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모텔촌 곳곳으로 숨어든 금발미녀들
강남 모텔촌 곳곳으로 숨어든 금발미녀들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07-08-16 09:48
  • 승인 2007.08.16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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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성매매 실태

아직도 서울 한복판에선 ‘인터걸’들의 성매매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확인하기 위해 외국인 성매매 여성들이 유난히 많다고 소문난 강남 R호텔 부근 모텔촌을 찾아갔다. 알아본 결과, 금발의 외국인 여성들이 숙박업소에서의 성매매를 이르는 속칭 ‘여관바리’로 뛰고 있었다. 안마시술소에서도 외국인 여성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이 분야 유흥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성매매에 나선 외국인 여성은 주로 러시아 여성들인데, ‘삐끼’(호객꾼)들이 나서서 ‘길거리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었다. ‘고객의 입맛대로 아가씨를 대령하는 서비스’를 기본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한번 맺은 고객이 ‘외국인 여성 마니아’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이들 외국인 여성들은 성매매 단속을 이리저리 피해가면서 적극적인 성매매를 하고 있었고, 상당히 조직화·기업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서울 강남 골목골목에선 아예 명함까지 찍어 러시아 여성들과의 성매매를 알선하는 일명 ‘삐끼’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들 삐끼는 취객에게 호객행위를 한 뒤 가격 흥정이 되면 약속된 모텔로 외국인 여성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흥정에서는 원하는 아가씨의 스타일을 주문하라고 남성에게 선택권을 주기도 한다. 가령 ‘키가 크고 마른 아가씨를 원한다’ ‘볼륨이 큰 여성이 좋다’ ‘꼭 금발이어야 된다’ 등 입맛에 맞는 아가씨를 고르라고 한다.


“원하는 스타일 다 있다”

이런 성매매 알선은 비단 서울 강남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산에선 부산역 부근 초량동 일대의 모텔이 러시아 여성들과의 성매매 장소로 이름이 났다. 하지만 최근 서울 지역으로 러시아 여성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아가씨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취재진이 먼저 찾아간 곳은 강남 R호텔 후문 쪽 모텔 골목. 이곳은 성매매 집결지로 알려진 ‘미아리 텍사스’, ‘청량리 588’과는 다른 분위기로,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남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텔 골목 곳곳에선 삐끼들이 진을 치고 있다. 밤 11시 경 한 안마시술소 앞에 서 있던 삐끼에게 접근했다. 그리곤 ‘러시아 여자가 있냐’고 물어봤다. 삐끼는 “당연히 있다”면서, “어떤 스타일의 여성을 원하느냐”고 되 물었다. 그는 이어 “안마시술소를 찾는 남성들 중에 러시아 여성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수십명의 러시아 여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삐끼는 취재진이 꼬치꼬치 캐묻자 경계를 하는 듯했지만, 이내 긴장을 풀고 이야기를 상세하게 풀어줬다. 그에 따르면, 이 일대에서 러시아 아가씨들을 데리고 영업을 하는 곳은 4~5개 정도 되는데 적어도 30명 가량씩은 확보한 상태로 영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 여성들 가운데서는 모델급 수준의 아가씨들
도 있는데, 이 아가씨들은 인기가 좋아서 예약을 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이날 전해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TV홈쇼핑 속옷 모델 일을 하다 윤락업에 뛰어든 이들도 있다고 하는데, 이들의 ‘하룻밤 대가’는 50만원에서 100만원을 호가한다고 전해진다.

성매매 실태를 보다 자세하게 파악하기 위해 삐끼에게 한 러시아 여성을 불러달라고 했다. 삐끼는 한 모텔을 소개한 후, 가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하는 스타일을 물었다. 취재진이 ‘어떤 스타일의 여자들이 있느냐’고 묻자, 삐끼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여성 스타일은 거의 다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리곤 “아가씨들의 서비스가 다 다른데, 외모는 마음에 들 때까지 선택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깍듯한 매너 인상적

모텔 방에서 20분쯤 기다리자, 삐끼는 스타일이 제각각인 3명의 러시아 여성을 데리고 들어왔다. 이 여성들은 서투르긴 했지만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했고, 삐끼의 말대로 상당한 미인들이었다. 인터뷰에 응한 한 금발의 러시아 여성은 하룻밤에 많게는 10번 가까이 서비스를 한다고 했다.

이날 새벽 취재진은 한 택시 기사로부터 강남 일대에서 외국인 여성 성매매가 성왕리에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기사는 강남구의 A동 모텔촌이 유명하다는 소개까지 해줬다. 기사는 외국인과의 하룻밤을 취미생활처럼 즐기는 몇몇 취객들로부터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기사는 자신도 러시아 여성을 만나 특별한 서비스를 받았던 기억을 소개했다. 한국인 여성과는 달리 깍듯한 매너가 인상적이었고, 가끔씩 생각이 날 정도로 서비스가 특별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에이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신경이 좀 쓰였다는 이야기도 했다. 불법매춘이기 때문에 외국인 여성들의 위생상태는 큰 걱정거리이긴 하다. 하지만 좀처럼 맛볼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이어서 이 정도 위험은 감수할만하다고 했다.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월 2~3회 정도 강남 일대에서 러시아 여성들을 만나러 나서는 일명 ‘금발 마니아’ 김철민(가명·29·회사원)씨를 만났다. 김씨는 ‘역삼동’을 고집했다. 여러 군데를 다녀봤지만, 이곳의 서비스 질은 차원이 다르다고 자랑했다.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는 물론이고 영화에서나 봐왔던 상상속 하룻밤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김씨는 러시아 여성에 대한 한국남성들의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에 단속이 아무리 심하더라도 이 영업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씨는 “내가 알기론 기업식으로 러시아 여자들을 관리하면서 조직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경우는 돈 많은 기업체 오너들만 상대하는 수준급의 전속 아가씨들도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본토 여자는 없다?

러시아 여성들의 성매매가 기업화하고 있는 사실은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늘어나는 수요 때문에 독버섯처럼 불법 성매매가 활개를 치는 점도 큰 문제지만, 조직폭력배들이 개입되고 있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강남의 한 경찰 관계자로부터 이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이 경찰에 따르면, 한국에 있는 러시아 여성들의 경우 러시아 본토에서 온 경우는 드물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과거 구 러시아 연방국에서 온 경우가 대부분. 러시아는 현재 물가가 한국과 별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한국보다 유럽으로 진출하는 것이 오히려 쉽기 때문에 러시아 본토 여성이 한국으로 오는 경우는 드물다.

이 경찰은 “몇 년전 우즈베키스탄 마피아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다 덜미를 잡힌 적이 있는데, 이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바로 러시아 여성으로 불리는
우즈베키스탄 여성들의 성매매 사업 때문”이라면서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도 역시 한국 조폭들이 진출해 가라오케나 나이트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들은 우즈베키스탄 마피아와 연계해서 여성들을 한국으로 보내 국내 취업을 알선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성매매를 할 경우 러시아에서보다 많은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러시아 여성 성매매가 근절되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 경제학 전공하던 25세 러시아여성
“성매매 한번에 3~5만원 떨어진다”


강남 일대 한 모텔촌에서 만난 러시아여성과 어렵사리 인터뷰를 했다. 그녀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세리아(가명)입니다”라며 한국말로 자기소개를 했다. 나이는 25세라고 했다. 그녀의 출생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그곳에서 대학 3학년까지 경제학 공부를 하다가 돈을 벌기 위해 지난 2005년 초 한국으로 왔다고 했다.

인터뷰는 영어반 한국어반으로 진행했다. 영어 실력이 유창하진 않았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엔 별 문제가 없었다.

세리아는 술 취한 한국남성들에게 서비스를 하는 일이 많이 힘들지만 돈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신을 거칠게 다루는 남성들에게는 극도의 공포심을 느낀다고도 했다.

어떤 과정으로 한국에 들어오게 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녀는 “우리는 모두 이식스(E-6) 비자를 받았다”고 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무대공연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추천을 받은 외국인 연예인이라는 얘기다. 외국인 연예인 송출업체를 통해 한국에 들어와 성매매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녀는 “아직 러시아의 서민경제는 한국보다 못한 수준이기 때문에 대학을 나와도 취업해서 돈을 벌기가 어렵다”면서 “친구들에게 한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을 들었고 우연히 알게된 한국남성에게 소개를 받고 2005년 5월에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고 했다.

그녀의 근무 시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12시간. 러시아여성들은 이렇게 번 돈을 금쪽같이 여긴다. 세리아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은 한번에 한국돈으로 1만원 정도밖에 벌지 못하지만, 한국에선 한번에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3~5만원 가량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성매매는 수지맞는(?) 장사다. 그녀는 보름 단위로 번 돈을 고국 가족에게 송금한다. 때문에 한국에선 극빈자 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의 강남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어지간히 절약하지 않으면 가족에게 보내줄 몫이 없어진다.

그녀는 “러시아에 있는 가족들은 자신이 성매매 여성으로 일하고 있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다”면서 “자신은 낯선 이곳에서 돈을 벌고 있지만 미래를 위해 참고 있고, 미국달러로 2만5000~3만달러를 벌어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 집을 장만하고 싶다”고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

서준 프리랜서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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