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조아라 기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37)이 4년 만의 복귀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형택은 임태규(32)와 조를 이뤄 지난 15일 부산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부산오픈 챌린저 테니스대회 복식 1회전에 출전했다. 이형택 조는 필리프 오스발트(27·호주)-안드레아스 실레스트롬(32·스웨덴) 조와 경기를 했지만 0-2(2-6 2-6)로 졌다.
이형택은 2009년 은퇴를 선언한 뒤 4년 만에 공식 대회에서 라켓을 잡았다. 그는 이번 대회 3번 시드를 배정받은 오스발트-실레스트롬 조를 상대로 분투했지만 오랜 공백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현재 오스발트와 실레스트롬는 각각 복식 세계랭킹 106위와 135위에 랭크됐지만 오랜만에 코트로 돌아온 이형택이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상대였다.
'도전'의 의미가 큰 경기였다. 이형택도 경기 시작 전 "이벤트성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만큼 승부를 떠나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봐 달라"고 전한 바 있다.
비록 경기에 패했지만 이날 이형택이 보여준 노장의 투혼은 한국 테니스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평일 저녁임에도 직접 경기장을 찾은 200여명의 관중은 이형택의 플레이에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형택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2000년과 2007년 US오픈 16강에 올라 한국 남자 테니스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2003년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ATP 투어 아디다스컵 인터내셔널 결승에서 당시 랭킹 4위였던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를 제압해 한국 선수 최초로 투어 단식 우승을 거머쥐었다. 2007년 8월에는 개인 최고 랭킹인 36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9년 은퇴를 선언한 뒤부터는 '이형택 테니스아카데미재단'을 세워 후진 양성에 힘써왔다.
이형택은 실질적인 복귀전으로 삼고 있는 9월 한국선수권대회에 앞서 1~2개의 대회에 더 출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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