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막말 파문 후폭풍
남양유업 막말 파문 후폭풍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3-05-14 09:07
  • 승인 2013.05.14 09:07
  • 호수 993
  • 2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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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똥 튀는 동종업계…손사래 속 긴장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남양유업(회장 홍원식)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포스코 계열사 임원의 항공사 여승무원 폭행과 프라임베이커리 회장의 호텔 직원 폭행 등 사회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는 이들의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번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사태를 바탕으로 불법 영업 조사 대상을 유제품 업체 전반으로 확대한다고 밝혀 식품업계는 물론 유통업계까지 긴장하고 나섰다. 또 대규모 기업들까지 혹여나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밀어내기·강제할당…산업계 전반 갑의 횡포
사측의 거듭된 사과에도 불매운동 확산

공정위는 지난 8일 불공정행위 혐의 조사 범위를 서울우유와 빙그레, 한국야쿠르트, 매일유업 등 주요 유제품 업체들로 확대했다. 시장감시국 등은 지난 9일 해당 기업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작해 대리점 관리 현황과 영업 등의 자료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의 초점은 발주하지 않은 제품과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대리점에 강제로 밀어 넣었는지에 관한 것으로, 관건은 본사가 불공정 거래에 직접 관여했는지의 여부다. 실제 남양유업의 경우 대리점주들이 본사 측에서 발주서 조작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에 매일유업 측은 자신들은 본사 지침으로 밀어내기를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한국야쿠르트 역시 주로 본사 퇴직자들이 대리점을 운영하기 때문에 본사와 대리점간의 갈등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우유 역시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부담이 적어 밀어내기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밀어내기 등 불공정 영업이 만행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많이 개선된 분위기”라고 현상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여전히 폐기가 불 보듯 뻔한 상품까지 본사의 압박으로 대리점 측에서 책임져야 하는 것이 관례”라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곪을 대로 곪은 상황이기에 제2의 남양유업 사태가 터져 나온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며 “박근혜정부에서 상대적으로 을을 대표하는 이들을 대변하고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만행을 덮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당연시 됐던 관행 뿌리 뽑히나

한편 ‘갑(甲)’의 횡포로 대표되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권이 일명 ‘남양유업 방지법’을 추진하고 나서 업계의 이목이 주목됐다.

새누리당은 전·현직 의원들의 모임인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통해 ‘불공정행위 근절방안 정책간담회’를 열고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민주당 역시 남양유업 사태로 드러난 밀어내기식 제품 강매와 떡값 요구 등을 제재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정무위원회 소속 이종걸 의원과 민병두 의원도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변재일 정책위의장 역시 지난 9일 열린 ‘경제민주화 입법 점검 간담회’에서 다음 달 말까지 가맹점거래공정화법 이외에 추가 법안을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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