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자(孔子)의 서(恕)의 마음이었다면 1회성으로 끝나지 말아야
[기자수첩] 공자(孔子)의 서(恕)의 마음이었다면 1회성으로 끝나지 말아야
  • 김대운 기자
  • 입력 2013-05-14 17:55
  • 승인 2013.05.14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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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의회 의장, 양당대표의 만남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9일 오전10시 시의회 의장실에서 최윤길 의장과 새누리당 이영희 대표, 민주당 윤창근 대표와 전격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와의 사사건건 충돌했던 갈등해소를 위해 집행부와 의회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만남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의회에서 반대하는 사업에 대해 집행부에서도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위례신도시 사업포기 등 시의회입장을 존중해 아쉽지만 정리하겠다, 14일부터 열리는 이번 제195회 임시회에 제2회 추경 중 창의교육도시 운영 사업비 100억 원을 요구하였는데 학교교육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으로 이번 회기에 꼭 통과시켜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희 새누리당 대표는 “1년여 남은 임기동안 시 집행부와 시의회의 갈등과 대립을 종식하고 시민을 위한 일에 다같이 노력하자”고 화답하면서 “창의교육사업은 지난 회기에 부결된 안건으로서 이번 회기에는 불상정을 원했었다”며 “의안이 상정되면 상임위원회에서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판단 유보를 했다.

해석 여하에 따라서는 이 시장의 요구와 희망에 대해 이 대표의 발언은 부드러운 반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대표는 나아가 “시 집행부에서 하고자하는 사업이 대부분 의회에서 통과된 만큼 사업추진을 위한 반복적인 행동과 사전 언론플레이를 지양하고 시의회의 결정은 곧 시민의 뜻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소수당으로 전락했다고 느낌을 주었던 이 대표는 다수당 시절의 새누리당 마인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모양새를 취한 것으로 일응 보였지만 어느 정도 정반합(正反合)의 논리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윤창근 민주당 대표는 “집행부와 시의회의 정책을 위한 논쟁은 필요하고 시집행부 측에서도 집행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해 사전에 의원들을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하면서 “정책설명회 등에 야당의원들은 참여하지 않으면서 상임위에서 문제 삼는 것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표는 “집행부에서도 좋은 성과물을 얻기 위해 야당과도 공유하고 중요시책에 대해서는 시간을 갖고 의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윤길 의장은 “시장님과 양당대표님들이 자리를 함께 해서 시정을 논의하고 협조를 구하는 긍정적인 모습에 감사드린다, 시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적절한 견제가 필요하고 시민을 위한 시책에는 적극 협조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집행부의 집행 안에 대해 정책입안 단계에서부터 의원과 협의하면 부작용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오늘같은 시간을 자주마련 해 시의회와 집행부가 상생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화와 타협은 어느 일방적인 주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대면성이 있는 것이어서 이유불문하고 자주 만나야 한다.

이날의 만남이 상호 의견만을 확인하고 자기주장만을 펼치는 1회성 만남이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상대방을 용서한다는 뜻의 용서(容恕)를 해자(解字)하면 얼굴 용(容) 字에 밝게 헤아린다는 뜻을 가진 서(恕)字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서(恕)字는 같을 여(如)字와 마음 심(心)字로 구성되어 있다.

공자(孔子)선생이 진정 남을 용서 한다면 당사자에게 시혜를 베풀 듯 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까지도 헤아리라는 말씀을 제자들에게 하면서 상대방에 대해서 갖는 서(恕)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고도 진정한 용서의 마음이라 했다.

이날 만남이 시 발전을 위한 진정한 만남이었다면 상호 서(恕)의 마음을 가슴 속에 간직한 채 때와 장소, 시간을 불문하고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눌 것을 주문하고 싶다.

dwk0123@ilyoseoul.co.kr

김대운 기자 dwk0123@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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