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학성, 피학성 변태 성행위에 쾌감을 느끼는 10대 청소년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인터넷은 이들 마조히스트 및 사디즘 성향 청소년의 주된 활동 공간이다. 대다수 사이트는 성인인증 없이도 회원가입이 가능해 더욱 문제를 야기시킨다. 실제로 체벌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인 한 인터넷 카페는 어린 중·고등학생만을 회원으로 받기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들이 직접 ‘체벌카페’나 블로그 등을 개설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현재 운영 중인 체벌카페 및 블로그 등은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성행중인 ‘체벌카페’의 실상에 대해 알아봤다.
◆‘주인님 모십니다’
청소년들의 사이버모임 ‘체벌카페’가 청소년들의 성적 일탈 장소로 활용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체벌카페’를 개설, 운영하는 운영자들은 일반인들이 쉽게 알아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해 그들만의 은어인 △에셈 △스팽 △새디 △메조 △회초리 △매질 △종아리 등을 사용해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다.
‘SM-여자가 남자를 XX할 때’ ‘XX 전문 체벌학교’ ‘XXX께 복종’ ‘XX를 찾는 XX의 공간’ 등의 간판이 붙은 이들 사이트에선 성 정체성이 아직 여물지 않은 미성년자들이 ‘비상식적인 성’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다.
청소년들이 ‘맞거나 때려줄’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카페에 올려놓은 글은 다소 충격적이다. 심지어 체벌을 다룬 ‘SM 성소설’까지 등장해 자칫 청소년의 일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육체적인 고통에서 성적인 쾌락을 찾는 성적 일탈행위가 인터넷에서 청소년들을 상대로 검은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
유명 D포털사이트에 개설된 ‘SM’관련 카페 가운데 하나인 ‘체벌○○’는 SM행위를 즐기는 청소년들의 천국으로 통한다. 이곳 회원의 대부분은 10~20대 초반으로 사디스트나 마조히스트 수준에 가깝다. 몇 해 전 팔뚝 등 신체의 실핏줄을 터뜨리는 여고생들의 일명 ‘자학놀이’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채찍, 회초리 등을 사용하는 스팽킹(spanking) 외에도 왁싱(촛농을 몸에 떨어뜨림), 관장(항문에 이물질 삽입), 질식(줄로 목을 조르는 행위), 요도 괴롭힘(성냥, 귀이개를 요도에 삽입하는 것) 등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도 인터넷을 매개로 퍼져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카페에 들른 회원들은 그 모습에 열광한다.
또 다른 카페인 ‘DAUM○○○’의 ‘그림자료’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들 가운데는 외국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자신의 무릎에 여자를 눕혀놓고 손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일명 ‘핸드 스팽’ 모습을 올려 변태적 성욕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주로 ‘때리고 싶다’와 ‘맞고 싶다’는 문구로 양분돼 있었다. ‘때리고 싶다’는 주로 성인이, ‘맞고 싶다’는 청소년들이 글을 남겼다.
그들이 남긴 글들을 살펴보면 ▲나도 저렇게 맞아보고 싶다 ▲난 대나무 회초리로 맞을 때가 가장 좋다 ▲저렇게만 체벌해 준다면 개나 노예처럼 시키는 대로
다 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 변태들의 만남 성행
회원 수만도 5600여명에 달하는 한 ‘SM’ 카페 ‘회원사진’ 게시판에는 남녀 회원들이 자신들의 변태적 성향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상대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이들은 자신의 성적 취향과 나이, 거주지, 이메일 등 개인 정보를 올려놓고 마음에 맞는 상대를 찾았다.
그중 눈에 띄는 대목은 성인들이 남긴 게시물. 대부분이 ‘SM’에 관련된 이야기로, 때리고 맞으면서 쾌락을 느끼는 변태성욕자들의 글들이 난무했다.
한 성인남성은 이 사이트를 통해 “제 친구는 30세 이상의 여자들과 관계를 맺고 돈도 받았다”며 “4명을 만나고 있는 친구는 한 달 용돈으로 120만원을 받는다.
중독이 아니라 아예 못 빠져 나오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서울에 사는 고1 남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회원은 “저에게 종아리 맞으실 누나 또는 여동생을 구한다”며 메일주소를 남겼다. 또 다른 남성회원은 “서울 방배 또는 서초지역에 사는 멜섭(구타를 당하는 남성)이나 팸섭(구타를 당하는 여성)을 구한다. 엉덩이를 엄격하게 때려줄 자신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카페 회원이라고 밝힌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남학생들이 성인여성들에게 돈까지 받아가며 SM을 하고 있다는 것.
반대로 생각하면 성인남성들이 여학생들에게 돈을 주며 관계를 맺는 ‘원조교제’를 벌이고 있다는 말도 된다.
이들은 상대를 학대하면서 성적인 쾌락을 얻는 남성을 ‘멜돔’, 여성을 ‘팸돔’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상대에게 학대를 당하면서 성적인 쾌락을 얻는 남성은 ‘멜섭’, 여성을 ‘팸섭’이라고 한다.
‘펨돔(여성 주인)’과 ‘멜섭(남성 노예)’, ‘멜돔(남성 주인)’과 ‘펨섭(여성 노예)’의 성행위는 크게 3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주인 노릇을 하는 여성(혹은 남성)이 노예 역할을 하는 남성(혹은 여성)을 쇠사슬, 수갑 등으로 묶고 주인이 노예를 회초리나 채찍을 이용해 체벌한다. 그리고는 신체에 위해가 갈 수 있는 형태로 성관계를 갖는다.
◆ “더 세게 때려주세요”
여성 회원으로 보이는 한 네티즌은 경험담 게시판을 통해 자신이 겪었던 일에 대해 자세히 서술했다. 이 여성이 겪었던 체벌은 이러했다.
올 3월 초 ‘SM’ 카페에 가입한 이 여성은 이곳에서 만난 한 남성과 실전에 들어갔다. 여성 회원은 “파트너가 자신의 무릎위로 나를 올려놓은 뒤 바지위로 ‘핸드스팽’을 했다”며 “이건 가벼운 워밍업에 지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그 후 바지와 팬티를 벗으라고 했지만 처음 보는 남자 앞에서 그럴 순 없어 머뭇거렸다”면서 “파트너가 그 마음을 알았는지 자신의 손바닥으로 ‘찰싹’ 파열음을 냈는데 처음 느껴본 이상야릇한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이 여성 회원에 따르면 파트너가 가져온 회초리는 ▲플라스틱 막대 ▲케인(알루미늄 막대) ▲두꺼운 막대 등 총 3가지였다. 당시 그녀는 회초리 하나 당 50대씩을 맞았다.
이러한 10대 청소년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직장인 정모(29)씨는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을 우리 청소년들이 행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회초리로 벌겋게 부어오른 청소년들의 종아리를 보고 입맛을 다시는 어른들의 글에서 씁쓸함과 자괴감이 들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당국은 우리 청소년들의 일탈을 막으려 해도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마음먹고 단속을 하려해도 SM카페 자체가 워낙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는데다 단어 변조 등을 통해 은밀히 운영되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변태적 성향을 띠는 카페에 대해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불법 게시물이나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해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단어를 변조하거나 변형해 올리기 때문에 완벽하게 관리하기는 힘들다”고 호소했다.
#SM관련 용어
‘SM’의 ‘S(Sadism, 사디즘)’는 성적 대상을 학대함으로써 쾌락을 느끼는 성향을 말한다. 반대로 ‘M(Masochism, 마조히즘)’은 이성으로부터 육체적·정신적으로 학대를 받고 고통을 받음으로써 성적 만족을 느끼는 사람을 뜻한다. 다음은 ‘SM’과 관련된 용어다.
▲돔:주인, 소유자, 지배자
▲섭: 노예, 피소유자
▲멜(male): 남자
▲팸(female): 여자
▲멜돔: 상대를 학대하면서 쾌락을 느끼는 남성(=남자 주인)
▲팸돔: 상대를 학대하면서 성적인 쾌락을 느끼는 여성(=여자 주인)
▲멜섭: 학대를 당하면서 희열을 얻는 남성(=남자 노예)
▲팸섭: 학대를 당하면서 희열을 얻는 여성(=여자 노예)
▲스위치: 사디즘과 마조히즘 두 성향을 모두 가진 사람
▲스팽킹: 체벌 행위
서준 프리랜서 www.heyman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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