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송원 대표 2차례 강도 높은 소환조사 왜
해당기업 “수사 중인 사항일 뿐 할 말 없다”
해당기업들은 “이미 수년 전 의혹에 대한 해명이 끝난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홍 대표 소환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별탈 없을 것이란 반응이다.
과거 관계당국의 내사가 있었을때도 “혐의조차 발견되지 않았는데 검찰 수사가 또 다시 진행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이번 수사가 국세청의 고발로 시작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잊을만하면 소환돼 조사받는 홍 대표 조사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때마다 홍 대표와 한 차례라도 거래했던 기업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과 국세청은 여전히 홍 대표의 거래에 대한 의구심을 표출한다.
검찰 관계자는 “홍씨의 탈세뿐 아니라 기업들의 미술품 구입 자금 출처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드러난다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홍씨가 장부에 적은 그림 값의 일부를 기업에 되돌려주는 식의 비정상적 자금 거래를 했을 가능성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며 홍 대표와 일부 기업 간 거래에 의문점을 시사했다.
현재 홍씨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서미갤러리와 미술품 거래를 한 재벌들의 비자금 조성 수사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미술품 거래 자체가 상당한 액수의 거래에도 불구하고 그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미술계의 관행인 탓에 불미스러운 일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미술품 거래 자체가 그들만의 ‘은밀한 루트’를 통해 이뤄지는 데다, 거래 자료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어서 수사로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 무척 어렵기 때문에 비자금 세탁, 재산 국외 도피, 편법 증여 등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높다는 것이다.
법인세 탈루 의혹... 검찰·국세청 조사 중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원곤)는 법인세 탈루 의혹을 받고 있는 홍 대표를 5월 첫째주와 둘째주 등 두 차례에 걸쳐 소환조사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홍 대표는 CJ·대상·오리온 등 국내 유수 기업들에 고가의 미술품을 판매하면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거나 수입금액을 회계장부에서 빠뜨리는 수법으로 법인세 수십억 원을 탈루한 혐의로 국세청에 의해 고발됐다.
실제 오리온그룹(회장 담철곤)은 프란츠클라인 작품을 서미갤러리를 통해 시가 55억 원에 구입한 바 있다.
담 회장의 부인 이화경 씨가 회사 돈 140억 원으로 고가의 그림들을 사들일 때도 서미갤러리를 통한 사실이 있다.
박수근 화백의 작품 ‘나무와 세여인'은 22억 원에 대상그룹에 팔렸다. 미국화가 싸이 톰블리의 작품 세테벨로도 CJ그룹이 구입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확인된 내용은 없다”면서도 대기업의 미술품 거래 내역과 자금 송금 내역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해당 기업에 대한 수사 임박설마저 떠돌고 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로서도 정권 초인만큼 ‘재벌 다잡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대기업들의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겠다는 게 대선공약이기도 해 이번 조사에 이목이 더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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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