CATV(케이블 방송)뉴스전문채널인 YTN에서만 전파를 탔다. 이는 지난달 29일 열린 첫 정책토론회 시청률이 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전대표 캠프측에선 불만이 상당하다. 각 후보들의 발언내용 중 일부가 보도된 부분만을 놓고, 후보들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박 전대표측의 한 관계자는 “시청률이 높은 상태에서 토론회 전체를 방영하는 것이 좋겠다”며 “프라임 타임(황금시간대) 때에 방영하는 것이 각 후보자에게 좋지 않느냐”고 말했다.
일단 정책 토론회와 TV토론회는 프로그램의 포맷과 방송시간대에 따라 시청자들의 전달효과가 달라지는 것은 확실하다.
이 때문에 박 전대표 캠프에선 “총체적인 자질에 대해 어필할 수 있도록 프라임 타임(황금시간대)에 MB와 1대1 맞장토론을 펼쳤으면 좋겠다”며 “하지만 타 후보들이 이를 결사반대하고 있어 아쉽다”라고 말했다.
특히 박 전대표는 대중들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는 이미지보다는 ‘교육대통령’ 등을 강조하고 특정인에 대한 네거티브전이 아닌 실현가능한 공략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진정성, 준비된 대통령 강조
박 전대표는 퍼스트레이디 경험이 있어서인지 주말 휴일이나 토론회가 있기 전날에는 자문교수단들과 실질적으로 정책 스터디에 착수한다고 한다.
지방순회일정을 마친 저녁 시간에는 몇몇 정책 담당자와 함께 정책 공부를 할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대표 캠프 측은 “그는 예전 ‘수첩공주’라는 별명이 있기는 하지만 원고에 의존하지 않을 만큼 공부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박 전대표 캠프에선 우선 이번 정책토론과 TV토론을 통해 그만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콘텐츠’가 풍부하다는 것, ‘준비된 대통령감’이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최원영 공보특보는 “이번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5%이상의 지지율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박 전대표가) 토론에 강한 만큼 지지율 상승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정치전문가인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박근혜 전대표의 이미지와 관련, “지난 토론회를 본 결과, 말투에서 자신감이 없고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책적인 면에서 틀린 수치라도 자신감 있게 발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대표에겐 부드러운 말투와 여유 있는 분위기 연출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얘기다.
박 전대표가 정책, TV토론회를 통해 향후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그만의 스타일을 굳혀나갈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3약’이 아닌 당락의 중대 변수 홍준표-고진화-원희룡 전략
한나라당 유력대선후보군인 MB(이명박)-박근혜 ‘2강구도’를 제외한 홍준표-고진화-원희룡 ‘3약 구도’가 약진하고 있는 추세다.
홍 의원은 기술적인 차원보단 대선경선을 3강구도(MB-박근혜-홍준표)로 몰고 갈 계획이다. 2강구도(MB-박근혜) 체제에서 3강구도로 이끄는 전략을 펼쳐 보이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당 외연확대 차원에서 일정부분 지지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홍 의원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 “30대 지지층과 고정층의 표심을 확보할 것이다”라며 “보수혁신론을 주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정책토론회에선 자기정책을 먼저 전달하고, 상대정책을 검증하는 과정을 갖겠다는 취지다. ‘MB-박근혜’에 국한된 보수적 마인드와는 별도로 홍 의원은 중도개혁성향의 의원임을 주장할 계획이다.
홍 의원측의 또 다른 측근은 이에 대해 “MB-박근혜는 자문교수단이 정책을 써주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홍 의원은 자신이 직접 공부하고 소화한다”고 말했다.
고진화 의원은 ‘고진화 브랜드’를 강조할 조짐이다. 이번 주요 정책토론과 TV토론은 고 의원실의 정병주 보좌관이 맡고 있다. 10여명의 교수진과 자문위원단이 구성돼 있는 상태. 고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메시지 전달능력’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고 의원의 강점은 강약에 포인트를 맞춘 그만의 화술. 더구나 유연성과 여유를 갖춘 그만의 이지적인 스타일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고 의원측의 한 관계자는 “고 의원은 토론회 전날까지 공부하고 준비한다”며 “항상 참신성을 보여주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타 후보들과 차별성을 유지, 40대의 역동성을 대중 앞에 선사하겠다는 게 주된 목적. 또한 복지와 교육 등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우선 강조할 방침이다. ‘정책마인드’를 어필하겠다는 것이다.
원희룡 의원은 첫 토론회를 하고 난 뒤 정치권에서 “그만의 독특한 정책이 없다”는 비판의 소리를 들었다. 점잖은 품격이 있기는 하지만 콘텐츠 부재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원의원은 홍 의원과는 달리 이념적인 문제를 거론하기 보단 실질적인 정책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책은 팀제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책중심의 교수진 구성은 20~30여명. 특히 부동산 정책은 군산대 이의영 교수에게 조언을 듣고 있다.
원 의원측의 한 관계자는 “정책부분은 각 분야별로 긴밀하게 조언을 듣고 있다”며 “콘텐츠가 따라야한다는 말들이 있어 이에 더욱 역점을 둘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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